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후 실세’ 김수현 ‘무늬만 원톱’ 홍남기… ‘김앤장 시즌2’ 비난 봇물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 [뉴시스]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문재인 정부 위기론시리즈 그 두 번째는 경제 붕괴. 문 정부 출범 후 최악의 경제지표는 줄곧 두통거리였다. 결국 불협화음을 냈던 김앤장경제 투톱 물갈이까지 단행됐지만 갈수록 악화 일로라는 평가다. 경제 기조 변화 없는 김앤장 복사홍남기·김수현의 경제 비()전문성 늦은 교체 타이밍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를 두고 위기의식이 전혀 없는 안하무인의 극치라는 비판이 크다. 일각에서는 문 정부가 여론용 인사를 통해 결국 쥐락펴락경제 정책을 펼치기 위한 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요서울은 이처럼 경제 투톱 교체에도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는 문 정부의 경제 위기를 진단해 봤다.

홍남기 경제 원톱단언했지만 이 사실상 사회·경제 원톱분석 지배적
정책실장에 경제 전문가 앉힌 속내는생뚱교체 타이밍 왜

문재인 정부가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을 교체했다. 줄곧 불협화음으로 갈등을 빚었던 경제 투톱 &을 직접 물갈이한 것. 새롭게 등장한 라인이 &이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를 책임질 인물에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에 홍남기, 청와대 정책실장에 김수현 사회수석이 발탁됐다.

청와대는 그동안 김앤장기싸움으로 경제 정책이 삐걱거리던 점을 의식한 듯 이번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원톱체제를 강조했다. “홍 후보자가 야전사령탑으로 경제를 총괄하고 김 실장은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 후보자도 경제 정책은 부총리 중심의 대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도 사령탑은 경제부총리라며 동조했다.

하지만 정작 변별점을 찾기 힘들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의 출신역학관계김앤장 시즌2’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홍 후보자는 정통 관료 출신이고, 김 정책실장은 시민사회 활동에 주력해 온 경제의 아웃사이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도 마찬가지로 각각 관료, 시민사회 출신이었다.

김앤장 복사판논란
실세는 기조 변화

설상가상으로 문 정부가 홍 후보자의 원톱 체제를 강조했지만 사실상 김 실장이 막후 실세로 관측되며 정치권 안팎의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경제 정책을 둘러싸고 번번이 힘겨루기를 하며 시간과 여력을 낭비한 김앤장의 불협화음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청와대가 경제부총리의 원톱체제에 힘을 실어줘야 함에도 불구, ‘()노조성향 탓에 참여연대 출신인 장 전 실장에 필요 이상의 역할을 줬다는 비판이 자자했다.

그런데 김 실장 역시 장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막강하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정책 입안에 깊숙이 관여, 드디어 왕실장이 됐다는 세평이 나올 정도로 실세라는 평가다. 대선 때는 문 대통령의 정책을 설계한 핵심 인사다. 반면 문 대통령이 경제 원톱으로 지목한 홍 후보자는 전임 김 부총리보다 고시 기수가 3년 후배다.

게다가 문 대통령이 김 실장에게 최근 경제·사회 분야를 총괄하는 정책 원톱역할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방증한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9월부터 이미 김 실장(당시 사회수석)에게 노무현 정부의 비전2030 수준을 넘는 재정 전망까지 포함된 포용국가 3개년 계획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계획은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그만큼 문 대통령이 김 실장에게 경제·사회 정책에 대한 전권(?)을 부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경제만 놓고 보면 홍 후보자가 원톱이지만 국정 전반에선 김 실장이 주도권을 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기수까지 낮아진 홍 후보자가 기재부를 장악할지, 더구나 경제운용에 대한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의문이며 자칫 투톱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실세로 등극한 김 실장이 경제 분야에서 뚜렷한 전문성이 없다는 것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는 한 요인이다. 거시경제 지식이 필요한 정책실장 자리에 사회정책 분야 전문인 김 실장이 부적합하다는 지적이다. 자칫 경제를 모르는 김 실장의 입김이 세질 경우 정책 혼선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책실장의 일은 대부분 경제 분야인데 김수현 수석은 경제를 잘 모른다고 평했다. 김 실장 역시 취임 후 자신을 둘러싼 비전문성논란을 의식한 듯 내가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는 걱정을 하는 것 같다. 다만 내가 경제학을 했다 안 했다식의 논의는 부적절하다. 청와대에도 경제수석, 일자리수석, 경제보좌관 등 경제 전문가들이 있고 나는 이들이 내각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뒷받침하면서 전체 국정과제를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 소득주도 고집
위기의식 ‘0’ 역주행 비판

문제로 지목됐던 경제 정책 기조도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김앤장이 주도하며 사실상 실패성적표를 받아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홍&김이 답습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문 정부는 김앤장에 대한 문책성경질을 부정한 채 여전히 소득주도성장, 부의 공평한 분배를 도모하는 공정경제, () 노동정책 등에 매진하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위기의식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역주행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반()시장·반기업의 잘못된 소득주도 성장 방향을 투자 중심으로 대전환해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게 정재계 관측이다.

하지만 홍 후보자는 임명 후 경제 펀더멘탈은 튼튼하다. 위기나 침체는 아니다”, 김 실장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분리할 수 없는 묶인 패키지라고 각각 발언하며 문 정부의 경제 신념을 이어갈 것을 피력했다.

청와대가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교체 시점에 의구심을 품는 시각이다. 예산 정국이 본격 가동된 시점에 기재부 장관을 교체한 전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이 내년 예산안 심사는 올해보다 9.7% 늘어난 4705000억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으로 편성됐다. 그 어느 때보다 부총리 역할이 중요한 가운데 수장이 교체된 것. 당장만 해도 예산 편성을 주도한 김 부총리와 내년 실제 예산 집행 책임자인 홍 후보자에 대한 이중 보고가 이뤄지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급한교체 카드
주도권 획득 묘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 정부가 급하게 사람만 교체해 국면 전환을 겨냥한 것이라는 비판이 크다. 도리어 청와대가 경제 정책을 쥐락펴락하기 위해 홍&김 체제를 출범시킨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각에서 김 실장이 경제 비전문가임을 들어 정책실장으로서 부적격이라는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경제 악화가 김&장 때문이 아님에도 불구, 정부는 국면 전환을 위해 보여주기식교체를 단행했다정책은 무엇이 달라졌나. 오히려 소득주도성장을 더욱 몰아붙일 태세라고 비판했다.

결국 인사 대신 정책 기조 변화가 우선이며, 이후 전문성 높은 수장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게 정·재계의 중론이다.

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 11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가 연일 원톱을 강조하는데 축구도 투톱으로 하다 원톱으로 갑자기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원톱, 또는 투톱이라는 포메이션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게임이 망가지기 전에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버스가 잘못된 방향으로 달리고 있지만 운전자만 바뀌었다여야정 협의체 협의 사항의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교섭단체 3당 간 협의체를 출범시키려고 했지만 출범하지 못했다. 모든 책임은 청와대와 여당에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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