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2018년 12월 추천 가볼 만한 곳 ⑥

한천은 몸에 이롭고 다이어트에도 좋은 건강식품이다. 우뭇가사리를 이용해 우무를 만들고, 우무를 건조한 것이 바로 한천이다. 양갱이나 젤리 등에 들어가는 재료로 생각하면 쉽다. 밀양시 산내면에는 한천을 주제로 한 한천박물관이 있다. 한천체험관과 함께 들어선 박물관에는 한천의 유래와 역사, 제조 과정, 효능 등을 일목요연하게 전시한다.

한천박물관은 1460규모로 작지만 알찬 공간이다. 한천은 식이 섬유가 많아 건강식품이자 다이어트 식품으로 잘 알려졌지만,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한천박물관에 가면 한천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해소할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우뭇가사리를 세척하는 데 쓰는 세척기, 우뭇가사리를 삶을 때 쓰는 자숙용 가마솥 등이 전시된다.

한천에 대해 알려면 원재료인 우뭇가사리부터 알아야 한다. 우뭇가사리를 이용해 만드는 우무는 1300여 년 전 중국에서 전파됐고,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기호식품으로 많이 애용했다, 하지만 우무로 한천을 만든 것은 일본이다. 360여 년 전에 차가운 바깥에 내놓은 우무가 얼었다 녹았다 하며 바짝 마른 것을 우연히 발견했는데, 이것이 바로 한천이다. 처음에는 우무 말린 것이라 부르다가, 한 스님이 맛을 보고 추운 겨울날 하늘의 차가운 기운으로 만든 것이란 뜻으로 한천(寒天)이라 했다.

한천박물관 내부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한천박물관 내부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한천은 일부 공정을 제외하면 모두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하며, 만드는 데 꼬박 1년이 걸린다. 5월부터 시작되는 우뭇가사리 채취와 건조가 첫 과정이다. 8월이면 건조한 우뭇가사리를 밀양으로 옮긴다. 우뭇가사리를 세척하고 가마솥에 삶아 우무를 만든다. 우무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너른 논에 마련된 건조장에서 20여 일 동안 얼었다 녹았다 하며 바짝 마른다. 이것이 한천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우뭇가사리는 바다에서 나는데, 왜 한천은 밀양의 첩첩산골에서 만들까? 밀양이 한천을 만드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밀양한천테마파크가 위치한 산내면은 지명 그대로 산 안쪽에 자리 잡았다. 너른 분지를 가로막은 재약산, 운문산, 가지산 등 1000m가 넘는 산이 제법 기세등등하게 에워싼다. 산이 많으니 그만큼 일교차가 크다. 우무는 황태를 만드는 과정과 같아서 일교차가 큰 곳에서 얼었다 녹았다 해야 한다. 한천은 5이하와 5이상이 유지돼야 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산내면이다.

한천박물관 내에 있는 한천체험관에서는 한천을 이용한 먹거리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과일젤리와 구슬양갱 만들기, 창의력 양갱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한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한천에 물을 넣어 다시 우무로 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우무를 맛보기도 한다. 과일젤리 만들기는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인 뒤 선택한 한천 가루를 넣고 젓는다. 과일을 먹기 좋게 잘라 컵에 넣고, 식힌 한천 물을 부으면 된다. 구슬양갱 만들기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창의력 양갱 만들기는 천연색소로 색을 낸 슬라이스 양갱을 모양 틀로 자른 뒤 큰 슬라이스 양갱에 붙여 완성한다. 체험이 끝나면 수료증과 체험할 때 촬영한 사진을 기념품으로 준다.

한천에 대해 배우고 체험했으니, 이제 한천을 직접 맛볼 차례다. 한천박물관 건너편 1층에 한천 제품을 판매하는 한천명가’, 2층에 한천레스토랑 마중이 들어섰다. 한천명가에서는 직접 생산한 한천을 비롯해 양갱, 젤리 등 한천 가공식품을 판매한다. 마중에서는 한천샐러드를 곁들인 돈가스, 한천을 넣은 비빔밥, 한천이 들어간 라멘 등 건강한 음식을 낸다. 커다란 창으로 넓은 논이 내려다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우무 건조장이다. 12월부터 겨우내 우무를 건조해 한천을 만든다. 겨울철 밀양의 진풍경이다. 한천박물관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연중무휴)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한천으로 만든 면발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한천으로 만든 면발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표충사는 신라 무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죽림사로 창건해 영정사를 거쳐 조선 시대에 표충사가 됐다. 쇠락한 절집에 임진왜란 때 활약한 서산대사, 사명대사, 기허당의 위패를 모신 표충서원이 옮겨오면서 이름도 표충사로 바뀌었다. 불교와 유교가 공존하는 절집으로, 표충사 너머 천황산과 재약산의 풍경이 어우러진다. 밀양한천테마파크에서 표충사로 가는 길에 석골사,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시례호박소 등도 둘러보자.

밀양 시내로 들어가다 보면 밀양강과 단장천이 만나는 지점에 월연정이 있다. 조선 중종 때 월연 이태가 관직을 버리고 낙향해 머무른 곳이다. 석축을 쌓고, 자연 암반에 건물을 올렸다. 월연정으로 가는 짧은 길은 벼룻길을 따라 이어진 숲이 인상적이다. 밀양팔경 중 하나이며, 지난 2012년 밀양 월연대 일원이 명승 87호로 지정됐다. 월연정 입구에는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 똥개를 촬영한 월연터널이 있다.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사용한 터널로, 경부선이 이설되면서 일반 도로로 이용한다.

월연정을 휘감아 흐르는 밀양강은 밀양 읍내에 이르러 다시 한 굽이 휘감고 지난다. 밀양강이 감입곡류 하는 높은 절벽 위에 밀양 영남루(보물 147)가 있다. 진주의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꼽힌다. 규모가 제법 크고, 좌우로 능파당과 침류각이 월랑(계단식 지붕)으로 이어져 웅장하고 아름답다. 능파당의 계단을 이용해 영남루에 오르면 밀양강과 주변 풍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천진궁, 아랑각과 아랑유지비, 무봉사, 박시춘선생 옛집과 아동산을 끼고 쌓은 밀양읍성도 만날 수 있다. 영남루 북쪽에 자리한 밀양 관아지, 밀양독립운동기념관과 밀양화석전시관이 있는 밀양시립박물관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영남루 인근에 위치한 의열기념관은 약산 김원봉, 석정 윤세주 등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담은 곳이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암살에서 약산 김원봉이 재조명된 후 문을 열었다. 김원봉의 생가 터에 마련된 2층 공간에 의로운 일을 맹렬히 행한의열단과 그들의 행적을 꼼꼼히 전시한다. 의열기념관 앞으로 해천이 흐른다. 해천은 조선 성종 때 외부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밀양읍성의 해자다. 해천을 따라 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가 조성되어 영남루부터 밀양아리랑시장을 거쳐 의열기념관까지 둘러보기 좋다.

밀양시는 배우 전도연을 칸의 여왕반열에 올려놓은 영화 밀양의 고장이다. 준피아노학원 세트장은 카페 밀양으로 바뀌어 밀양을 추억하는 여행자들이 쉬었다 가는 공간이 됐다. 영화의 스틸사진, 작품에 등장한 오르간도 있다. 커피, 주스, 커피콩빵 등 먹거리와 경남밀양지역자활센터에서 만든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토요일 정오~오후 6) 영업하며, 일요일에 쉰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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