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출범 후 갈림길… “성장 가능성 미지수”

'홍준표 키즈'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뉴시스>
'홍준표 키즈'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홍준표 키즈로 불리는 한국당 강연재 법무특보와 배현진 비대위 대변인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일까. 두 사람 모두 홍준표 전 대표를 닮아가는 양(?) 다소 강도 높은 막말도 서슴지 않는 모양새다. 한국당의 격동기를 발판삼아 정치인으로서 자리매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같은 듯 다른 양상도 띤다. 비대위 출범과 홍준표 왕따설이 맞물린 때를 기점으로 강 특보는 키즈로 확연히 돌아선 반면, 배 대변인은 비대위 으로 발탁돼 당 중심부로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각각 지나치게 강경하다, 정치인으로서 색깔이 없다는 비판이 따른다.

강연재 강경감싸기배현진은 친홍 물갈이나선(?) 비대위 으로

강 특보와 배 대변인은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홍 전 대표가 직접 나서 영입한 인물들이다. 홍 전 대표는 당시 여러 후보자 중에서도 이 둘을 각별히 아꼈다. 지선 후보자들이 홍 전 대표의 선거 유세장 방문을 꺼리는 이른바 홍준표 패싱논란이 불거진 가운데서도 두 사람은 홍 전 대표에게 적극적인 애정을 드러냈다. 홍 전 대표 역시 이들의 선거운동 현장까지 찾아가 도우며 화답했다.

두 사람이 홍준표 키즈로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것은 지선 후였다. 두 사람은 지난 7월 홍 전 대표가 미국으로 출국할 때와 지난 9월 귀국할 때 모두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내며 홍 전 대표 사람이라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연일 ‘'감싸기
막말 정치 ‘'닮은꼴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강 특보와 배 대변인은 홍 전 대표의 막말 정치까지 쏙 빼닮았다는 평가다.

최근 두 사람은 홍 전 대표를 공개 비난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을 향해 나란히 비수를 날렸다.

강 특보는 지난 11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준 배지를 달고, 당이 가장 힘들 때 뛰쳐나갔다. 그런데 한때 같은 당에 몸담았던 정치선배님을 겨냥해 빨갱이 좌파들보다 더 앞장서서 인격 모독과 프레임을 덧씌우고, 자칭 바르고 건강한 보수라면서 보수 인사를 죽여서 자기 직장을 연장하려는 구차한 정치 밖에 못하는 것이 품격 있는 보수인가라며 하 의원을 저격했다.

하 의원이 지난 119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정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저는 빨갱이 장사밖에 못 하는 보수를 홍갱이라고 부른 적이 있다. ‘막말 홍갱이퇴출 없이 보수의 미래는 없다고 홍 전 대표를 공격한데 이어전날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지금 홍준표 전 대표 날리면(출당시키면) 김 위원장이 자리 잡는다라고 말한 데 따른 반발이다.

앞서 강 특보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장사 아니면 백수 될 처지에 놓인 하빨갱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겁도 없이 김정은 만세 외치는 것이 가능해진 개판 나라. 나라 망치는 빨갱이 좌파 광풍을 막을 수 있는 보수 인사를 흠집 내고 총질 해대며 빨갱이를 이롭게 하고 알량한 입신양명과 직장을 연명하고자 하는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배 대변인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 잘 살게 해주는데 힘써야 할 정치판을 청기 백기 게임장으로 잘못 배운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청기 들었다가 백기 들었다가 유불리에 따라 입에 단 말 쏟아내는 현란한 처세에 멀미가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6.13 전국동시지방선서 지원유세를 재개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월 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중앙시장을 찾아 강연재 노원구병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 시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13 전국동시지방선서 지원유세를 재개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월 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중앙시장을 찾아 강연재 노원구병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 시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비대위 출범 후 갈림길
향후 성적표는 ‘'글쎄

하지만 두 사람은 당 비대위 출범과 함께 갈림길에 들어선 모양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선임된 후 비대위 내 친홍친박 살생부가 돈다는 말이 돌 정도로 반()홍준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분석이 컸다. 실제로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연일 당내에 홍 전 대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며 홍 전 대표의 정계복귀설에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홍준표 왕따설까지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가의 시선은 자연히 홍준표 키즈인 두 사람의 향방에 쏠렸다. 지선에서도 나란히 패배한 상황에 자신들을 한국당으로 불러들인 홍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까지 좁아진 때였다.

이 때 좀 더 적극적으로 홍준표 키즈로서의 면모를 보인 것은 강 특보였다. 비대위가 지난 9월 말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를 감행할 당시 강 특보의 행보가 그근거다.

그는 당시 지금까지의 비대위 행보나 이러한 중대한 결정에 대하여는 반박할 말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몸담고 있는 동안에는 내부 비판을 외부에다 하지 않는다는 소신에 따라 사퇴서로 갈음한다며 현 비대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강 특보의 이 같은 결정은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친홍 물갈이라는 분석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 현 비대위의 홍준표 견제에 대한 무언의 항의라는 것.

반면 당시 마찬가지로 송파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던 배 대변인은 별다른 불만 표출 없이 시류에 편승했다. 여기에 앞서 배 대변인은 비대위의 으로도 발탁되며 당 지도부로 자연스럽게 합승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패장의 이미지가 여전히 만연하다. 지선 참패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페북 정치’ ‘막말 정치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부정적인 이미지도 생겼다. 강 특보와 배 대변인에게는 홍준표 키즈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가운데 홍준표 키즈로서 강경 태도를 보인 강 특보와 다소 애매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배 대변인 모두 정치인으로서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들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정치 신인이기는 하지만 두 사람 다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강 특보는 음주운전 전력이라는 오점이 있고, 배 대변인의 경우 정알못(정치를 알지 못하는)’ 이미지가 크지 않나. 언론 탄압 피해자 이미지도 시들해졌다고 본다. 전대 전 노선을 분명히 하는 것이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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