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자유한국당이 12월 중순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와 내년 2월 개최될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지역간 이합집산이 한창이다. 특히 친박 비박 등 고질적인 당내 계파갈등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찬성했던 복당파와 반대했던 잔류파까지 생기면서 사분오열된 상황이다. 구심점은 없고 사공은 많다보니 한국당내 친박 비박색이 엷은 초재선 의원들의 수심은 깊어지고 있다. 당의 미래가 백척간두인데 계파별 자리 나눠먹기만하는 당 지도부에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당을 리모델링 할 것이 아니라 재건축하자며 반3(병준.무성.성태)연대 결성 조심마저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일부 초선의원들이 9월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협위원장직을 자진해서 내려놓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재창당 수준의 당 혁신 촉구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순례, 김규환, 성일종, 김성태, 이은권, 김성원, 문진국 의원. 뉴시스
자유한국당 일부 초선의원들이 9월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협위원장직을 자진해서 내려놓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재창당 수준의 당 혁신 촉구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순례, 김규환, 성일종, 김성태, 이은권, 김성원, 문진국 의원. 뉴시스

- 계파 나눠먹기횡횡 리모델링 아닌 재건축해야
초재선 책임 있는 사람 비박.친박 다 정리해자

자유한국당 의석수는 112석이다. 그중에서 초선이 42, 재선이 32명으로 총 74명이다. 당내 3분의2로 가장 많은 숫자다. 초재선 의원들의 경우 3선급이상 당내 중진의원들에 비해 계파색이 엷다. 친박이니 비박이니로 나눠 계파간 갈등에 질려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복당파, 잔류파로 나뉘어 원내대표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당 대표 선거마저 그 연장선상에서 치러지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감을 갖고 있다.

일단 초재선 의원들은 통합과 전진이란는 모임을 형성해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1122일에는 원내대표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당내 비전과 전략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자리마저 계파갈등으로 얼룩지면서 초재선 의원들을 더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일단 친박계로 분류되는 유재중 의원은 친박 핵심으로서 권력을 행사하려 했던 사람들과 20대 총선 공천에서 무책임한 행동을 했던 사람들은 당을 떠나라고 일성했다. 사실상 친박계 핵심 인사들과 20대 총선당시 당 대표를 했던 김무성 의원을 겨냥해 일침을 날린 셈이다.

초재선 초청 원내대표 후보 토론, ‘계파갈등얼룩져

또 다른 친박계로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유기준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당원권이 정지된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해 그분들은 당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할 거고 그러면 총력을 보태는데도 도움이 안된다통합이 우선이고 개개인이 처해있는 현실을 당차원에서 도와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원권 복귀를 주장했다. 사실상 당원권 정지된 9명중 다수가 친박계 인사라는 점에서 우군확보를 위한 전략적 발언이다.

중립이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친박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나경원의원은 탄핵에 찬성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권의 무한 폭주의 근거를 만들어 준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다우리 이제 의원 112명이 모두 함께 나서서 싸우는 리더십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동참한 것에 대한 반성의 빛을 내비치면서 친박계외 비박계를 아우르려는 제스처인 셈이다.

비박계 대표적인 원내대표 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강석호, 김학용 두 의원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두 인사는 같은 김무성계보로 단일화를 누구를 중심으로 할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처럼 원내대표 출마 예상자들이 당의 미래나 비전 제시보다는 친박, 비박, 중립으로 나뉘어 계파별 성향을 강조하다보니 초재선 의원들의 실망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당내 비박계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 최대 계파를 갖고 있는 김무성 의원이 누구누구를 밀고 있다는 말이 회자되고 현직 원내대표이자 내년 전당대회 도전이 확실한 김무성계인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특정 인사를 밀고 있다는 사실아 당내 폭넓게 알려져 초재선 의원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 당 관계자는 솔직히 김무성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옥쇄 나르샤부터 패배에 대한 책임이 있는데 당권 도전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고 누구 누구를 지지한다는 것도 막상 후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김성태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다. 당권을 도전해 차기총선에서 공천을 좌지우지하고 이를 발판으로 서울시장에 나가겠다는 것인데 너무 속보인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 인사는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김무성-김성태 두 인사에 휘둘려 사실상 내년 전당대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를 밀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사실상 당내 유력한 3김이 당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내대표 선거가 전당대회와 맞물려 전초전 성격이 짙다보니 당권에 도전할 인사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의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원내대표 선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김무성 전 대표하고 김병준 비대위원장 사이에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를 김성태 원내대표로 하자는 어떤 묵시적인 동의랄까 이런 게 있다는 당내 분들의 해석이 많다그렇다면 혹시 (당에서 쫓겨난 )전원책 변호사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영입해서 당 대표에 출마를 해서 당선시키려면 준비하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데 2월 전당대회를 한다고 그러면 시간이 촉박해서 시기를 10월이나 6월로 미루자는 것이 시간벌기용이 아니였던가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1114일 라디오 방송에서 김무성 의원과 황교안 전 총리는 당권도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원내대표는 김무성 의원은 그런 문제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다. 수권 대안 정당으로서으 차기 리더십을 고민하면서 늘 후배들 잘 이끌어 주려고 하는 그런 마음이라며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황 전 총리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마른 자리에 계신 분들은 전대를 하면 이전투구에 3대 조상의 무덤까지 파헤치면서 싸우는 자리다관료 출신 이런 사람들은 전대에서 제대로 못싸운다고 당권 도전에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친 바 있다.

인위적 인적청산 당 반토막차라리 재창당해야

결국 당 지도부와 김무성 의원이 사실상 자기를 차기 당대표로 밀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초재선 의원들은 당내 혁신은 물 건너가고 특정 계파를 인위적으로 몰아내는 김병준 비대위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와 김성태 원내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 및 2016년 총선 패배 책임자 영남 다선 의원 등을 인적쇄신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에 해당 친박계 인사들은 발끈하면서 탈당할 수도 있다고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 마디로 누구를 몰아내고 누구는 남는 기준을 명확하지 않다는 불만이다.

초재선 의원들 분위기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초선 의원실 인사는 조강특위에서 17번까지는 내치고 18번은 살려준다고 하면 그 차이가 대체 무엇이냐는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인위적인 인적청산보다는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각도 있고 하니 김병준 비대위를 통한 당 리모델링이 물 건너 간 이상 당을 해체해 국민들 불만도 해소하고 재건축 과정을 통해 책임 있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내치면서 새롭게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게 낫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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