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12월중순에 치러진다. 차기 원내사령탑은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당 지도부(비상책위원회)에 참석해 당헌·당규 개정과 전당대회 룰을 만드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 당 대표를 뽑는 2월말 전당대회에서 전초전 성격도 강하다. 이미 출사표를 던진 인사만 5명이다. 비박계 3명과 친박계 2명이다. 계파별 이합집산이 될 경우 비박계가 다소 우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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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박 김학용.김영우.강석호vs친박 유기준.나경원
- 계파별 이합집산시 ...권성동 변수돌출 가능성

자유한국당 원내사령탑을 뽑는 선거전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후보군으로는 4선 나경원(서울 동작을) 유기준(부산 서구), 3선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김영우(경기 포천.가평)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중립성향의 나경원 의원이지만 최근 친박계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중립과 친박을 아우르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초반 판세는 비박계 강석호 의원이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위기속에 나경원 의원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김무성계가 강 의원과 김학용 의원이 서로 물밑에서 단일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무성계 강석호-김학용 단일대오추진중

상황이 이렇다보니 같은 김무성계가 밀어주는 한 후보가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강 의원은 비박.잔류파에다 TK 출신이라는 점에서 친박계로부터 미운털이 덜 박혔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비박·친박·잔류·복당파를 아우르는 대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있었다. 당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김 의원이 치고나오면서 이미 잡힌 인터뷰 일정을 연기하는 등 단일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가까운 김학용 의원은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왔고, 지금도 의원들과 '식사정치'를 하며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하면서 김무성계로 통하는 그는 같은 계열인 경북 출신의 강 의원과 후보 정리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당내 지인들에게 자신이 후보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한 김학용 의원과 함께 비박계 김영우 의원 역시 젊음쇄신을 내세워 표를 일구고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를 친박 비박에 질려버린 사람들을 찾아 새로운 분위기를 결집시키는 것이 이번 원대대표 선거의 핵심이라며 이번 선거는 미래를 위한 선거. 미래를 바라는 의원들이 새로운 바람으로 보수정치에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두 의원이 비박계이자 3선의 경기도출신 의원이라는 점에서 단일대오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한국당내 시각이다. 현재까지 두 인사간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우 의원은 주로 초재선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비박계가 이합집산하는 사이 친박계 역시 같은 딜레마에 처한 상황이다. 유 의원은 친박계를 대표해 나섰다. 4선으로서 경륜과 안정감을 내세우고 있지만 친박계가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당내 기류가 걸림돌이다. 비박·복당파와 전면전을 치루고 있는 친박 홍문종 의원이 힘을 몰아주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중립지대에 있으면서 최근 친박행보를 보이고 있는 서울이 지역구인 나 의원이 대안으로 부상한 배경이다. 그러나 나 의원 역시 오락가락 행보에 여성 원내사령탑 탄생에 대해 보수정당에서 용인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는 게 당내 시각이다. 당 일각에서는 나 의원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복당파 출신이자 김무성-김성태 두 인사의 지지를 받으면서 강경파김학용 의원이 부상할 조짐을 보이자 친박계에서는 세결집3의 인물을 내세워 판을 새롭게 다시 짜자는 분위기도 읽힌다.

바로 당원권이 정지된 당내 9명의 인사들에 대해 정지를 풀어주자는 움직임이다. 당 윤리위 규정 22조에 따르면 강력범죄 성범죄, 사기, 공갈, 횡령·배임, 음주운전 등 파렴치 범죄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공여 및 수수 등 부정부패 범죄 혐의로 기소될 경우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다.

친박 다수 당원권 정지 9...해지시 권성동 변수

해당 규정에 따라 현재 당원권이 정지된 의원은 권성동, 김재원, 엄용수, 염동열, 원유철, 이현재, 홍문종, 이우현(이하 구속), 최경환 등 의원 9명이다. 당원권 정지 처분이 취소되면 해당 의원들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동시에 살아나 당내선거 판도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당원이 아닌 의원들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는 단 1표로도 당락이 갈릴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김성태 원내대표도 1표차로 과반을 얻어 당선된 바 있다.

이미 구속된 의원을 제외한 다수의 의원이 친박계 의원이다. 9명이 모두 당원권이 회복된다면 친박계가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바로 비박계 권성동 의원이다. 권 의원은 당내에서 친박계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사 출신인 권 의원이 당내에서 법사위원장과 법률지원단장을 하면서 당내 재판을 받는 동료의원들을 계파에 상관없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당원권 정지가 해지되면 원내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 안팎 시각이다. 그러나 비박계 후보간 교통정리가 되 지 않아 권 의원의 출마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원내대표 선거가 내년 2월 전당대회 앞서 치러져 전초전 성격이 강해 차기 당권 주자들의 줄대기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김학용 의원과 강석호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김무성 의원은 최근 당 대표 출마 안한다고 한적이 없다고 국회출입기자들에게 문자 메시를 보내는 등 당권 도전에 미련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나 의원은 당권 도전이 예상되는 친박 정우택 의원과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유기준 의원의 경우 황교안 전 총리를 등에 업고 뛰고 있다. 유 의원이 원내대표직에 오를 경우 황 전 총리를 당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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