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엠케이 NBA 모자의 마스크 모자(좌)와 듀카이프의 마스크 모자 ‘프랑켄더스트’(우)
한세엠케이 NBA 모자의 마스크 모자(좌)와 듀카이프의 마스크 모자 ‘프랑켄더스트’(우)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신진 패션 브랜드 듀카이프는 오는 15일 오후 2시 한세실업 본사 앞에서 마스크 모자 ‘표절 규탄’ 시위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듀카이프는 “한세엠케이가 비윤리 부정경쟁행위인 ‘표절’ 행위를 하고, 듀카이프 측의 항의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판매를 계속하면서 듀카이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을 비판하기 위해 시위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듀카이프와 한세엠케이는 모자 디자인과 관련해 고소·고발전을 벌이고 있다. 분쟁의 핵심은 한세엠케이가 듀카이프 모자의 기능성과 패션을 담은 ‘디자인 요소’를 표절했는지 여부다.

앞서 듀카이프는 지난 9월 18일 한세엠케이를 ‘부정경쟁방지법 위한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시장에서 ‘부정경쟁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법이다. 부정경쟁방지법 2조 제1호 자목 ‘형태 모방’ 항목은 시장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디자인의 제품이 나온 출시일로부터 3년 안에 매우 흡사한 제품이 나왔을 때 먼저 출시된 제품을 법적으로 보호해주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듀카이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기본적으로 어떠한 수단을 이용해서라도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한세실업의 경영 철학과 신진 패션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능력과 독창성을 무시하고 짓밟으면서 패션 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하면 된다는 패션 철학이 만나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게시글을 올리는 등 현재의 비상식적인 상황과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한세엠케이 측은 어떠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지 않고 노골적인 무대응과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듀카이프는 이번 시위를 시작으로 한세실업과 한세엠케이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대응,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힘을 합쳐 시위를 점차 확대하고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국 패션계의 고질적 병폐인 ‘무분별한 표절 관행’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고 싶다”며 “돈과 권력, 막강한 법률 서비스로 스타트업의 과실만 따먹고 말살하는 대기업의 행태에 항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듀카이프는 “패션 디자인 영역에 대하여 아무래도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수사와 판단이 지금까지 중소, 인디, 스타트업 패션계의 주장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관적인 기준 없이 임의적으로 이뤄졌다”며 “패션계 표절 분쟁에 대한 공적이고 전문성 있는 자문기관 그리고 중재 기관 도입 필요성도 함께 주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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