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례대표 승계 직후 교육위 간사 임명... “24년 당직 노하우 높게 평가”

[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오세정 바른미래당 전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국회의원 자리를 승계한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28정통 사무처 당직자 출신으로서 정직한 의정활동을 통해 사무처 당직자들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실에서 가진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부족한 저를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조직 및 선거 전문가로 인정해줘서 무한한 자긍심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의원은 민주당에서 오래 정치활동을 했다. 16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관, 국회정책연구위원, 민주당 조직국장, 홍보국장, 총무국장, 지방자치국장, 부대변인 등을 맡았고,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에서도 사무부총장을 맡다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최근까지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비례대표 승계 직후에는 곧바로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를 맡았는데 이는 임 의원의 정치 이력이 길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는 평가다. 다음은 임 의원과의 일문일답.


- '임재훈 금배지=김한길 정치 복귀 신호탄'?
- "양당 체제에 회의... 다당제 확립으로 국민 다양성 흡수해야"

-새정치국민회의부터 바른미래당까지 24년간의 당직 생활 끝에 첫 금배지를 달았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199510, 당시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새정치국민회의 창당 공채 1기로써 정치권에 들어왔다. 대부분의 당직을 정무 및 조직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정권 창출과 정권 재창출에 나름 이바지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크고 작은 선거 57회를 치르고 경험하면서, 물론 상당 부분 패했지만 그 속에서 많은 경험과 교훈을 얻었다. 그런 부분들이 내 정치활동의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바른미래당 교육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한 평가.

최근 현안이 되고 있는 유치원 3법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유치원의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는 문제, 사립유치원 설립자 즉 이사장과 원장의 겸직 여부 문제, 투명한 회계처리 문제 등이다. 여기에 더해 유치원 3법에는 복잡한 역학관계도 존재한다. 국민들 사이에서 많은 이견이 분출되고 있고 각 정당 사이에서도 상당한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지혜와 중론을 모아서 국민들 모두가 동의하는 3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으로서 또 교육위원회 간사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유치원 3법이 국민들 사이에 녹아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으나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국민 전체가 동의하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통하여 전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

남북 화해 협력 시대를 열리게 하고 한반도에서의 핵을 영구히 제거하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의 열정적인 노력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한미동맹은 중요하다. 최근 북미협상이 큰 진전이 없이 미국이 속도 조절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간의 군사적·경제적 조치들이 다소 과속하는 것들에 대해 한미 간 공조에 이견이 표출된 것은 우리의 전술적 실책이라고 생각한다.

몇 개월 만에 또는 몇 번의 정상회담으로 끝내려는 조급함은 결국 완전한 비핵화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아닌 어설픈 비핵화불완전한 비핵화로 귀결된다. 이는 한반도에는 더 큰 재앙으로 남게 되며 결국 남북한, 북미 간 대립의 씨앗은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남북한 간에는 상호 철저한 신뢰를 쌓아가는 부단한 교류협력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미국뿐만 아니라 UN 등 국제 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도 반드시 필요하다. 나아가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과의 협조도 필수다.

대한민국 내부에서조차 이 부분에 대해 완전한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대한민국 내에서의 신뢰와 소통, 의견 일치가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가지고 국민들과 소통하고 대화하고 특히 생각이 다른 정당과도 공조를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계별로 국민들에게 소상히 보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민족의 운명이 걸린 사안인 만큼 국민들에게 상세히 보고하고 소통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부분들만 개진이 된다면 국민들의 성원과 축복 속에서 한반도의 영구적인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 역시 대북정책과 관련해 국민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서 인가.

그렇다. 상당수의 국민들이 볼 때 북한의 비핵화 여정은 아직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UN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몇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희망을 가지고 있던 국민들이 지금은 회의적인 분위기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 남북 평화와 협력 강화 기조, 영구적인 비핵화에 약간의 불신이 드리워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에 이 같은 요인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본다.

사실 문 정부 지지율 잠식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 문제다. 민생 경제가 거의 도탄 지경에 빠져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국민들은 이미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부총리도 경질하고 정책실장도 경질하지 않았나.

그런데 정작 경제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민만을 바라보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경제 정책을 수정한다면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제 정파의 지지율 문제가 아니다.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 걸린 사안이다. 대통령의 결단이 요구된다.

