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캘리, 두산-이용찬...SK 승기 보일시 불펜 총동원 가능성↑
김재환, 6차전도 출전 불투명

승리 후 환호하는 SK 선수들 [뉴시스]

[일요서울 신희철 기자] 두산이 2년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맛보기 직전이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정규리그 1KIA에게 1승 후 4연패로 맥없이 무너졌다. 하지만 올해는 입장이 달랐다. 올 시즌 두산은 정규시즌을 압도적 1위로 마쳤다. 2SK와의 승차는 자그마치 14.5게임이었다. 투타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한 해를 보낸 두산이다. 누가 올라오든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낙승이 예상됐다.

 

게다가 두산은 일찌감치 매직넘버를 지우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관망하면서 전력을 다졌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오키나와 전지훈련까지 갔던 두산이다.

 

이에 반해, SK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올라왔다. 5차전마저도 연장 10회 말 끝내기로 신승을 거두고 올라온 SK. 당연히 마운드는 과부하 직전이었다.

 

5차전 혈투를 뚫고 올라온 SK의 앞에는 올시즌 방어율 1위의 린드블럼과 다승 1위의 후랭코프가 체력을 비축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마치 발톱을 갈며 굶주리던 사자가 지친 소 한 마리를 발견한 형국이다. 하지만 경기 양상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굶주린 사자가 소를 잡기는커녕 쫓기다 못해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이제 1패만 더하면 그대로 넉 다운되며 시리즈 우승은 SK에게 넘어간다.

 

12일 오후 630분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SK2018 KBO 한국시리즈 6차전(74선승제)이 열린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완승한 SK는 시리즈 전적 32패로 앞서고 있다. 1승만 추가하면 2010년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왕좌에 오르게 된다.

 

분위기는 SK 쪽으로 기울었다. SK1차전부터 승리하면서 시리즈 내내 두산을 앞서고 있다. 두산이 추격하면 SK가 달아나는 형국이다.

 

시리즈 타율은 낮지만, 기회를 잡았을 때 나오는 타선의 집중력과 파괴력에서 두산을 앞서고 있다. 필요한 순간마다 홈런이 나오면서 흐름을 가져오고 있다. 1차전에서 한동민과 박정권의 투런 홈런을 앞세워 승리한 SK2차전에서 두산에 패해 흐름을 내줬다. 그러나 3차전에서 메릴 켈리와 제이미 로맥의 홈런포에 힘입어 두산의 추격을 따돌렸다. 4차전을 패한 후에도 5차전을 잡는 집중력을 드러냈다. 상대가 실수한 틈을 놓치지 않고 6차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광현과 켈리 등 선발, 불펜 마운드가 견고하다. 한국시리즈 5경기 평균자책점이 2.66에 불과하다.

 

6차전에서는 메릴 켈리가 선발로 나온다. 이에 맞서 두산은 이용찬이 선발이다. 만약 SK가 승기를 잡는다면, 모든 투수들을 동원해 리드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패한다면 두산의 기를 다시 살려줄 가능성도 있고, 원정에서 치러야하는 7차전도 부담될 것이기 때문이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선수들이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SK가 선전하고 있는 비결을 전했다.

 

반면에 두산의 가장 큰 문제는 타선이다. 두산은 올해 0.309라는 놀라운 팀 타율을 기록했다. , 하위 가리지 않고 터지는 타순이 두산의 강점이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는 잠잠하다. 최주환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타자가 없다. 옆구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김재환의 공백이 크다. 김재환의 6차전 출전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SK의 로맥이 활약할 때마다 외국인 타자가 없는 두산의 타선은 허전해 보인다.

 

무엇보다 선수단의 구심점이 돼야 할 오재원, 오재일, 김재호 등 베테랑들의 부진이 뼈아프다. 수 년간 한국시리즈를 지배한 선수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최강 야수진이라는 평가가 무색해질만큼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실책을 7개나 기록했다. 패배로 직결되는 치명적인 에러가 있어서 더욱 크게 보인다.

 

두산은 안방에서 SK의 우승을 지켜볼 수 없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6차전을 이겨 반드시 7차전으로 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뎌질 대로 무뎌진 사자의 발톱이 언제쯤 제대로 기능할지 미지수다. 지쳐있던 소가 굶주린 사자를 눕히기 일보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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