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박종진] 황태순·김철근, 전원책 해촉과 자유한국당 개혁을 말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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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자유한국당의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 해촉으로 인한 후폭풍으로 당이 휘청이고 있다. 개혁을 위해 영입한 인물들의 잇단 구설은 자유한국당 더 나아가 보수당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종진 “스스로 물러나는 게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전 변호사 향한 곱지 않은 시각, 당 망쳤다는 소리도

 

지난 12일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4회가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근 자유한국당으로부터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와 당내 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날 방송은 서울 퇴계로에 위치한 일요서울신문 본사 스튜디오에서 박종진 앵커, 황태순 정치평론가,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황태순 평론가

“전원책, 오지랖 넓었다”

 

방송의 메인 이슈였던 전 변호사는 박 앵커를 비롯한 패널들과 친분이 있었던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나왔다. 진행자인 박 앵커는 전원책 변호사의 해촉에 대해 “스스로 물러나는 게 현명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전원책 변호사는) 자존심으로 사시는 분인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패널들 사이에서는 “박종진 앵커랑 친하면 안 되겠다”라며 웃지 못할 말도 나왔다. 박 앵커와 친했던 강용석 변호사는 법정구속되고 전원책 변호사는 해촉된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방송에서 아웃소싱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황 평론가는 전원책 변호사의 조강특위 위원 임명에 대해 “김병준 위원장이 자기 손에 피 묻히기 싫으니까 아웃소싱 준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아웃소싱 줄 때는 집 전체 설계도는 안준다며 “전원책 변호사가 한마디로 오지랖이 넓었다. 조강특위 위원장도 아니고 위원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전 변호사가 전당대회 등을 연기하자고 한 것에 대해 “수술을 1년 동안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정치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발언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김철근 전 대변인은 전 변호사에 대해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물망에 올랐던 사람”이라며 “(후보) 200여 명 중 마지막 5명에 들었었다”며 해촉을 아쉬워했다.

김 전 대변인은 방송에서 정당의 조강특위에 대해 당협위원장, 지역위원장 등 조직책임자를 선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대변인은 전원책 변호사가 전당대회 연기론, 태극기 부대 포용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 정리 등의 발언을 하면서 “조강특위 위원으로서 발언의 수위를 넘었다”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변인은 “김병준 비대위원장 실기했다”라고도 말했다.

전원책 변호사 해촉과 그 과정에서 노출된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갈등은 보수당을 향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더 크게 만들었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6일 최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에서 경질된 전원책 변호사 간 갈등에 대해 “무너진 집수리 공사를 맡겼는데 현장공사 감독과 배관공이 싸우는 격”이라고 비웃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집주인들로서는 지금 굉장히 당혹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에 대해 제대로 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비판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집안싸움으로 비쳐서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14일 “미완의 보수 재건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흔히 말하는 보수 궤멸을 막기 위해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변호사는 “제가 한국당의 조강특위위원을 수락한 것은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서였다”면서 “그 유일한 방법은 당 정체성을 바로 잡는 한편 인물 교체로 면모 일신하는 것이었기에 인적 청산의 전권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그 꿈은 사라졌다”며 “국민을 감동시킬 자기희생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제가 할 역할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 변호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당을 개혁하라고 영입했던 인사가 오히려 당을 더 망쳤다는 인식도 있기 때문이다.

 

김철근 전 대변인

“자유한국당은 3급수 이하”

 

전원책 변호사 해촉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보수당의 개혁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작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았다.

김철근 전 대변인은 방송에서 “시궁창 물에 깨끗한 물 부으면 뭐 하냐. 다 그냥 시궁창 물이다”라며 지금의 자유한국당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봤다.

그러자 황태순 평론가가 “계속 깨끗한 물을 넣으면 언젠가는 맑아진다”며 중국 속담인 ‘우공이산’이라는 말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황 평론가는 출연진에게 “국정농단 세력이 다 물러나야 하냐”고 되 물었다. 

소위 국정농단 세력이라고 불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 세력이 다 물러나면 자유한국당에 누가 남느냐는 취지의 물음이었다. 

황 평론가는 “더러운 물이 시궁창 물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물이다. 이걸 어떻게 희석시킬 것인가. 완벽한 증류수는 만들 수 없다”라며 “희석시켜가면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철근 전 대변인은 회의적으로 봤다. 김 전 대변인은 “희석시킬 만한 시간과 희석시킬 사람들이 있나.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로 보면 급수가 있다. 1급수는 청정지역인데 고기가 안 산다. 2급수가 자정능력이 가능한 물이다. 고기, 플랑크톤이 많다. 3급수 이하로 내려가면 고기가 없다. 죽는다.”라며 “자유한국당을 물로 따지면 3급수 이하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새)물을 붓기도 힘들고 소생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고 개탄했다.

김 전 대변인의 강경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 전 대변인은 “아무리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려운 상황이 와도 자유한국당이 소생할 기회를 주지는 않을 거다”라며 “오히려 적대적 공생관계의 양강 구도를 만들며 자유한국당을 데리고 노는 그런 상황을 만든 거다”라고 설명했다.

박종진 앵커는 김 전 대변인의 발언에 동의하며 “보수의 분열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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