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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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대법원장을 상대로 한 초유의 화염병 테러에 대해 법조계가 대체로 경악하는 분위기다. 테러 당사자인 김명수 대법원장은 담담하게 예정된 지방법원 방문 일정을 수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김 원장은 화염병 테러 사건 이후 수원지법 안산지원, 수원지법 방문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출근길에 벌어진 테러 이후 정상출근 했으며, 기존에 예정된 방문 일정을 위해 대법원을 나섰다고 한다. 

대법원은 현재까지 김 원장 탑승 차량에 대한 화염병 테러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법원장 차량 화염병 테러 사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들은 "초유의 사태"라면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극우성향 단체가 판결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장 차량에 계란을 투척한 일은 있었지만 화염병이 테러 도구로 동원된 일은 그 유례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한 고등법원 부장급 판사는 "하급심 부장판사들에게 판결을 문제로 불만을 표출하는 적은 있었지만 대법원장을 상대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처음인 것 같다"며 "법원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참담하다"고 했다.

사건의 원인을 재판 거래 및 개입 등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 등으로 법원 판결의 신뢰가 추락했다는 데서 찾는 이들도 있었다. 또 이번 사건을 법원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으니 그래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벌였을 수는 있겠다"면서도 "하지만 판결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불을 지르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겠나. 사회질서 자체가 유지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이 피습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재판에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판사를 공격하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사법부의 권위가 도전받는 작금의 상황에서 이번 사건까지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사법부의 개혁을 통해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회복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8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남성 A(74)씨가 김 원장이 탑승한 차량을 향해 인화물질이 든 500㎖ 페트병을 던졌다. 

A씨는 돼지사육 농장 친환경인증 갱신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패소 판결에 불만을 품고 차량을 공격했다고 한다.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A씨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은 대법원장 화염병 테러 사건 이후 대법원·대법원장 공관 등에 대한 경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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