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가 몰락하는데 책임지고 목숨 던지는 사람 없나”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촬영 현장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촬영 현장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유튜브 판 ‘강적들’로 불리는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에 TV조선 ‘강적들’의 원년멤버들이 출연했다. 지난 8일 서울 홍대의 한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13회 방송에는 박종진 앵커, 김갑수 문화평론가, 이봉규 시사평론가, 함익병 원장이 출연해 드루킹 재판 뒷이야기에 대해 토론을 가졌다. 

 

드루킹-김경수 깊은 관계일까?
‘드루킹 발언’ 김갑수 “너무 이상하다”


방송은 최근 구속된 강용석 변호사 얘기로 시작됐다. 박종진 앵커가 출연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면서 “강적들이 생각난다” “고향에 온 것 같다”라고 말하자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자리 배치도 그대로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이내 참석자들은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과 강용석 변호사가 빠졌다며 아쉬워했다. 

자연스레 박 앵커는 출연진들에게 강 변호사 구속에 따른 소감을 물었다. 이날 방송에 첫 출연한 함익병 원장은 다원화된 사회를 거론하며 “재판부의 판결을 무조건 인정해야 한다”면서 “인정된 혐의에 비해 법정구속은 가혹하다”고 말했다.

김갑수 문화평론가도 “괘씸죄다. 자중했어야 하는 시점에 노이즈를 일으켜서 본인에게 해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괘씸죄라고 했는데, 왜 괘씸죄를 사법부 재판에 들이대나”라며 판결에 불만을 표시했다.
강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자 대화 주제는 최근 이슈가 됐던 드루킹 재판으로 넘어갔다.
 

드루킹 “정말 자살 맞냐?”
노 의원에게 돈 준 적 없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드루킹’ 김모(49)씨 등 4명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1차 공판에서 김 씨 측이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 자살과 관련 “정말 자살이 맞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김씨측 변호인은 “특검은 노 의원의 자필 유서를 제시하고 있지만, 5000만 원을 준 적 없다”며 “유서에 4000만 원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는데 금액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 의원이 살아있으면 받은 적이 있는지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는데, 조사 직전 공교롭게 의문의 자살을 했다”며 “공범 관계에 있는 사람이 자살로 발표되면서 수사가 제대로 진행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밝히려면 왜 의문스럽게 자살했는지 규명이 먼저 필요하다”며 “자필 유서가 신빙성을 가지려면 정말 자살이 맞는지 순서를 따져봐야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노 의원은 지난 7월 ‘경공모로부터 4000만 원을 받았지만 어떤 청탁도 없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투신한 채 발견됐다.

김 씨 측은 이와 함께 노 의원의 부인 김모씨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재차 요청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중간에 전달자 역할을 했다고 해 10분 정도 신문을 하고 싶다”고 했다.

특검은 “미망인을 증인으로 채택해 증언하게 하기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는 “구체적인 입증 취지를 서면으로 내 달라”고 정리했다.

김 씨 등은 2016년 3월 노 의원에게 2차례에 걸쳐 총 5000만 원을 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측은 “노 의원에게 돈을 준 적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드루킹은 ‘전략가’ 
‘모사가’ ‘장사꾼’

 

강용석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자 박종진 앵커는 드루킹 재판을 언급하며 왜 다시 고 노회찬 의원에 대해 타살설이 제기되는지 질문을 던졌다. 

함익병 원장은 “드루킹의 의도는 있겠지만 그 사람 발언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좀 의심을 해 봐야 한다”라며 “말이 계속 바뀐다. 혐의를 인정했다가 전혀 연관 없다고 했다가. 자기 재판에 유리한 쪽으로 발언이 바뀌어 왔다”고 말했다. 

김갑수 문화평론가는 “노회찬 타살설에 적극적인 주장을 하는 사이트를 봤다. 너무 디테일에 함몰돼 있다”라며 “한발만 빼 나와서 객관적으로 보면 너무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평론가는 “현 정부가 노회찬을 타살시켜서 무슨 이득을 보려고… 그렇지 않겠어요?”라고 돼 물으며 “그런 위험한 짓을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종진 앵커는 “드루킹 사건, 댓글 사건을 덮으려고 하려는 게 아니냐”는 소문들이 있다고 말하자 함 원장 등은 음모론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김 평론가는 드루킹을 ‘전략가’ ‘모사가’라고 말하며 “드루킹이 그 좋은 머리로 온 세상을 갖고 놀 때 우리가 놀아나지 말자. 드루킹한테 만 좋은 일시키는 거다”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봉규 평론가는 생각이 달랐다. 이 평론가는 “(드루킹이) 김경수 지사랑 잘 알고 지낸 건 팩트다. 여론 조작을 했다. 팩트는 팩트대로 김경수 지사가 시인하고 조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평론가는 “드루킹이 정말 문제가 있으려면 민주당, 김경수, 문재인 대통령의 외곽조직이어야 한다”라면서 “김경수 측에서 돈을 줬어야 맞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평론가는 “김경수 도지사의 잘못은 유력한 지지그룹이어도 냉철하게 뒷조사를 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방송에서는 김 평론가가 드루킹을 ‘전략가’ ‘모사가’라고 비유한 데 이어 함익병 원장은 ‘정치하는 장사꾼’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함 원장은 “그 사람들에게 치명적으로 책 잡힐 게 있었거나 돈을 주고받았다면 오사카 총영사 자리든 뭐든 줬을 거다”라며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걸로 봐 “(김경수 지사와 드루킹은) 그리 깊숙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김 평론가는 “특검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김경수 지사의 지시사항을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평론가는 “오사카 총영사 자리는 못 준다고 했지만 또 다른 자리는 줬잖나. 꿩 대신 닭이라도 주려고 했다는 것은 커넥션이 있다는 거다”라며 의혹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고 노회찬 의원의 자살 사건을 거론하면서 유독 진보 인사들 사이에서는 죄에 대한 결벽증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또 일부 출연진은 더 이상 고 노회찬 의원을 영웅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마지막으로 함익병 원장은 “(그러한 가운데) 이렇게 보수가 몰락하는데 보수에는 (고 노회찬 의원처럼) 책임지고 자기 목숨 던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냐?”고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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