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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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성울 | 오두환 기자] 2700억원대 가상화폐 다단계 투자 사기를 벌인 미국 업체의 한 계열사를 맡아 회삿돈 4억여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수 박정운(56)씨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7단독 임윤한 판사는 8일 오후 열린 선고공판에서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횡령한 5000만원은 적지 않은 금액인데도 진지하게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이 직접 이득을 얻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8∼10월 가상화폐 채굴기 운영을 대행한 미국 업체 '마이닝맥스'의 계열사인 한 홍보계열사 대표를 맡아 8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4억5000만원을 빼돌려 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박씨가 횡령한 4억5000만원 중 뮤지컬 제작비용으로 사용한 4억원을 제외한 5000만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앞서 암호화폐 채굴기 운영대행 미국업체 마이닝맥스는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암호화폐 '이더리움(Ethereum)'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많은 수익금을 암호화폐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자 1만8000여 명으로부터 2700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마이닝맥스는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채굴기 구입 자금에 투자하면 2년간 채굴기를 위탁운영하고 발생한 수익은 6대 4로 나눠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투자금의 10%만 채굴기 구입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투자자를 모아온 상위투자자들에 대한 수당이나 별도 계열사 설립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이후 검찰은 마이닝맥스의 계열사 임직원 7명과 상위그룹 투자자 11명 등 18명을 구속 기소했다. 

마이닝맥스의 전 대표 A(39)씨는 올해 5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현재 계열사 임직원 7명과 투자자 11명은 재판에 넘겨진 상태이며, 도주한 한국인 회장과 마이닝맥스 임원들은 인터폴에 수배 중이다. 

박씨는 1990년대 초반 '오늘 같은 밤이면'과 '먼 훗날에' 등의 노래로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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