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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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인천의 한 교회 청년부 목사가 10대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인천경찰청은 7일 최근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인천시 부평구의 한 교회 청년부 김모 목사에 대한 내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내사에 착수한 교회 소재 관할 경찰서인 부평서로부터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사건을 인계 받았다.

경찰은 그루밍 성범죄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브릿지임팩트 정혜민 목사와 예하운선교회 김디모데 목사를 이번주 접촉해 피해자들의 진술이 가능한 지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여성들의 2차 피해도 우려되는 만큼 조심스럽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 6일 피해자들은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목사와 이를 묵인한 김 목사 아버지 담임 목사에 대한 사임과 사과를 요구했다.

피해자들이 직접 작성한 피해 사례에 따르면 김 목사는 피해자들을 성희롱·성추행하고 강제로 성관계까지 맺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10대 미성년자였다. 김 목사는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면서 피해자들을 길들였다. 

한 피해자는 "미성년자일 때 존경하는 목사님이 스킨십을 시도하니까 이상함을 느끼고 사역자가 이런 행동을 해도 되냐고 물으니 성경의 해석이 잘못된 것이라며 혼전순결이 시대적 배경에 의해서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김 목사가 "어렸을 때 성적으로 학대를 받은 적이 있어서 성적인 장애가 있는데 너와 만나서 이런 것들이 치유된 것 같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피해 사례를 대신 읽은 정 목사는 "너희도 같이 사랑하지 않았느냐는 어른들의 말이 저희를 더욱 힘들게 했다"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전달했다.

피해자 측은 지난 1년 간 김 목사 부자에게 여러 차례 잘못을 뉘우치고 목사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해 봤지만 그들은 오히려 협박을 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목사는 "가장 먼저 나온 얘기는 아이들과 저에게 이단이라고 했다는 것"이라며 "이외에도 아이들이 꽃뱀이라는 말도 듣기도 하고, 전혀 상관없는 교단에서 다른 어른들을 통해 연락이 오거나 가까운 지인을 통해 고소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에게는 지난 10년간 10대 신도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성추행은 물론 성관계까지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언론보도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한편 그루밍 성폭력 의혹에 휩싸인 김 목사는 현재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 측은 "제기된 의혹은 모두 허위사실"이라며 "명예훼손 소송 제기 등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목사 측은 교회 내 계파 갈등에서 비롯된 음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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