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비 낮은 안정적 아이템 찾아라”

 

자영업 시장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깊어진 불경기에 폐업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데다 금리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대출 압박도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창업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소자본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성엽 의원(민주평화당)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는 가동사업자의 11.7%인 83만7714명이다. 신규사업자 대비 폐업률은 72.2%나 된다. 올해는 신규사업자 대피 폐업률이 90%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물론 신규 사업자 대비 폐업률은 법인과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데다 10곳의 사업자 중에 9곳이 폐업했다는 뜻이 아니라 10곳이 문을 열 때 9곳이 문을 닫았다는 의미여서 실제 느끼는 상황은 낮을 수 있다. 하지만 자영업 4대 업종인 도매와 소매, 음식, 숙박업 폐업률을 살펴보면 2015년 15%에 머물던 것이 2016년 16.5%, 2017년 16.1%로 전체 자영업 폐업률에 비해 4~5%포인트 높다.


기준금리 인상도 자영업자에게는 부담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0.1%포인트 상승하면 3대 주요 업종의 자영업자 폐업 확률은 7.0%∼10.6% 높아졌다.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히는 음식·숙박업은 폐업 위험도가 10.6% 늘어난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받은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 증가 규모’ 자료에서도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자영업자의 부담금액은 5조9000억 원, 1인당 360만 원의 추가 부담이 예상됐다.


이 같은 이유는 자영업의 부채가 크게 증가한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금융 복지조사’에 따르면 자영업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2012년 7960만 원에서 2014년 9051만 원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잠정치이긴 하지만 1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상용근로자(8623만 원), 임시일용근로자(4286만 원)보다도 높다. 지난 6월 현재 자영업 대출자는 총 160만2000여 명으로, 대출규모는 약 591조 원에 이른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소득이 임금근로자 소득에 뒤처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소득은 1991년에서 2016년까지 연평균 1.4% 증가했다. 이에 반해 근로자 가구는 연평균 2.5%로 자영업자 가구와 2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2016년 자영업자가구 실질소득은 360.6만 원으로 근로자가구 실질소득 483.8만 원보다 123.1만 원이나 적었다. 이같은 악조건이 겹치면서 창업시장은 현재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예비창업자들이 아이템을 선택할 때 대출을 줄이고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소자본 아이템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배달어플의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배달을 겸할 수 있는 아이템이면 더욱 좋다.


2000만원 창업아이템으로 정통 철판볶음요리를 선보이는 밥FULL은 생계형 창업 아이템으로 론칭됐다. 철판볶음요리는 즉석에서 요리하는게 특징이다. 이로 인해 노동강도가 강한 아이템이다. 밥FULL은 창업자의 이러한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원pack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 운영 대비 시간과 노동적 여유를 잡았다는 평가다. 밥FULL의 특징은 4000~5000원대의 착한 가격과 많은 양, 뛰어난 맛이다. 여기에 빠른 회전율과 테이크아웃, 배달 가능한 메뉴들이라는 점에서 대학가뿐만 아니라 직장인, 1인 가구 상권 등에도 가맹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떡볶이와 치킨을 결합한 걸작떡볶이는 창업자의 여건에 따라 배달, 홀 등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판매 방식의 다양화에 이어 2만 원 가격으로 치킨과 떡볶이를 제공하는 치떡세트로 가성비 면에서도 뛰어나다. 최근에는 숯불에 구운 석쇠불고기가 더해진 숯불킹떡볶이, 찹쌀누룽지의 바삭한 맛이 뛰어난 간장누룽지치킨, 불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숯불고기컵밥 등의 신 메뉴를 선보이면서 메뉴 경쟁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프리미엄 죽전문점 본앤본은 국내 한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가맹점 면적당 평균매출액이 높은 브랜드다. 본앤본의 가맹점 면적당 평균매출액은 1227만3000원으로 국내 한식 브랜드의 가맹점 면적당 평균 매출액은 999만5000원보다 높았다. 지난 5월 창업경영신문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한식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가맹점 평균매출액과 가맹점 면적(3.3㎡)당 평균매출액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본앤본은 또 농민들로 구성된 영농조합과 MOU를 맺고 직거래를 통해 식재료를 공급받아 친환경·유기농만을 고집하면서도 안정적 식재료 공급시스템을 갖췄다. 


이탈리아 정통 아이스크림 젤라또로 디저트 카페시장의 강자로 자리잡고 있는 카페띠아모는 창업자의 자금과 상권에 맞는 맞춤형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33㎡ 크기의 미니카페형, 66㎡ 크기의 카페형, 99㎡ 이상의 디저트카페형 등이다. 모두 홈메이드 젤라또 카페전문점으로 운영된다. 카페띠아모의 장점은 10년 노하우의 상권분석과 성공교육, 슈퍼바이저를 이용한 매장관리 등이다. 카페띠아모를 운영중인 띠아모코리아는 창업자의 예산, 수익목표, 거주지 등의 조건을 매칭해 최적의 입지를 추천해 준다. 아울러 500여 개 이상 커피가맹점주 교육의 노하우도 공개한다. 이로 인해 초보 창업자도 교육만 받으면 혼자서도 손쉽게 운영이 가능하다.


창업자금에 여력이 있다면 원가 부담이 낮으면서도 메뉴의 품질이 높은 브랜드가 매출 면에서 안정적이다. 이베리코흑돼지와 제주흑돼지를 취급하는 고을래 이베리코흑돼지의 장점은 높은 품질 외에도 원부자재 비율을 35% 이내로 낮춰 가맹점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는 거다. 여기에 고을래 이베리코흑돼지 본사의 체계적인 물류시스템과 가맹점에 초점을 맞춘 상생 운영전략 프로그램도 다른 돼지고기전문점과의 차별점이다. 돼지고기를 숙성 후 진공포장해 각 가맹점에 공급함으로써 초보자도 쉽게 매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화했다.


수제초밥이 맛있는 집 스시노백쉐프는 권리금이 없는 매장으로 가맹점을 개설해 초기 창업비용을 줄여주고 있다. 이는 나중에 매장을 넘길 때 점주에게 돈을 벌어주는 것도 포함된다. 특히 일식 특성상 요리사의 비중이 높아 창업을 망설이는 이들을 위해 본사가 전문 일식요리사를 고용해 가맹점에 지원한다. 점주들이 주방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효율적 운영이 가능한 이유다. 스시노백쉐프 관계자는 “매장 개설과 운영을 점주에게 수익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화했다”라며 “점주의 안정적 운영이 본사의 제1원칙”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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