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한 번에 매출 급상승...품절 대란은 기본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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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김은경 기자] 한류 문화를 선도하는 국내 아이돌의 인기가 막대한 경제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음악 관련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계로 영향력이 퍼져나가면서 아이돌과 관련된 회사의 주가까지 들썩인다. 잘 키운 아이돌그룹 한 팀이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은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들은 탄탄한 팬 층을 확보한 아이들을 식음료, 화장품 등의 모델로 앞세우면서 매출 급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한류 열풍 속에서 아이돌의 인기와 이에 따른 경제효과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류 3.0...‘新 한류’에 열광하는 세계
지난해 한류 생산유발효과 ‘17조’ 달해

아이돌이 이끄는 ‘신(新) 한류’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가 거세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한류 파급효과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한류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17조8014억 원에 달했다.

음악시장에서의 성적도 우수했다. 국제음반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음악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3000억 원으로 세계 8위다. 올해는 방탄소년단 덕에 6조 원가량으로 성장해 세계 5위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의 신보 음반 저작권료 징수액은 약 155억 원으로,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저작권료 징수액 106억 원 대비 약 45.2% 증가했다. 지난해 징수된 전체 신보 음반 저작권료 징수액에 이미 육박한 금액이다.

글로벌 미디어 업계의 변화로 ‘한류 3.0’으로 일컬어지는 ‘신 한류’가 이전의 한류들과 가장 다른 점은 유통 플랫폼의 변화다. 글로벌 콘텐츠 유통이 OTT(온라인 송출 동영상 서비스)와 SNS를 중심으로 구조가 변하면서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도 온라인과 모바일이 연결된 플랫폼 전용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특히 방탄소년단(BTS)과 워너원, 트와이스는 이 흐름을 주도한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거론된다. BTS는 한국인 국적을 가진 가수로는 최초로 미국의 인기가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2곡을 올리는 기염을 토하면서 한류를 하나의 글로벌 트렌드로 끌어올렸다.

BTS는 서울과 북미, 유럽, 일본 라이브 공연 티켓 모두를 조기 매진시킨 데 이어 한국 아티스트로서 최초로 뉴욕 시티필드 스타디움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며 글로벌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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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은 케이블 방송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만들어졌다. 총 101명의 연습생 가운데 11명의 멤버들이 최종 투표에서 받은 표는 1105만9469표로, 데뷔 전부터 두터운 국내외 팬 층을 확보하고 시작한 셈이다.

트와이스는 탄생부터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음악 시장 진출을 목표로 철저하게 기획된 걸그룹이다. 트와이스는 일본에 진출한 모든 해외 아티스트의 데뷔 연도 흥행기록을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전부 갈아엎는 기염을 토했다. 트와이스의 ‘TT’ 뮤직비디오는 지난 9월 한국 걸그룹 최초로 유튜브 조회수 4억 뷰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소속사 기업가치 급등

아이돌의 인기는 소속사의 주가도 들썩이게 만들었다. 우선 소속사 빅히트의 기업가치가 급등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빅히트의 지난해 매출은 924억 원이다.

소속 연예인이 방탄소년단뿐이라 매출 규모는 3대 기획사인 SM(3654억 원), YG(3499억 원), JYP(1022억 원)에 못 미치나 매출이 전년 대비 163% 늘어나는 등 성장 속도가 빠르다. 더 주목할 점은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매출의 30%가량인 32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보다 214% 증가한 액수로 SM(109억 원), YG(252억 원), JYP(195억 원)를 앞선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4월 모바일 게임업체 넷마블은 빅히트의 지분 25.71%를 약 2000억 원에 취득했다. 당시 빅히트의 가치는 약 8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빅히트가 올해 매출 1400억 원, 영업이익 5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정대로 하반기에 상장할 경우 가치가 최대 1조6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넷마블을 비롯해 방탄소년단 음원의 국내 유통을 맡은 아이리버, 일본 활동을 담당하는 디지털어드벤처를 소유한 키이스트 등 관련 업체 시가총액이 많게는 2배나 늘었다.

JYP는 지난 8월 29일 종가가 3만1300원을 기록, 시가총액이 1조909억 원이 됐다. 기존 1위였던 SM엔터테인먼트는 1조785억 원에 머무르며 JYP에 추월당했다. JYP는 전날 종가 3만600원에서 700원(2.29%) 상승한 반면 SM은 변동이 없었다.

JYP는 지난 8월 22일 시가총액 1조 원을 뛰어넘은 데 이어 1주일 만에 시가총액 규모에서 가요기획사 1위 기업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시가총액 규모에서 오랜 기간 업계 3위였던 JYP는 지난 1월17일 YG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며 2위로 뛰어오른 뒤 7개월여 만에 업계 1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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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효과에 기업들 ‘신바람’

유명 아이돌그룹을 모델로 내세운 기업들도 신이 났다. 스마트폰 ‘LG G7 씽큐’ 모델로 방탄소년단을 내세운 LG전자는 BTS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방탄소년단이 미국의 유명 토크쇼에 출연해 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셀카’가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등 이들로 인해 미국 판매가 더 호조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유통가도 들썩인다. 대표적인 곳은 방탄소년단 캐릭터 상품 매장이다. 국내외 팬들이 몰려 매장 입장도 힘들 정도다. 그중 서울 홍익대 인근의 매장은 하루에약 8000 명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글로벌샵’도 해외 고객이 폭증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앨범뿐 아니라 방탄소년단이 광고했거나 협업해 만든 제품까지 구매하는 중이다.

F&B 전반에서도 아이돌 마케팅 효과가 드러났다. 매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브랜드의 취약한 부분을 자연스럽게 보완해주는 지름길이기도 하다는 것. 지난 8월 ‘콜드브루 방탄소년단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한 한국야쿠르트는 방탄소년단을 통해 젊은 층과의 소통을 꾀했다. 빙그레는 지난 7월 신제품 ‘슈퍼콘’을 출시하며 워너원 효과를 톡톡히 봤다. 워너원 전 멤버를 디자인에 활용한 슈퍼콘은 워너원을 모델로 쓴 첫 달 자체 매출이 30% 가량 늘었다.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 모델로 2년 연속 트와이스와 손잡으며 취약했던 10대층 매출을 잡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인기 아이돌 이미지를 담은 제품들로 소비자들의 팬심을 자극하고 있다”며 “음료, 식품, 주류, 패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돌과 함께 한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해 구매의 즐거움을 전하고 소장욕구를 자극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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