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김기태 퇴진’ 시위...본질은 ‘임창용 방출’이 아니다
4차 ‘김기태 퇴진’ 시위...본질은 ‘임창용 방출’이 아니다
  • 신희철 기자
  • 입력 2018-11-29 21:12
  • 승인 2018.11.2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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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 동행에 대한 비난 여론 높아
공정성과 기회 균등 상실한 ‘동행(同行)’
신인은 ‘동행(同行)’ 대상에서 제외 논란
계속 지적되는 투수 혹사 논란
[사진=김기태 감독 퇴진 운동본부 제공]

[일요서울 신희철 기자] 임창용 선수 재계약 불가와 방출은 도화선일 뿐이었다.

 

사실 2018 시즌 중에도 김기태 감독에 대한 팬들의 여론은 좋지 못했다. 이미 시즌 중에 광주 홈경기에서 일부 팬들은 김 감독 사퇴 요구 피켓을 몇 차례 들었던 적이 있다. 당시 김 감독 사퇴 요구의 원인과 현재 사퇴 요구의 원인은 비슷하다. 결론적으로 그동안 김 감독에 대해 누적된 불만이 임창용 방출 사태로 인해 한 번에 폭발한 것이다.

 

이러한 KIA팬들의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광주 1차 집회를 시작으로 분노의 여론이 식지 않고 있다. 2·3차 집회는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열렸다. 그 사이 들불 번지듯 1인 시위 릴레이도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도 구단과 김 감독은 묵묵부답이다.

 

이제 곧 4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김기태 감독 퇴진운동 본부’는 오는 12월 1일 오후 2시 광주시 동구 충장로 문화전당 앞 5·18 민주광장에서 4차 집회가 열린다고 예고했다. 그들이 모이는 이유는 누적된 불만과 변화 요구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문제 중 하나가 ‘동행(同行)’이다. 김 감독은 부임 이후 줄곧 ‘동행’을 강조하며, 선수단·코치들 모두 함께 하는 야구를 강조했다.

[사진=김기태 감독 퇴진 운동본부 제공]

◇ ‘동행(同行)’...알고 보니 ‘특정인’ 동행(?)

 

그러나 그동안 김 감독의 행보를 본 팬들은 ‘동행(同行)’이 단어 뜻 그대로의 동행이 아니라고 말한다. 알고 보면 ‘특정인’ 동행이라는 것이다. 동행의 본래 뜻대로라면 공정성을 기반으로 함께 하는 것이어야 한다. 공정성을 상실한다면 코드 인사와 다름없다.

 

팬들이 지적하는 대표적 ‘특정인’ 동행은 김민식의 주전포수 자리 보장이다. 2017시즌 KIA 우승 당시에도 김민식의 성적은 물음표를 갖기에 충분했다. 어찌 보면 우승에 가려 성적이 덜 부각됐을 뿐이다. 한 팀의 주전포수라기엔 부족한 성적이었다. 2017시즌 김민식의 성적은 타율 0.222 OPS 0.577 wRC+ 43.9 WAR -1.32였다. 즉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8시즌도 장타력이 소폭 상승했을 뿐 직전 시즌과 대동소이했다. 타율 0.245 OPS 0.685 wRC+ 71.1 WAR 0.84을 기록했다. 더욱 논란되는 부분은 수비다. 수비가 가장 중요한 포수 포지션에서 공을 잡지 못하는 포일이 너무 많다. 2017시즌엔 12개, 2018시즌엔 6개의 포일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같은 포수인 한승택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47 OPS 0.732 wRC+ 77.5 WAR 0.33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101 타석의 기회 밖에 부여받지 못했다. 김민식이 365타석을 부여받은 점을 생각하면 기회 분배가 공정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등판 기회가 압도적으로 적기 때문에 단순 포일 비교는 무의미하지만 어쨌든 한승택의 포일은 2017시즌 0개, 2018시즌 2개였다.

 

또 다른 ‘특정인’ 동행으로 많은 비판을 받는 것이 코치진 문제다. 이미 5년을 함께 한 이대진 코치는 2019시즌에도 동행이다. 자그마치 6년째 KIA 투수코치를 맡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코치의 능력 여부를 떠나 그동안 KIA의 마운드 사정이 너무 좋지 못했다.

 

이정도면 김 감독도 결단해야 했다. 성과 없는 코치에게 동행을 핑계로 계속 자리보전하는 것은 더 능력 있는 코치에 대한 기회 박탈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불과 2년의 코치 생활 밖에 하지 못한 유동훈은 무슨 이유에선지 KIA에서 방출됐다. 능력이 누가 더 나은지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기회의 균등과 공정성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018시즌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막대한 공헌을 세운 임창용도 방출됐다. 이러한 점을 봤을 때 김 감독이 주장하는 ‘동행’은 공허한 구호일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이 말하는 ‘동행(同行)’은 원칙을 알 수 없다.

