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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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CNN은 2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어린 신부' 경매로 "야만적인 기술 악용"이라는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페이스북 사이트에서 결혼을 위한 ‘어린 신부’로 올라온 남수단의 16살 소녀를 두고 경매가 치러졌다.

페이스북은 이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내용을 지웠다고 해명했지만, 이들이 '어린 신부' 경매를 알아챈 것은 이미 이 소녀의 결혼이 진행된 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권리 보호단체인 '플랜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 소녀의 경매에 참여한 5명의 남성 중에는 남수단의 고위 관리들도 있었다.

인권운동가들은 자신의 딸을 신부로 경매에 내놓은 아버지가 대가로 암소 500마리와 자동차 3대, 1만 달러(약 1131만원)의 현금을 챙겼다고 발표했다. 이것이 기폭제가 돼 남수단의 다른 가족들도 대가를 위해 어린 딸들을 경매 대상으로 삼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플랜 인터내셔널' 남수단 지부의 조지 오팀 사무국장은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어린 신부가 팔려나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이러한 야만적인 기술의 사용은 과거 노예시장과 흡사하다"고 토로했다.

페이스북은 이 소녀의 경매가 지난달 25일 페이스북 사이트에 처음 올라왔으며 15일 뒤인 지난 9일 삭제됐다고 CNN에 전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는 인간에 대한 어떤 밀수도 금지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오팀 국장은 "신부를 맞아들이면서 돈을 지불하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일 수 있지만 이 경우는 IT 기술이 동원됐다는 점에서 다른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수단의 여성변호사동맹(NAWL)은 이 소녀에 대한 경매가 페이스북에 게제된 것은 가족들에 의한 것이 아닌 지역 사회의 누군가에 의해서라고 알렸다. 하지만 가족들은 경매로 호가가 오르면서 큰 이득을 취했다고 덧붙였다. NAWL의 수지 나타나 변호사는 경매로 팔린 소녀의 어머니는 딸을 잃은 것을 슬퍼했다고 전했다.

나타나 변호사는 “신부 경매는 사람을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용납되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 평등에 초점을 맞추는 단체 '이퀄러티 나우'는 페이스북이 이러한 경매가 이뤄지도록 방치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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