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회장 취임 10년째 글로벌 금융위기 돌파


그룹 회장 취임 10년째를 맞은 최태원(48) SK 회장이 ‘선배 기업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부친인 최종현 SK그룹 회장 10주기(8월 26일)에 찾아온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에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월 12일 열린 전경련 정례 회장단회의 만찬 비용을 전액 지불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열린 전경련 만찬회장으로 들어가 본다.

올해 마지막 전국경제인연합회 정례 회의가 서울 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열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만찬 호스트를 맡은 까닭이다. 최 회장이 공식적인 전경련 회장단회의에서 호스트를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애스톤하우스는 SK계열의 서울 워커힐호텔 내에 ‘별채식’으로 마련된 대저택. 1층은 대형 연회장으로 꾸며져 있고 2층에는 침실·서재·응접실·바를 갖춘 리셉션 룸이 마련돼 있다.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서 전경련 만찬

세계적인 인테리어 전문업체인 윌슨&어소시에이츠가 디자인한 애스톤하우스는 영화배우 심은하, 김희선 등 유명 스타들이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야외 가든이 파티장소로 활용돼 고소득층의 연회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또 특히 외부와 출입이 철저히 통제돼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VIP들이 선호한다.

애스톤하우스 하루 이용요금은 1500만원. 세금 및 봉사료까지 합하면 1815만원이다.

이런 고급 만찬장이니 만큼 건배주로 어떤 술이 나올 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1월 이건희 삼성 회장은 한 병에 시가 200만~300만원의 1등급 와인인 1982년 프랑스산 ‘샤토 라투르’를 내놓았다.

또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30만원이 넘는 ‘코스데스투르넬’을 등장시킨바 있다.

하지만 이날 만찬장에 등장한 와인은 뜻밖이었다. 최 회장은 국산 와인인 2005년산 ‘마주앙 마고(레드)’와 2004년산 ‘마주앙 스페셜(화이트)’을 선보였다. 시중가격은 각각 5만8000원과 1만3800원.

이와 관련 SK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우리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해 내수경기 진작의 뜻을 담아 국산 와인으로 건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 회장은 회의에 참석한 총수들을 배려해 회장단 회의 테이블 세팅에 공을 들였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테이블에 세팅된 그릇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약자인 ‘FKI’로고와 참석 기업의 로고, 참석 CEO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었다.


이건희 300만원 와인과 최태원 5만원 와인

특히 개개인 총수들 앞에는 그 그룹의 로고와 그에 어울리는 색상의 데코레이션 꽃이 각각 다르게 마련돼 총수들의 환심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호스트를 맡은 SK 최태원,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한진 조양호, 대림 이준용, 두산 박용현, 삼환 최용권, 코오롱 이웅열, 삼양사 김윤, 풍산 류진 회장과 롯데 신동빈 부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 등 12명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