 

◇ 신인은 ‘동행’ 제외(?)...최원준, 3시즌 동안 포지션 ‘오락가락’

 

신인인 최원준과 류승현에 대한 논란도 많다. 두 선수 모두 향후 KIA의 타선을 책임질 재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원준은 3시즌 내내 수비 포지션조차 고정되지 못한 채 포수와 투수를 제외한 ‘동행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워야했다. 외야는 물론, 1루, 유격수, 3루수까지 자리하며 그때그때 필요한 자리에 찾아들어가는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재능 있던 타격조차 오히려 퇴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분명 최원준의 타격 지표는 2017시즌보다 2018시즌에 큰 폭으로 퇴보했다. 2017시즌 타율 0.308 OPS 0.812 wRC+ 102.7이던 선수가 2018 시즌엔 타율 0.272 OPS 0.688 wRC+ 73.7로 대폭 하락한 성적을 나타냈다. 1라운드 지명자를 고정된 포지션도 없이 쓰는 팀은 KIA가 유일하다.

 

류승현은 데뷔 시즌인 2018시즌 3루수로 35경기를 출장했다. 어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근성 있는 모습과 뛰어난 타격실력으로 팬들의 기대를 샀던 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승현은 실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기회만 부여 받았다. 타율 0.307에 OPS 0.782의 준수한 성적이었다. 그가 부여받은 타석수는 고작 85타석이었다.

[사진=김기태 감독 퇴진 운동본부 제공]

◇ 투수혹사에서도 자유롭지 않아

 

김 감독은 투수 혹사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2018시즌 김윤동의 불펜 소화이닝은 82.2이닝으로 최충연에 이어 2위다. 2017시즌은 77.1이닝이었다. 최근 2년간 159.3이닝으로 전체 불펜투수 중 김강률에 이은 2위다. 2년 연속 불펜투수 중 소화 이닝 상위권이다.

 

에이스 양현종에 대한 혹사 논란도 많았다. 양현종은 시즌 말미에 부상을 당했고 올 시즌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거의 200이닝을 던졌다. 최근 5년간 누적이닝은 압도적 1위다. 그동안의 선례가 보여주듯 누적 이닝이 많은 투수일수록 기량 저하는 급격히 일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투수로 양현종을 세웠다.

 

◇ 지나친 번트 작전...불펜 혹사와 모순돼

 

또한 지나치게 잦은 번트와 작전지시도 김 감독이 비난 받는 이유이다. 특히 무사 2루에서 김 감독은 중심타선이 아니면 초반이라도 번트 지시를 많이 한다. 하지만 현 타고투저의 기류에서 경기 초반에 1아웃을 헌납하면서 주자를 3루로 보내는 작전은 오히려 상대 팀을 편하게 할 뿐이다. 번트는 경우에 따라 ‘득점확률’은 높아지지만 ‘기대득점’은 오히려 떨어진다. 게다가 KIA는 수년간 마땅한 불펜이 없어서 최영필, 김광수, 임창용 등 노장 선수들로 그 자리를 대신해 왔다. 경기 후반 3점~5점의 리드조차 자주 따라잡힌 점을 감안하면 경기 초반 번트는 더욱더 아웃카운트 낭비다.

 

잦은 번트 작전은 불펜 혹사와도 모순된다. 특정 불펜을 자주 등판시킬 정도로 불펜의 자원이 약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김 감독이다. 그렇다면 경기 초반 번트보다는 기대득점 높은 강공을 지시하는 것이 상식이다. 불펜은 불펜대로 혹사시키면서 경기 초반부터 번트를 대는 것은 분명한 모순이다.

 

◇ 동행을 가장한 선수기용...무의미한 대주자, 대수비 기용

 

대주자, 대수비에 대한 기용도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든 엔트리를 소모하기 위한 대주자, 대수비 기용도 보인다. 6~7회부터 중심타선의 이른 대주자 교체는 경기 후반 뒷심이 필요할 때 아쉬움을 남기는 경우가 많았다. 대주자와 대수비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만큼만 기용해야 한다. 기용을 위한 기용은 절대 기회의 균등이 아니다. 이러한 무분별한 선수기용 또한 ‘동행(同行)’을 가장한 김 감독의 아집 또는 독단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 외에도 주자 없는 상황에 고의볼넷 지시, 경기 규칙 이해부족으로 인한 잦은 해프닝 등 김 감독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사진=김기태 감독 퇴진 운동본부 제공]
[사진=김기태 감독 퇴진 운동본부 제공]

◇ 궁극적인 동행 대상은 팬들이어야 한다

 

팬들이 1인 시위와 네 차례에 걸친 집회를 할 정도면 이제 구단도 공식적 입장 표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기태 감독 또한 팬들의 목소리에 응답할 때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여론에 귀를 열고 김 감독 스스로 변하는 것이다.

 

이대로 시간만 흐른다고 해결될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지금처럼 묵묵부답 소통 없음이 지속될수록 김 감독의 자리는 더욱 풍전등화가 될 공산이 크다. 추후에는 더 사소한 사건으로도 여론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김기태 감독이 강조하는 ‘동행(同行)’은 팬들이 최우선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신희철 기자 hichery8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