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했던 ‘광흥창팀’ 김종천‧탁현민‧조한기 ‘엇갈린 운명’
끈끈했던 ‘광흥창팀’ 김종천‧탁현민‧조한기 ‘엇갈린 운명’
  • 박아름 기자
  • 입력 2018-11-26 16:16
  • 승인 2018.11.27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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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김종천 후임 누구… 탁현민‧조한기 등 하마평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 [뉴시스]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사태로 탁현민-조한기 라인이 기회(?)를 맞게 됐다. 후임 자리에 탁현민 선임행정관과 조한기 제1부속실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 김 비서관과 탁 행정관은 한때 갈등설이 나돌기도 해 이번 ‘운명의 장난’을 보는 정치권의 시각이 더 흥미진진하다. 지난 6월 임 실장의 ‘간택’을 받아 의전비서관 자리로 승진한 김 비서관은 5개월 만에 불명예 사퇴를 한 반면, 당시 인사에서 배제됐던 탁 행정관은 ‘첫눈 사퇴론’과 함께 ‘승진론’이 함께 불거진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있다. 여기에 탁 행정관과 조 실장은 잘 알려진 아삼륙이다. 탁 행정관 본인이 아니더라도 조 실장이 김 비서관 후임으로 간다면 ‘첫눈’ 논란을 빗겨갈 여지도 크다는 분석이다.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지난 23일 청와대 인근에서 면허 취소 수준(혈중알코올농도 0.12%)의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청와대 회의에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라며 처벌 강화를 지시한 지 40여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직권 면직키로 했다.

김종천 의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권의 실세로 지목되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오른팔’로 불릴 만큼 핵심 측근이다. ‘비서실장의 비서실장’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한양대 86학번인 임 실장의 1년 후배로 학생운동을 함께했을 뿐 아니라, 임 실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야인(野人)으로 정치권 밖에 있을 때도 곁에서 정무 업무를 담당했다.

청와대 입성 직후에는 비서실장실 선임 행정관으로 일했고, 지난 6월 의전 비서관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김 비서관에게는 늘 ‘의전 능력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 서명식 때 문 대통령에게 ‘네임펜’을 건네고, 지난 9월 '포용 국가 전략회의' 때는 동선(動線) 실수로 문 대통령이 책상을 넘어가게 해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게다가 지난 10월 ASEM(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들 간 사진 촬영 때는 의전 실수로 문 대통령이 촬영을 못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첫눈 사퇴’ 시끌한데
‘승진론’도 ‘대두’

탁 행정관도 김 비서관과 마찬가지로 앞서 여성비하 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논란이 일며 지난 6월 사퇴 코앞까지 갔었다. 당시 탁 행정관은 “떠날 때가 됐다”며 사임을 표했지만, 임 실장이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는 말로 그를 붙잡아 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청와대가 예고한 대로 ‘첫눈’이 왔는데도 탁 행정관은 김 비서관과는 사뭇 다른 상황을 맞고 있다. 정부는 당시 임 실장의 ‘첫눈’ 발언이 농담 격이었다며, 탁 행정관을 다시 한 번 감싸 안았다. 탁 행정관 능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가 깊어 탁 행정관이 청와대에 계속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 관측이다. 탁 행정관이 내년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행사’에서도 역할을 맡았다는 구체적인 말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김 비서관 후임 자리에 탁 행정관의 승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탁 행정관은 행사 기획을 주로 담당하지만,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서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 불미스런 일들로 탁 행정관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높지만 내부에서는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다”며 “탁 행정관이 사임 의사를 밝혔을 때 만류했기 때문에 이제는 탁 행정관에게 어떤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지금은 탁 행정관 거취를 놓고 야권의 반발이 심해 당장 승진 인사는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고 관망했다.

이와 함께 불거지는 것이 ‘조 실장의 역할론’이다. 조 비서관은 참여정부 때 한명숙 국무총리의 의전비서관을 지냈고,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역임했다. 18대·19대 대통령선거 때는 문재인 후보 뉴미디어지원단장을 맡았다.

조 실장 역시 김 비서관에 앞서 의전비서관을 지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탁 행정관에 대한 야권의 반발이 더욱 커진다면 청와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 경우 조 실장을 ‘귀환’시킬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면서 “청와대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으면서도 거취가 불안정했던 탁 행정관 입장에서도 친분 깊은 조 실장이 의전비서관 자리에 앉는다면 청와대에 계속 남을 명분이 되지 않겠나”고 관측했다.

청와대는 김 비서관 후임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당분간 의전비서관실 홍상우 선임행정관이 업무를 맡기로 했다.

김종찬 ‘승진 임명’ 때
이상신호 포착… 풍문 사실?

이들의 ‘엇갈린 운명’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관심이 더욱 큰 이유는 이들이 한때 끈끈함을 자랑했던 ‘광흥창팀’이기 때문이다. ‘광흥창팀’은 문 대통령이 2016년 10월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인근에 대선 준비 사무실을 꾸려서 붙여진 이름으로, 친문(친문재인)의 핵심으로 꼽힌다. 임 실장이 당시 ‘광흥창팀’에서 좌장 역할을, 김 비서관이 총무 역할을 맡았다고 알려진다.

그런데 두터웠던 이들 관계가 지난 6월 김 비서관의 승진을 기점으로 이상신호가 온 것으로 알려진다. 임 실장이 자신의 ‘오른팔’인 당시 김 선임행정관을 의전비서관으로 승진 임명하고 자신과 손발을 맞췄던 당시 조 비서관을 제1부속실장으로 수평 인사하자 탁 행정관이 이에 불만을 가졌다는 풍문이 돌았다. 공교롭게도 탁 행정관이 같은 시기 사의를 표명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다만 탁 행정관은 당시 김 비서관과 인사 관련 갈등을 빚었다는 의혹에 대해 “김종천 의전비서관은 내가 청와대 안에서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이며 가장 적임자다. 신박한 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박아름 기자 pak5024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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