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책·오바마 케어’ 민주당 견제 거세질 전망

지난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했고, 공화당은 상원을 수성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독주를 막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정부의 권력 독점이 깨지면서 앞으로 미 정가의 불확실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공화당 지역이었던 뉴멕시코, 미시간, 일리노이, 위스콘신, 네바다 등 7개 주에서 주지사직을 뺏어왔다. 선거 전 16명이던 민주당 소속 주지사는 이제 23명으로 늘었다. 반면 공화당은 31개 주에서 26개 주로 감소했다. 그나마 알래스카 주에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선전이 돋보였다. 다수당 지위를 지켜낸 것은 물론 의석수가 기존보다 2석 늘어난 53석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 차지였던 노스다코타, 미주리, 인디애나 주에서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오늘밤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 대한 민주당의 견제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하원의장 복귀가 예상되는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특히 약값 인하를 위해 실질적이고 매우 강한 입법 활동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민 정책과 오바마 케어 개혁안에 대한 민주당의 견제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줄리 페이스 AP 워싱턴 지국장은 “유권자들이 건강보험과 이민 문제에 굉장히 집중했고, 또 경제 분야에 상당히 관심을 가졌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외교정책 분야에선 상원이 조약 비준권을 갖고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제재를 통해서 대화를 견인한다는데 민주당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따라서 큰 틀의 정책 방향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 기조도 마찬가지다. 미 CNBC 방송은 “선거 결과가 미중 무역전쟁에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의회 동의 없이도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관세 부과 조치가 가능한 데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역시 지적재산권 등에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 “개혁을 위한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AFP 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의 선전(블루 웨이브)이 상원까지 미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변화는 한 번의 선거에서만 오지 않는다. 이제 시작이다. 지난 밤 미국 전역의 유권자들이 변화를 시작했다”고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가 정직·품위·차이에 의해 분열되지 않고 서로 결속된 미국인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경쟁하지 않았던 곳에서 경쟁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수많은 젊은 퇴역 군인들을 선출함으로써 민주당이 어떻게 승리를 확보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투표하는 미국 시민이 많아질수록 선출된 지도자들은 미국의 가치를 대변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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