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진보진영 차기대권주자 적합도 7.6%(115-6일 리서치뷰 조사)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21%,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8%에 이은 3위의 비율이다. 주인공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꾸준히 범 진보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었던 박원순 서울시장, 친노친문의 황태자 김경수 경상남도지사, 노무현의 길을 가기 위해 TK의 핵심으로 파고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신친문 실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두 그보다 아래다.

정치적 현실을 반영해 더불어민주당으로만 후보자를 한정하면 그는 비노비문 세력의 유일한 대권주자다. 그가 다른 후보자보다 더 주목받고, 그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기보다 정치적 희생양으로 코스프레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서치뷰가 실시한 또 다른 여론조사(1019-21일 조사)에서 그는 범 진보진영 차기대권주자 비호감도 58.9%를 기록,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 조사에서 더 주목되는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매우 비호감이라고 답한 사람들이 25.4%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4명 중 1명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상당히 적대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인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추미애 전대표가 13.9%, 송영길 최고위원이 12.2%, 이해찬 대표가 10.6%를 기록했고, 나머지 후보자들은 모두 한 자릿수 비호감에 머물렀던 것을 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비호감도는 집단지성의 결과물일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혜경궁김씨 SNS계정 논란은 결국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그 계정의 실소유주라는 경찰수사 결과로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는 여배우 김부선 스캔들에 이은 악재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러한 악재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탁월한 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대 장점이다.

이 싸움의 진실은 명백하다. 그러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 싸움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한다. 싸움의 피로도를 극적으로 높여서 싸움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고 가는 전술은 비주류로 정치권에서 생존방법을 터득해 온 그로서는 그리 낯설지 않은 전술이다. 이미 SNS상에는 소위 이재명빠가 형성되었다. 박사모나 문빠들과 그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성은 개에게 줘버린 지 이미 오래된 사람들이다. 이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전술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부여된 역할이다. 아직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러한 전술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터득하지는 못한 것 같다. 조금은 시간을 더 끌어야 할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타이밍이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결국 극단적인 선택밖에 없을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과 결별하는 것이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가 결기한 것은 2015년 연말이었다. 결국 1년은 당내에서 싸워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가 싸우는 데 있어 진실이나 정의는 중요하지 않다. 정치적 승리를 얻으면 그만이다. 여배우 김부선 스캔들과 혜경궁김씨 논란을 보면서 그와 그의 아내 김혜경 씨는 무엇보다도 강한 정치적 동지애로 묶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정치적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최대 무기이다. ‘이재명빠의 탄생도 목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그의 정치적 승리는 얻어질 수 없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55이다. 대권후보단순지지도 5%, 그리고 그와 정치적 행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국회의원 5, 이재명이 죽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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