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음악을 듣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듣기도 하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으로 이동하면서 혹은 길을 걷다가 무심결에 듣기도 한다. 이처럼 음악은 우리의 일상과 떼어놓을 수 없는 공기 같은 존재다.

그렇다면 우리는 음악을 왜 들을까? 우리가 음악을 듣는 이유는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지금 보다 기분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기분은 편안해진다. 짜증과 걱정, 두려움 등의 감정은 누그러지고 즐겁고 유쾌한 감정은 커진다. 또한 음악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도 한다.

심난하고 불안한 감정이 휘몰아칠 때 고요한 음악을 들으면 조용한 호숫가의 물결처럼 기분이 잔잔해진다. 한편 슬픈 음악을 듣고 싶을 때도 있다. 슬픈 음악은 원망과 분노의 감정을 잠재우고 연민과 용서의 감정을 높이며 자존감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빠른 템포의 음악은 열정과 용기를 불러 일으켜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이처럼 다양한 느낌을 선사하는 음악은 지친 하루를 위로하고 번잡한 삶에 평화로움을 선사하며, 무기력함과 좌절감을 극복하게 한다.

그렇다고 모든 음악이 기분을 좋게 하거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강렬한 비트와 불규칙적인 리듬을 지닌 음악 중에는 폭력성을 부채질 하거나 맹목적인 이념에 순응하도록 하기 위해 광기어린 감정을 유발시키는 음악도 있다.

또한 우울함과 허무함 등 어두운 감정을 자극시키는 음악도 있다. 음악의 종류만큼이나 음악에 따라 느낌과 감정이 작용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그래서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 음악은 선물이 될 수도 있고,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음악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음악은 바로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다.

눈과 귀, 입과 목을 거쳐 가슴의 표면을 지나 가슴의 가장 깊은 곳을 자극하는 음악이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들을 때 가슴은 끌림과 떨림에서 울림과 전율의 상태로 바뀌게 되는데 그 순간 영감이 샘솟으면서 이유 없는 행복과 기쁨이 물결쳐 흐르고, 주위 모든 것에서 황홀함과 사랑을 느끼며 삶을 있는 그대로 축복하게 된다.

재미와 즐거움 등의 일시적이고 표피적인 느낌이 아닌 경이로움과 숭고함 등 심연(深淵)의 느낌을 샘솟게 하는 음악이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다. 그렇게 영혼을 울리는 음악과 만날 때 가장 아름답고 눈부신 진정한 나이자 최고의 내가 깨어난다.

그리고 영혼의 느낌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몸의 차원에서 본능적이고 탐욕스러운 자신을 넘어서고 마음의 차원에서 좌절과 절망 등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며 영혼의 차원에서 바다와 같이 광대하고 사랑이 가득한 자신으로 거듭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벌거벗은 욕망이 드러나는 곳이 국회가 아닐까 한다.

행여 국민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몸과 마음, 영혼을 정화하기 바란다. 그래서 낮은 곳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정치인이 되길 기대한다. 그것이 정치의 본령이기 때문이다. 추워지는 겨울, 국민들의 시린 손과 발을 녹여줄 따뜻한 정치를 기대하며 영혼을 울리는 음악으로 사랑받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정치인들과 함께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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