신격호 롯데 회장 숨겨진 딸


최근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막내딸 신유미씨가 재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내비추기 시작했다. 그녀의 모친 서미경씨와 롯데그룹 핵심 기업인 롯데쇼핑의 주주명부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상속구도에 변화가 생겼다는 해석이 분분하다. 유미씨가 그동안 다른 2세와는 달리 롯데그룹 경영권 행사와는 무관했고 그룹 오너들과도 철저히 분리된 비주류였던 탓이다. 유미씨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연들 들여다봤다.

재계 호사가들 사이에서 신유미라는 이름을 모르는 이는 많지 않다. 롯데가의 막내딸인 그녀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도에서 태어난 자녀라는 점 때문이다. 유미씨의 모친은 1977년 ‘미스롯데’에 당선된 영화배우로 전성기 때 돌연 잠적해 수많은 궁금증을 불러왔다.


주목 받는 서미경·유미 모녀

그런 과거 때문일까. 유미씨는 경영에 나서기는커녕 오너일가 중에서도 철저히 베일에 감쳐져 왔다. 최근 서씨 모녀의 행보가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롯데 공시에 따르면 유미씨와 그녀의 모친 서미경씨는 지난달 30일 각각 롯데쇼핑의 지분 3759주, 1400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에 앞서 서씨와 유미씨는 지난달 24일과 28~29일 각각 1만4270주, 1만1359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더불어 서씨 모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유원실업도 지난달 17일 롯데쇼핑 주식 3000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서씨 모녀의 롯데쇼핑 주식 수는 3만788주로 증가했으며, 두 사람의 지분은 0.10%로 높아졌다. 유원실업이 보유한 롯데쇼핑 주식 3000주를 합치면 지분은 0.11%가 된다. 서씨 일가가 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 주주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존 승계구도에 적잖은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롯데그룹의 후계구도는 신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장남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등으로 압축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주식 매입은 사실상 유미씨에 대한 상속분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사실 지금까지 유미 씨는 1988년 신 회장의 딸로 호적에 올랐지만 신 회장의 다른 2세와는 달리 롯데그룹 경영권 행사와는 무관했고 그룹 오너들과도 철저히 분리된 비주류였다. 재계 일각에서는 그 이유를 유미씨의 태생에서 찾는다.

1980년대 인기 연예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서씨는 1980년 초 갑자기 종적을 감췄고 1983년 신격호 회장과의 사이에서 딸 유미 씨를 낳았다. 재계는 ‘신격호 회장의 영원한 샤롯데’라고 별칭을 지어줬지만 언론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그녀가 정말 ‘샤롯데’였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던 셈이다.

때문에 그의 딸도 생후 5년 동안이나 아버지가 없는 ‘사생아’ 생활을 했다. 88년 신유미 씨의 입적은 마지못했다는 소문만 무성했다.


롯데 오너일가 정식 신고

롯데가에서 유미씨가 자리매김 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후레쉬델리카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부터다. 이어 유미씨는 세븐 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지분을 매입하면서 롯데오너 일가의 정식 일원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문제는 그녀의 상속분이 어디까지 이어지냐는 점이다. 최근 롯데쇼핑의 지분 매입이 시선을 끄는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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