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좋은 줄 알고 샀는데… ‘알고 보니 비지떡’

이마트의 PL상품 품질이 입방아에 올랐다. 대형마트가 판매하는 PL(자체 브랜드) 식품의 품질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논란은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빙그레와 매일유업의 바나나우유 제품이 일반제품(내셔널 브랜드·NB)에 비해 원유함량이 떨어진다는 것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PL제품은 제조업체의 NB제품에 비해 저렴한 만큼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혹이 수시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마트는 PL 제품이 유통 마진을 줄였을 뿐 제조회사들의 고유 제품과 ‘동급 품질’이라고 주장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번 바나나우유 논란은 이같은 이마트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했던 셈이다.

지난 2월 13일부터 17일까지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전국 이마트 120개 매장에서 매일유업과 빙그레가 생산해 이마트 자체 상표를 붙인 우유 판매를 전면 중단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PL상품의 품질원칙은 제조업체들의 NB상품과 동급 또는 이를 웃도는 수준의 품질을 갖춰야 하는데 얼마전 제조업체들이 PL우유가 NB 우유제품 보다 품질이 낮다는 발언을 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품질 낮은 PL상품에 대한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트는 결국 17일 제품 품질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다시 판매를 재개했다. 신세계 이마트 측은 18일 “PL제품 ‘이마트 바나나맛 우유’는 제조사인 빙그레 측과 애초부터 원유함량 80%로 개발된 제품이다”라고 말해 빙그레의 일반 제품과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시인했다. 빙그레의 일반 바나나맛 우유 제품은 원유함량이 86%다. 당초 품질차이를 인정하지 않았던 태도를 뒤집은 것이다.

제조사들은 이런 품질차이가 당연하다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NB와 100% 똑같은 PL상품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재료를 달리하거나 주요 성분 함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이마트 PL의 품질논란은 대형할인마트 전반으로 번질 기세다. 이미 세제, 커피, 과자 등에서 품질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며 PL제품과 NB제품의 차이가 적나라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품질 차이가 없다’고 홍보해온 이마트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형마트를 애용한다는 주부 박모씨는 “싸고 질좋은 제품을 사기 위해 이마트를 방문하지 어째서 질 나쁜 제품을 사겠느냐”며 “이를 관리감독하지 못하고, 똑바로 명시하지 않은 것은 어디까지나 소비자 기만이다”라고 성토했다.

향후 자체브랜드의 품질 문제는 대형할인마트 전반으로 퍼져나갈 전망이다. 이미 커피와 과자 등에서도 NB제품과 PL제품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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