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명명식 이색스폰서 눈길

유순택 여사

반기문 UN사무총장의 부인인 유순택 (65)여사가 선박의 이름을 명명하고 축복을 비는 대모로 나서 화제다. 성동조선해양(대표이사 정홍준)은 지난 4월 10일 경남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업단지내에서 그리스 차코스사의 7만4천DWT급 정유운반선 2척에 대한 명명식을 개최했다. 유 여사를 따라 선박 명명식 현장으로 들어가 본다.

“이 배의 이름을 ‘월드 하모니'로 명명하고 선원들과 배의 안전항해를 기원합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부인인 유순택 여사가 선박의 이름을 명명하고 축복을 비는 ‘대모(代母)’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유 여사는 명명식 참석을 위해 지난 4월 5일 내한했다. 유 여사는 선주사의 초청을 받아 지난 10일 낮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업단지내 성동조선해양에서 열린 7만3천800DWT급 정유운반선 2척의 명명식에 참석했다.


선박 명명식 스폰서로

대모는 선박 명명식 때 배의 이름을 붙이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일반적으로 선주측과 관련이 있는 여성이 담당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그리스 선주가 유 여사와 함께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의 부인인 샨탈 미트로폴로스 여사를 초청해 이뤄지게 됐다. 또 이번에 유 여사가 명명한 선박(선번S3017호선)은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의견에 따라 전 세계의 화합을 뜻하는 ‘월드 하모니(World Harmony)’로 이름 붙여졌다. 통상 대모의 이름이나 항구 등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선박은 이름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유 여사는 이날 명명식에서 “이 배를 ‘월드 하모니’로 명명하고 선박과 선원들 모두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라고 영어로 외치면서 도끼로 줄을 힘차게 내려쳤다.

이어 유 여사는 자신이 이름 지은 선박에 직접 탑승해 선내를 둘러보고 그리스 국교인 러시아정교회 전통대로 신부들이 배를 축복하기 위해 집전하는 종교의식을 끝까지 지켜봤다.

유 여사는 이번 행사에 참석하게 된 소감에 대해 “(선박 명명식에) 처음 와 봤는데 이런 거대한 배를 한국인들이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며 “월드 하모니라는 선박명처럼 이 배가 세계 화합과 전세계적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선주사에 따르면 ‘월드 하모니’는 2007년 발주된 것으로 길이 228m, 폭 32.2m, 높이 20.6m 에 이르며, 평균 속도는 15.3 노트로 운항할 수 있다.

한편 유 여사의 참석으로 이날 명명식은 특별하게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선주측의 부회장이 사전에 조선소를 방문해 모든 행사 스케줄을 직접 조율했고 이날 행사에는 유 여사 외에도 성동조선해양 대표이사 정홍준 회장 부부와 그리스 차코스사의 캡틴 파나요티스 차코스회장 내외를 비롯,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부인, 주한 그리스대사, EU 그리스대사 등이 대거 참석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