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계파·정당의 경계를 넘은 반문(反文)연대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네트워크형반문연대가 아닌 빅텐트형반문연대다. 당초 자유한국당은 친박·비박, 잔류파·복당파 할 것 없이 모든 진영에서 비슷하게 네트워크형 반문연대를 거론했다. 문재인 정권의 경제·안보 실정(失政)에 대한 비판을 매개로 보수대통합을 하자는 시도였다. 그런데 때마침 이재명 사태가 터지며 민주당 내부에서 친문과 비문이 충돌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친문을 제외한 빅텐트형 반문연대가능성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로는 손학규·김성식·김용태·정운찬·안철수·유승민·정동영서울대 인맥간 연대가 이뤄진 후 김무성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 등 한국당이 합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왼쪽부터 안철수 전 대표, 김성식 의원, 유승민 의원, 정운찬 전 총리
왼쪽부터 안철수 전 대표, 김성식 의원, 유승민 의원, 정운찬 전 총리

 

- 친문 제외 한국당+바른미래+민평당반문연대 성사 가능성은?
- 서울대 인맥손학규·김성식·김용태·정운찬·안철수·유승민·정동영 연대하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에서 보수대통합반문(문재인)연대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보수가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반문연대에는 한국당 김무성·나경원·유기준·윤상현·정우택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정당이나 계파 구분 없이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각론에 차이는 있지만 보수진영이 단일대오로 총선에 임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김병준 비대위원장 역시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과 외곽의 인사들을 당에 영입하겠다는 기존의 보수대통합론에서 네트워크론으로 다소 방향을 틀어 반문연대론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반문연대 취지에 공감한다보수대통합을 추진하고 있기는 한데 빅텐트보다는 네트워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반대하고 비전을 공유하되 각자 자리에서 힘을 합치자는 것이라며 무리하게 한 정당에 몰아넣으면 오히려 분파주의가 성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각의 반문연대론과도 맥이 닿을 수 있겠다고도 했다.

친문·비문 충돌
탈당하라” vs “정치 탄압

이 와중에 지난 18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이 문재인 대통령 등을 비방한 트위터 계정의 혜경궁 김씨라는 경찰의 판단이 나오면서 민주당내 친문-비문 진영은 충돌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친문 세력은 이 지사에 대한 출당 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이재명 지사와 비문계는 정치적 탄압을 주장하면서 맞서고 있다.

문 대통령 팬 카페 문팬대통령께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민주당을 탈당하라고 성명을 내며 민주당은 이 지사가 스스로 탈당하지 않을 시 신속하게 출당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이 지사는 19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했다. 이미 목표를 정하고 증거를 결론에 맞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때리려면 이재명을 때리고 침을 뱉어도 이재명에게 뱉으라고 말했다.

만약 이재명 지사 주장대로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 하더라도 당내 후유증은 불가피하다. 이 지사가 경찰 수사에 정치적 배경을 문제 삼았기에 배후와 책임소재를 놓고 여권에서 한바탕 내분 사태가 벌어질 것이 자명하다.

정치권 일각에서 보수 야권에 국한된 반문연대를 넘어서서 민주당 내 친문계를 제외한 정당·계파를 초월한 빅텐트 반문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문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친유계 간 보수 대통합에 민주당 내 비문계, 안철수 전 대표, 정운찬 전 총리, 손학규 대표까지 해쳐모이는 방안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손학규(서울대 정치학), 김성식(서울대 경제학), 김용태(서울대 정치학), 정운찬(서울대 경제학), 안철수(서울대 의학), 정동영(서울대 국사학), 유승민(서울대 경제학) 등의 연대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서울대 출신 인맥이다.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서울대 인맥이 킹과 킹메이커 중심에 설 공산이 있다. 여기에 한국당이 합류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 이 같은 시나리오가 거론되고는 있지만 손학규 대표는 반문연대에 동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6“(일각에서) 반문(反文)연대를 한다는 얘기를 한다면서 누구에 반대한다는 것은 극한 대결 정치의 구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도 다음 총선에서 한국당이 지금처럼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소위 반문(재인) 연대라는 시대착오적 폐습을 그대로 정치에 적용해서 행패를 부린다면 저 오른쪽에 수구 보수정당으로 찌그러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박지원 의원 역시 20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20대와 영남, 자영업자 사이에서 굉장히 낮게 나오고 있다이것을 국회, 국민과 소통하면서 해결해 나가야지, 이러한 때에 대통령이 일을 못하게 반문연대를 구성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손 대표와 박 의원 입장에선 반문연대가 제 사람을 빼가는 식으로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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