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거래법 개정 이후 달라진 가먕본사

살판(맨위) · 떡쌈시대의 점주교육(가운데) · b7아이스크림 잠실점

가맹본사와 가맹점주의 대결 양상을 부추겼던 ‘가맹거래법 개정’이 양자 화합을 이끄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가맹거래법 개정 초기였던 작년 2월에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발효돼 가맹점의 영업권 보호, 예비 가맹점에 계약 전 계약서 제출, 허위 과장 광고의 제한 등의 조치가 시행됐다. 게다가 8월부터는 정보공개서 등록과 공개, 가맹금예치제도 시행으로 가맹본사는 심각한 타격에 직면한 듯 했다. 하지만, 가맹본사에 대한 규제 강화가 가맹점의 권익 강화로 이어지면서 가맹점 수는 법 개정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가맹본사와 가맹점의 태도 변화도 눈여겨 볼 부분. 가맹본사는 가게 하나 더 오픈해 이익을 얻던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평생 고객을 대하듯 가맹점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또 가맹점은 가맹본사에 대한 불신을 벗고 신뢰를 보내고 있다.

개정된 가맹거래법 발효 이후 가맹본사와 가맹점은 더욱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맹본사와 가맹점의 끈끈한 유대가 성공을 이끈 경우가 많다.


가맹점 매출, 가맹본사가 책임진다

최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가맹본사의 관리 시스템이 가맹점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 가맹점의 매출이 부진할 때는 가맹본사가 적극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획기적인 시스템이 눈에 띈다.

베트남쌀국수전문점 ‘호아센(www.hoasen.co.kr)’은 매출이 부진한 가맹점에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가동한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가맹본사 소속 슈퍼바이저가 수개월 동안 가맹점에서 근무하면서 문제를 찾고 이를 바로 해결할 수 있다.

‘호아센’의 박규홍 본부장은 “오픈 전에 예상했던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가맹점의 경우 본사 소속 슈퍼바이저를 파견해 매출을 향상시키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의 보호를 받는다”고 밝혔다. 실제 서여의도점(70평, 112㎡)은 월 매출이 1600만원에 머물렀지만, 3개월 동안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 월 매출을 3500만원까지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초벌 방식 돼지갈비 구이 전문점 ‘살판(www.salpanmeat.co.kr)’의 ‘MRI 회생프로그램’은 전국 가맹점 중 매출이 하위 20% 내에 속하는 가맹점의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된 시스템. 4가지 체크항목인 점주, 홍보, 메뉴관리, 매장운영 등을 중심으로 슈퍼바이저와 가맹점주 간에 심층면담이 이뤄진다. 이후 작성된 ERP의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문제점을 집중 지원한다. 점주는 영업관리팀, 홍보는 홍보 마케팅팀, 메뉴관리는 품질관리팀, 매장운영은 운영팀 등 본사의 소속 부서에서 문제를 직접 해결해 전문성을 높였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전문점 ‘B7아이스크림(www.b7icecream.com)’의 슈퍼바이징 제도는 가맹점 매출을 기준으로 가맹본사 소속 슈퍼바이저의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때문에 가맹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슈퍼바이저들은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다. 슈퍼바이저는 매달 담당하는 가맹점을 방문해 매출 추이에 맞는 프로모션을 제안하여 매출 향상을 유도하기도 한다.


매출 올리는 비법 전수

가맹본사만의 노하우나 장사비법을 가맹점에 여과 없이 알려주기도 한다. 세밀한 교육은 가맹점의 매출 증대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만두소 관련 특허로 유명한 수제만두전문점 ‘명인만두(www.mi-mandoo.co.kr)’는 장인의 비법을 가맹점주에 전수하기 위해 ‘만두 만들기’ 교육 프로그램을 2주 동안 진행한다. 만두 장인 엄상준 씨는 “만두 빚기를 1:1 맞춤으로 전수한다”며, “아무에게나 공개하기 어려운 귀한 레시피”라고 전한다.

예비 창업자에게 교육의 일환으로 매장에서 직접 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웰빙 삼겹살 전문점 ‘떡쌈시대(www.ttoks sam.co.kr)’는 각 분야 전문가인 부서장들과 가맹점주간에 맨투맨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해 실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본점에서 3일 원스톱으로 교육이 진행되며, 지방에서 올라와 교육을 받는 점주에게는 숙박시설도 제공한다.

가맹점주에 대한 교육은 색의 에너지와 성질을 이용한 심리치료와 의학과도 연결된다. 천연인테리어사업을 전개하는 ‘솔리스톤(www.soliston.kr)’은 창업자들을 위해 ‘공간색채치료 교육’을 시행하고 있어 화제. 솔리스톤 우경헌 사장은 “색채를 이용해 심리치료와 의학에 활용하는 요법 등을 가맹점주에 교육해 영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맹본사에서 창업교육부터 경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교육하는 후레쉬푸드 레스펍 ‘치어스(www.cheerskorea .com)’도 눈길을 끈다. 체계적인 조리사 양성프로그램은 물론 인맥관리, 종업원채용, 에티켓과 매너 등 예비창업자들의 자신감 배양을 위한 교육이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특히 실제 매장을 운영할 때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스피치 기법과 구체적인 고객관리법 교육은 가맹점주 사이에서 호응이 큰 편.

역촌동에서 신개념 볼런터리 체인 뷰티숍 벨모나(www.bellmon a.com)를 운영하고 있는 진선미(38)씨는 “개인숍을 운영할 때는 주먹구구식 경영을 해왔지만, 현재는 본사의 체계적인 교육 덕분에 고급 서비스를 고객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서비스의 질이 향상된 덕에 진씨는 2개월여 만에 손익 분기점을 넘겼고, 오픈 1년이 지난 현재 월 매출만도 2000만원에 이른다. 본사인 (주)아로코스메틱은 매장 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간담회, 정보교환과 멘토링 강화를 통해 내실있는 교육을 가맹점주에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www.changupok.com 02-71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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