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다” “분노 당연히 필요하다”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캡처화면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캡처화면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최근 온라인상에서 ‘골프장 동영상’ ‘TV조선 딸’ ‘혜경궁 김씨’ 등의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7회에서는 박종진 앵커와 함께 김갑수 문화평론가, 이봉규 시사평론가, 함익병 원장 등이 출연해 앞선 핫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음란물유포죄 3년 이하 징역, 500만 원 이하 벌금
이봉규 “일반 시장 아저씨 딸이 그랬다면?”


지난 19일 이모 전 H증권 부사장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SNS와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는 ‘골프장 성관계 동영상’ 속 남성이 자신이 아니고 잘못 알려진 지라시 신상정보 때문에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라시 유포자에 대해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와 음란물 유포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반인이더라도 불법 동영상을 주고받았을 경우 정보통신법상 음란물 유포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정보통신법상 음란물 유포죄는 3년 이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김갑수 평론가
“관음의 욕망 숨어 있다”

 

박종진 앵커는 방송에서 해당 영상에 대해 지인인 법조인에게 물어봤다며 “(영상을 촬영한) 본인은 죄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함익병 원장은 “영상을 돌린 사람이 죄가 된다”라고 말하자 박 앵커도 맞장구치며 “유포하면 죄가 된다”고 말했다.

박 앵커는 “공연음란죄도 보는 사람이 있어야 죄가 된다. (하지만 이 영상의 경우) 거기에 해당이 안 된다”라고 부연설명 했다.

방송에서는 패널들이 골프장 동영상 유출 경로에 대해 궁금해 했다. 본인이 직접 촬영한 만큼 영상 속 두 남녀 중 한 명이 유출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스마트폰 분실 등으로 해당영상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김갑수 문화평론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동영상 촬영 행위에 대해) 참 잘 했습니다라고 누구나 말은 못한다”라며 “(사람들이) 왜 이렇게 관심이 많을까가 관심이다. 우리 대중의 욕망 속에도 저런 노출에 관음의 욕망같은 게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자 함익병 원장은 성행위에 관한 규범을 이야기하면서 “옛날에는 오럴은 변태행위로 정신과에서 처리했었다”라며 “(하지만) 규범이라는 것도 세상이 변하면서 변한다”라고 말했다.

방송에 출연한 패널들은 한 목소리로 영상 유출을 우려했다. 함 원장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고 김 평론가는 “신상까지 막 돌고 있다. 그건 자제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봉규 평론가도 “공직에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공직에 있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되지만”이라며 지나친 관심은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함익병 원장
“부모가 손가락질 받을 일”

 

이날 방송에서는 TV조선 방정오 대표이사의 10세 딸이 57세 운전기사에게 폭언과 갑질을 해 논란이 된 내용도 다뤘다.

MBC와 미디어오늘의 보도로 알려진 폭언은 일반인들이 듣기에도 충격적이었던 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내용을 보도한 MBC 장인수 기자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다 들어봤는데 수위가 방송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갑수 평론가는 “끔찍하다”라고 말하면서 “(이 사건의 원인에 대해) 10살짜리 아이를 바라볼 것이냐 그 부모를 바라볼 것이냐 우리 사회를 바라볼 것이냐 복잡하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특이한 일이 아닌 것 같다. 요즘 자라나는 아이들이 기본적인 도덕 관념, 무엇이 옳고 그른 것에 대해 분별하는 최소한도의 출발점도 갖지 못한거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또 김 평론가는 “귀족제는 여전히 이어지는구나. 과거에는 신분으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재력으로 여전히 귀족사회는 반복되고 있었구나”라며 안타까워 했다.

함익병 원장은 “어린아이가 결국 부모한테 보고 배웠다.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지는 않는다”라며 “부모한테 보고 배웠고 부모가 쓰는 용어를 그대로 배워서 말을 그대로 했다. 부모가 교육 잘못 시킨 것은 손가락질 받을 일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봉규 평론가는 “옛날 것까지 까발리고 하는 것 연좌제다”라며 “조선일보니까 더 나쁜 놈이다. (만약) 일반 시장 아저씨 딸이 그랬으면 이랬을까?”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부정적인 사건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김갑수 평론가는 “한국사회가 좋아지는 조짐 같다”라고 평했다. 

이어 김 평론가는 “특권적 모습 보면 다들 분노한다. 대한항공 땅콩회황도 그랬다”라며 “분노의 대상이 되는 게 그런 특권적 지위나 재력을 가진 사람들의 오만한 행동을 대중이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보인다”라며 일련의 사건들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함익병 원장도 “분노는 당연히 필요하다”라며 “옳지 않은 일에 분노하는 게 정의로운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땅콩회항이 법 적용만 엄격히 했으면 범법행위고 불법행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 원장은 “엄격하게 그 당시 처벌이 이뤄졌다면 그 뒤에 벌어졌던 대한항공의 많은 갑질들은 제도적으로 바뀌었을 거다. 제도의 문제다”라며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뿐 발전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마지막으로 함 원장은 “분노로 끝날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일은 오래오래 기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는 초등학생 딸의 운전기사 폭언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방 대표는 지난 22일 “제 자식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를 꾸짖어 주십시오. 운전기사분께도 마음의 상처를 드린 데 대해 다시 사과드립니다. 저는 책임을 통감하며 TV조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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