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
"비방 목적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작업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서 해양경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가혜(30)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9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홍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홍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2014년 4월18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해경이 지원해 준다고 했었던 장비며 인력이며 전혀 지원이 안 되고 있다"면서 "정부 관계자들이 '시간만 대충 때우고 가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하는 등 허위 사실을 통해 해경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홍씨는 또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민간 잠수부들의 구조 활동을 막은 것처럼 허위사실의 글을 올린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표현 방법에 다소 과장되거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민관합동 구조 작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것으로서 주요한 동기·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홍씨가 당시 구조 담당자들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홍씨가 다소 과장되거나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했다"면서도 "거칠고 부적절한 것이기는 하나 피해자들에 대한 인신공격에까지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1·2심 판단에 대해 "명예훼손죄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확정했다.

한편 홍씨의 공익변론을 맡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선고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국민의 의혹 제기와 감시, 비판을 '허위'라는 프레임에 가둬 명예훼손죄로 수사하고 기소하는 경찰·검찰의 반민주적 행태가 중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