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시절 국정원 연계설 등 의혹
김유식 디시 대표 "IT업계 사람" 언급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의 '여친 인증' 게시물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일베 운영자에 대한 궁금증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일베 운영자·소유자 누구인지를 두고 국정원 소유설, 청와대 관련설 등 숱한 루머가 돌았다.
지난 22일 일베 서버 압수수색을 진행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측은 25일 "당연히 운영자가 누구인지 알아야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며 "국정원 등 정치권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지난 몇 년 간 일베에는 세월호 희생자 비하, 노무현 비하 등 비난 가능성이 큰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면서 숱한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그러다보니 가장 많이 제기된 의혹이 바로 보수정권 시절 국정원 등과의 관련설이다.
2013년에는 국정원이 일베에 대해 동향 파악을 해왔다는 증거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 3차 공판에서 검찰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작성한 '주요 카페·커뮤니티 특이동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일베 이용자들은 정권 말에도 VIP(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복귀했는데, 지난 정부 말기와 비교할 때 대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거나, "일베에서 수다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한 글이 대표 글로 선정되는 등 정체성 되찾기 노력 중"이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 외에도 일베에는 원 전 원장 명의의 국정원 표창장 인증 게시글, 국정원 안보 특강 초청 인증 게시글 등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또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청와대 뉴미디어정책실 출신 인사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일베 게시물을 보고하고 확산을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대상이 된 게시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하거나 당시 야당을 향한 비난 등이 주내용이었다.
지난해 디시인사이드 김유식 대표는 이용자들과의 댓글 대화에서 일베 운영자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김 대표는 "일베가 국정원에서 만든 것인가"라는 한 이용자 질문에 "금시초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일베를 만든 강남 의사도 저희가 만나보고 인수한 쪽도 만나봤다"며 "인수한 곳은 대구광역시 쪽이다. 일베를 만든 사람이 12억원이 조금 안되는 가격에 사이트를 팔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일베 인수자가 국정원 직원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몇 번 봤는데 아니었다. IT업계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여친 인증'이 잇달아 올라오는 것을 방치했다는 증거가 발견되면 운영자도 엄하게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일베 운영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음란물 방조죄, 불법 촬영물 카메라 이용 촬영죄에 대한 방조죄 등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혐의는 요청에 따라 게시물을 삭제하고, 불법 게시물 업로드 회원의 신상정보를 제공하는 등 경찰 수사에 협조한다면 적용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워마드 편파 수사 논란' 당시에도 경찰은 일베 운영자를 음란물 유포 방조죄로 처벌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 같은 해명을 내놨다.
워마드 운영자는 논란 당시 수사에 비협조적이었고 도피로 의심되는 해외 출국을 했다. 반면 일베 운영진은 이번 여친 인증 논란이 불거진 이후 관련 게시물을 대부분 삭제했고 압수수색에도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