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내홍 속 文 실정 부각 노림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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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장시간 활로를 못 찾던 보수 진영이 활기찬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이 반문 연대운을 떼자 제집 찾던보수 세력이 결집하고 있다. 한국당 친박·비박뿐 아니라 바른미래당, 여당 내 일부 비문(非文) 의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 지지율도 이례적 반등을 보였다. 최근 경제·안보 등 정책에서 문 정부의 실정(失政)이 거듭된 것이 이 같은 새로운 불씨에 큰 반향을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당이 쏘아올린 반문 연대 카드가 차기 총선에서 정국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반문 연대론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당초 보수 재건을 명분으로 추진했던 바른미래당과 합당이 요원해지자 네트워크형식의 반문 연대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또렷한 계파 또는 강경 보수색이 아니더라도 문 정부 실정(失政)에 반대한다면 합류할 수 있다는 성격이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과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 뿔뿔이 흩어진 보수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문 텐트를 치면 친박·비박은 물론, 바른미래당 내 새누리당 탈당파, ()보수파 등이 결집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여권과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계에서는 이를 두고 구시대 폐습이라며 평가 절하하고 있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파장이 상당하다. 한국당의 당초 의도대로 계파를 아우른 결집이 속속 이뤄지는 모양새다.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은 우리 자유한국당이 분열하지 말고 화해하고 통합하라는 요구를 한다. 당이 잘못되는 과정에서 양보와 희생을 하고 통합하는 길만이 다음 집권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도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대도무문, 고인의 좌우명은 지금 울림이 더 크다. 우리는 거침없이 단결하고 연대해야 한다. 반문 연대를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지지율 상승
떠났던 집토끼돌아오나

그동안 반포기상태였던 보수 지지층도 기대를 거는 눈치다. 문 대통령 및 다른 정당들의 지지율이 하락한 동안 한국당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반등한 것이 방증한다.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나흘 후인 재작년 1028(24.7%)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20%대 중반을 회복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12주 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22.8%2.1%p올랐다. 같은 기간 다른 정당들의 지지율이 빠진 것을 감안하면 선전이다. 민주당은 0.6%p 하락한 40.1%, 정의당은 지난 여론조사와 같은 8.4%, 바른미래당은 1.6%p 하락한 5.7%, 민주평화당은 0.3%하락한 2.3%를 기록했다. 반면 무당층은 18.4%0.2%p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평가는 53.8%로 집계됐다. 지난주에 비해 1.6%p 하락한 수치로, 부정평가는 39.4%(1.1%)를 기록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결과일 수밖에 없다. 전원책 변호사의 조강특위 해촉, 지속되는 내홍 등 잇단 악재 속에서 거둔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국당이 불을 댕긴 반문 연대집토끼 잡기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1112~14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9921명을 대상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7.5%(150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제 막 시작한 반문 연대가 종착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반문 연대기치 아래 통합하기엔 여전히 계파 갈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반문 연대자체가 당·계파 초월해 문 정부 실정 및 폭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동참하는 취지기 때문에 이 같은 우려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반문 연대를 주장하는 쪽의 입장이다.

한국당 차기 당대표에
속도·방향 힘 실릴 듯

결국 반문 연대의 성공 여부는 총선 6개월 전인 내년 여름이나 가을쯤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문 연대 주축이 된 한국당의 차기 당대표가 내년 2월 선출되면, 그 속도와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천권을 쥔 신임 지도부가 반문 연대 인사들에게 어떻게, 얼마나 힘을 실어주는지가 관건이다. 이후 반문 연대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으면 차기 총선까지 보수 세력 결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바른미래당과 보수대통합이 물 건너가고, 일부 세력에서는 신당 창당조짐까지 나타나는 와중에 한국당 입장에서는 반문 연대가 마지막 희망일 수 있다면서 계파 갈등의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인사들이 반문에는 화색을 띄는 것도 그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어떻게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해야 차기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면서 일부에서 프레임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새 바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중반기를 접어들며 부정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이 때가 적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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