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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우주 자립 엔진의 첫걸음을 떼다."

우리 기술로 만든 시험발사체의 75톤급 액체엔진 성능을 검증한 28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지휘소는 긴박했던 순간을 지나 감격에 휩싸였다.

이날 오후 330분경 고흥 외나로도 마치산 앞에 우뚝 선 시험발사체는 대형 피뢰침 세 개 안에 놓여 발사 카운트다운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발사 15분을 앞둔 오후 345분경. 발사체 내외부 상태, 기상 상황, 주변 환경을 고려해 발사가 적합하다는 최종 판단이 내려졌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발사체 개발진 등 100여 명은 손에 땀을 쥐며 카운트다운을 기다렸다. 통제지휘소엔 적막만 흐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내 시험발사체 중간부에서 압력을 조절하기 위한 흰 액체산소가 빠져나왔다. 산화제 공급 장치도 분리됐다.

"발사 30초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의 긴장감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10, 9, 8, 7, 6, 5, 4, 엔진점화, 발사. 굉음과 함께 시뻘건 화염을 내뿜으며 시험발사체가 하늘로 솟구쳤다.

발사체는 수직으로 빠르게 치솟았고, 이륙 2분 만에 엔진 정지가 확인됐다.

오후 45분경 최대 고도인 약 209에 도달했다가 오후 47분경 낙하하면서 50고도로 재진입했다.

오후 49분경 예상했던 경로대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접한 연구진은 감격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연소 목표인 140여 초를 넘긴 151초간 정상 연소하며 비행한 사실이 확인된 직후에는 곳곳에서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연구진은 서로를 격려하며 "우리 손으로 여는 우주시대의 꿈이 다가오고 있다"며 감격스러움을 표현했다.

한편 이번 비행으로 성능이 검증된 75톤급 액체엔진은 2021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 들어간다.

1.5톤급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저궤도에 올리는 게 누리호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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