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내 손안에 서울
사진 출처=내 손안에 서울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여성이라면 누구나 생리대를 준비하지 못해 당황한 경험이 있다. 서울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여성 10명 중 8명인 84.9%가 그 날 ‘곤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10월 8일부터 공공시설 화장실 10곳에 비상용 생리대자판기를 비치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10곳은 ▴광진청소년수련관 ▴구로청소년수련관 ▴서울도서관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북서울미술관 ▴서울여성플라자 ▴중부여성발전센터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이다.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는 레버를 돌리면 생리대가 나오는 무료 자판기와 안내데스크에 비치된 코인을 가져가서 투입구에 넣고 레버를 돌려 생리대가 나오도록 하는 무료 코인자판기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생리대는 식약처에서 무해하다고 판정한 제품 중 무향제품으로 판매 상위 3사의 제품을 섞어서 제공한다.

공공 생리대에 대한 관심은 국내외에서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대학생들이 2017년에 영등포역(코레일)에 노숙인을 위한 나눔생리대함을 설치해 호응을 얻었고, 도봉구에서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지난 9월 지하철 창동역에 무료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했다.

뉴욕에서는 2016년 공립학교 800여 개에 무료 탐폰자판기를 설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스코틀랜드정부는 2018년 9월 학기부터 전국의 모든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생리용품을 비치했다.

서울시는 2018년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서 ‘공공기관 무료생리대 자판기 설치’에 대한 시민제안을 받은 후 온라인 토론장인 ‘민주주의 서울’에서 한 달간(2018.6.19~7.18)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토론장에는 1475명이 참여해 찬성 1350명(92%), 반대 109명(7%), 기타 16명(1%)의 의견을 냈다.

찬성의견으로는 ‘생리대를 준비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데 꼭 필요한 사업이다’, ‘생리대는 생활필수품이며 인권에 관한 문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생리현상을 위생적으로 해결하는 곳이 화장실이라면 휴지처럼 생리대도 비치되어야 한다’ 등이 있었다.

비상용 무료생리대 비치를 찬성하는 시민들 중에서도 남용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필요하지도 않은 사람이 많이 가져갈 것이라는 우려와 여성들이 평소에 쓰는 생리대가 있기 때문에 비상시 외에는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현재 시범사업이 한 달 지난 시점에서 남용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해당 기관과 이용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2019년 비상용 생리대자판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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