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 공동조사가 30일 시작된다. 다음달 17일까지 서해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과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을 운행하며 선로 상태뿐만 아니라 터널과 교량 등 시설의 안전성도 점검한다.

남측 기관차 1량과 열차 6량(발전차, 유조차, 객차, 침대차, 침식차, 물차)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서울역을 출발해 오전 8시께 도라산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도라산역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송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남측 열차는 환송행사 후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오전 9시께 북측 판문역에서 북측 기관차에 인계된다.  

남북 공동조사단은 곧바로 경의선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시작한다. 정부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 기관사 등 총 28명으로 꾸려진 조사단은 북측 철도성 관계자 등과 함께 6일간 열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400㎞ 구간을 조사한다.     

경의선 구간 공동조사가 마무리되면 평양으로 이동한 다음 열차는 평라선을 이용해 원산으로 이동하고, 남측 조사단은 육로로 귀환하게 된다. 공동조사 구간 이외의 지역은 노출하지 않겠다는 북측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해선 공동조사는 다음달 8일부터 17일까지 10일간 진행된다. 남측 조사단원은 금강산역에서 안변역 구간을 버스로 이동하며 선로 등을 점검한 다음 안변역에서 열차에 탑승할 계획이다.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 이어지는 선로의 안전성 등에 대한 북측의 우려를 반영한 동선으로 알려졌다.  

안변역에서 동해선 조사단원을 태운 동해선 공동조사 열차는 원산, 함흥, 길주 등을 지나 두만강까지 이동하게 된다. 금강산에서 두만강까지 이어지는 동해선 구간을 남측 열차가 운행하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동해선 총 800㎞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가 마무리되면 남측 조사단원은 원산에서 버스를 타고  복귀할 계획이다. 공동조사 열차는 원산에서 평라선을 이용해 평양으로 이동한 다음, 다시 개성까지 내려오게 된다. 이후 남측 기관차에 연결해 서울역으로 귀환하게 된다. 

남북은 철도 공동조사에 관한 대략적인 일정을 사전에 조율했으나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철도 공동조사를 마친 후 철도 연결 및 현대화 관련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어느 구간부터 할지,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고 분담할지 등에 대해 검토하고 북측과도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공사는 비핵화 진전에 따른 대북제재가 완화돼야 시작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정부는 상징적 의미의 착공식을 연내 개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또한 미국 등과 협의하며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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