 

-문재인 정부와 민노총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민노총은 그동안 노동자들의 근로여건 개선과 인권개선을 비롯하여 민주화운동에 기여하는 등 우리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한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다. 아울러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익과 노동 민주화에도 기여한 부분이 많기도 하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들어서 특히 민노총을 비롯한 진보단체들의 과도한 특권적 행태로 인해 국민들 사이에선 황제 노조라는 비판적인 여론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청와대에서 정의당은 반대했지만 여야가 합의한 탄력근로제와 심각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광주형 일자리 창출에도 반대하는 등 심각한 경제위기에 대한 국민적 위기를 극복하는 노력에 역행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정계에 입문해 김한길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김 전 대표의 정계 복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도 나오는데

김한길 전 대표님과는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일심동체의 자세로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해오고 있다. 부족한 제게 과분한 사랑을 주고 지금까지도 깊은 신뢰를 보내주셔서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

정계 복귀에 대해서는 나도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우리 정치 현장에서 김한길 전 대표님을 필요로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내년 펼쳐질 여러 가지 정치적 유동성에 대비해서 김 전 대표님이 가지고 있는 조직적 노하우, 전략적 사고, 역동적 리더십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정치권에선 임재훈이 배지를 단 게 사실 김한길 전 대표 정치 복귀 신호탄 아닌가라는 말들이 나오긴 한다. 과분하게 생각하고 또 영광으로 생각한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계개편이 확실시되는데... 구체적으로 김한길 전 대표의 역할론을 말한다면.

구체적인 복안과 플랜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 하지만 정치적 유동성이 심화될 때, 정치적 가변성이 증폭이 될 때는 정치권에서 김 전 대표님과 같은 경험과 경륜이 출중한 인물을 원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합리적 중도 개혁적 성향이시고 지난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 등에서 사실 정치적 책임 공방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위치에 계신다고 본다.

내년 초 정치적 격변기가 다가왔을 때 김 전 대표의 리더십이 반드시 발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 전 대표께서 완벽히 건강을 회복하셔서 국민들이 필요로 할 때 연착륙을 하셨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 ‘정치적 격변기라 했는데. 바른미래당도 예외일 수는 없어 보인다.

솔직히 원내 제3당으로서 가끔씩은 국민들에게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절대 종속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변수가 돼서 정계개편이 이뤄질 때 바른미래당은 오히려 이를 주도하는 집단이 될 것이다.

 

- 이언주 의원이 보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 중이다.

이언주 의원의 정치적 지향점과 철학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뭐라 단정할 수는 없다. 이언주 의원도 바른미래당의 소속 의원인 만큼 당을 전혀 도외시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바라건대 이 의원도 조직의 구성원이기에 당의 틀 안에서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 의원의 행보에 대해서는 그 부분의 고뇌와 고민 등 많은 부분에 동의하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보수대통합을 넘어선 반문연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부 분위기는 어떠한가.

보수대통합, 반문연대 등 인위적인 통합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통합이든 이합집산이든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따라서 바른미래당 소속 국회의원 30여 명과 모든 지도부들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국민들의 바람이 무엇인가 귀담아 듣고 있다. 국민들에게 희망과 신뢰를 줄 수 있는 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당의 역할이다.

 

- 경기도 안양시에 연고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안양시는 경기도 내에서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다. 도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안양 신성고를 졸업하고 안양에서 정치적 활동을 한 경험들이 있어서 사실 언제나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고 있다. 안양은 소비도시라 할 수 있고 서울의 배드타운 역할을 하기도 한다.

떠나는 안양에서 돌아오는 안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문제가 개선되거나 해결되어야 한다.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동시에 경쟁력 있는 교육을 통해서 만이 안양의 자긍심을 높이고 안양의 경쟁력을 강화시킴으로써 종국에는 살기 좋고 신명나는 안양이 될 것이다. 할 일이 있다면 열심히 하겠다

 

- 총선이 15개월가량 남았는데. 지역구로 안양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도 되나.

아까도 말했듯이 정계개편 등 내년 초에 정치적 가변성이 심화될 때 여러 가지 지역 상황과 분위기 그리고 나 자신의 준비 상태와 당과의 협력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지역을 선정할 것이다. 다만 연고지역이기도 하고 2008년에 도전했던 지역이기도 하므로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 바른미래당의 나아갈 방향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 추세임에도 왜 대안 정당을 자임하는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에 변화가 없는 것 인가에 우리당 모두가 뼈아픈 자성과 강한 문제의식, 위기의식이 있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당은 거대 양당 체제하에서의 정치 회의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대안정치세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과연 현재의 거대 양당 체제를 만들 수밖에 없는 선거제도, 지역구도 하에서 과연 제3당의 필요성만 가지고 존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본다.

반드시 선거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거대 양당이 아니라도 국민적 다양성을 흡수할 수 있는 제4당 등 다당제의 출현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바른미래당은 반드시 거대 양당 제체를 극복하고 합리적 대안정당으로서 반드시 성공한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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