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하면 우리 당 훨씬 나아진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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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에 출현해 당권 도전에 뜻이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과거 방송인 김제동, 김명수 대법원장 등과 얽힌 사연을 공개했다. 방송 촬영은 지난 5일 서울 퇴계로에 위치한 일요서울신문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나는 못 믿는다. 김정은 정권 하고는 안 된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무혐의’ 보상금 575만6000원


지난 5일 촬영한 ‘주간 박종진’ 12회에서는 박종진 앵커가 김진태 의원과 자유한국당의 개혁부터 시작해 당권 전망, 보수대통합, 비핵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개혁하자고 한 사람들이 
문제였다”

 

김진태 의원은 보수 개혁에 동의를 하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그동안 개혁을 하자고 한 사람들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개혁을 할 사람을 제대로 뽑아 놓으면 그것부터 절반은 이미 (개혁을) 달성한 거다”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박 앵커는 김 의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여러 번 던졌다. 그중 하나가 당권 도전 여부였다.

박 앵커는 방송에서 김 의원에게 “본인이 보수 개혁의 적임자로 생각하는 거냐?”라고 물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즉답 대신 “지금 나왔던 그런 분들보다는 물론 더 잘할 자신은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세대교체를 한번 하면 우리당 훨씬 나아질 걸로 확신한다”라며 당의 미래를 밝게 내다봤다.

박 앵커는 방송 말미에 김 의원에게 재차 “당대표 출마할거죠?”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결국 “절대 안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며 “부인은 안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방송에서 남북 평화 분위기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박종진 앵커가 평화무드를 조성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박수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을 던지자 김 의원은 “제일 잘못한 게 그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앵커가 “정상들이 만나서 악수하고 포옹하고 하는 모습들은 긍정적으로 봐야 하는 거 아니냐” 재차 묻자 김 의원은 “김정은 정권하고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김정은 정권에) 기대를 가지면 안 된다. 다 쓰러져가는 (김정은 정권을) 살려가지고 거기랑 어떻게 해보려고 한다? 갑자기 착해졌을까?”라고 말하며 “나는 못 믿는다. 김정은 정권하고는 안 된다”라고 재차 말했다.

또 김 의원은 “1년 뒤 상황이 달라져 있을 거다. 김정은을 쫓아다니며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라며 “적이 아닌 좀 더 말이 통하는 그런 또 다른 정권과 말할 수 있다. 지금 이렇게 서두를 일이 아니다”라고 소신 발언을 했다.

 

아찔했던 재판 추억
“불안불안 했다”

 

방송에서 김진태 의원은 20대 총선 경선 과정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판결에 이어 국가보상금까지 받게 된 사연도 공개했다.

김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아찔했다”고 표현했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12일께 강원 춘천 소재의 본인 선거사무실에서 허위의 자료를 공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 의원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19대 국회의원 개인별 공약이행률을 공표한 사실이 없음에도 당내 경선 지지 부탁 내용과 함께 ‘공약이행평가 71.4%로 강원도 3위’라는 메시지를 9만 명이 넘는 춘천 선거구민에게 발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발송한 문자메시지가 사실과 다르므로 유죄가 인정된다”고 김 의원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다소 과장돼도 문자 내용이 허위라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 판결했고, 대법원은 지난 1월 판결을 확정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당시 1심 재판을 담당했던 춘천지법 법원장이 지금의 김명수 대법원장이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김 대법원장이 김 의원 재판을 직접 담당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 의원에게 최종 무죄 판결을 내린 곳 또한 김 대법원장이 있는 대법원이다 보니 둘의 인연이 관심을 받게 됐다.

박 앵커는 방송에서 이 같은 인연을 거론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이 살리신 거네요?”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긴장을 했었다. 대법원을 가서 또 불안불안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무죄 판결 이후 김 의원은 “재판에 사용된 여비와 일당, 변호인의 여비·보수 등 640만 원을 국가가 보상할 의무가 있다”며 지난 2월께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관련 소송에서 재판부는 “국가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무죄 판결이 확정된 김 의원에게 재판에 든 비용을 보상할 의무가 있다”며 김 의원 손을 들어줬다. 김 의원이 배상받게 된 비용은 575만6000원이다.

방송에서는 김명수 대법원장에 이어 방송인 김제동과 김진태 의원의 악연이 공개됐다.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캡처화면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캡처화면

‘오늘밤 김제동’에서
“날 초대 안하겠죠?”

 

이날 방송에서는 최근 문제가 됐던 김 씨의 출연료 얘기가 나왔다. 김 의원은 연봉 7억 원을 거론하면서 “KBS 적자 투성이(다). 국민들 시청료 받아가면서 너무한 거 아니냐”라며 “개그맨 하던 사람한테 뉴스를 맡긴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본인의 비판 발언 이후 “말 잘하는 사람들이 뭐라고 반격을 해올까 했는데. 칼날이 무뎌졌더라. 받은 만큼 좋은 데 쓴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나도 7억 받으면 몇 억 쓸 수 있다. 좋은 데”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던 박종진 앵커가 김제동과 악연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김제동과 악연이 있다. 지난 촛불집회가 한창 뜨거울 때 우리 집 앞에서 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시를 회상하며 “(집회가 열린 장소가) 우리 아파트 앞 큰길가더라. 나 들으라고 그런 모양인데. 그때 질 수가 없었다”라며 “태극기집회 가서 김제동이 우리 집 앞에서 촛불집회를 한다”라고 말했더니 많은 시민들이 맞불집회를 하러 모였다고 설명을 했다.

그때 이후 김 의원은 집회 장소 등에서 “‘그때 춘천에 왔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시민들이 제일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말한 맞불집회는 지난해 2월 19일 열렸다. 태극기집회는 춘천 로데오 사거리에서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로데오 사거리에서 춘천교대와 김진태 의원 사무실을 돌아오는 3㎞ 구간을 행진하며 특검 연장 반대와 고영태 일당을 즉각 구속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집회는 태극기 집회와 불과 500여m 떨어진 성우 오스타 앞 도로에서 열렸다. 집회는 박근혜 퇴진 춘천시민행동이 주최하는 ‘김제동과 함께하는 춘천 1만 촛불집회’였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탄핵문화제와 김제동의 만민공동회에 이어 집회장소에서 김 의원 사무실까지 가두 행진하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김 의원의 즉각 사퇴를 외쳤다.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가 열렸던 당시 분위기는 서울광장과 광화문 광장의 축소판을 연상케 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경찰은 거두리 성우오스타 아파트 앞 사거리에 차 벽을 설치하고 병력 500여 명을 동원했었다.

이날 김 의원은 방송 말미에 “(김제동과) 언제 한번 좀 만나서 얘기를 해보고 싶은데. ‘오늘밤 김제동’ 그런데서는 끝까지 나를 초대 안 하겠죠?”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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