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오두환 지가] 네덜란드의 한 교회에서 아르메니아 난민 가족의 추방을 막기 위한 일종의 '필리버스터 예배'가 약 5주째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법에 의하면 경찰 당국은 예배기간 동안 예배당에 입장할 수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베델 교회에서 교파를 불문한 450여명의 성직자들이 모여 지난달 26일부터 한 가족을 위해 릴레이 예배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법은 최소 한 명 이상의 신자가 예배에 참석해야 '예배의식'으로 인정한다. 이에 따라 헤이그의 주민들도 돌아가며 예배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델 교회에는 헤이그에서 9년 동안 거주했던 아르메니아 가족이 피신 중이다. 부부와 21세, 19세, 14세 자녀로 구성된 이 가족은 아르메니아에서 정치 활동에 따른 살해 위협을 피해 네덜란드로 망명했다. 

네덜란드는 5년 이상 네덜란드에 거주한 자녀를 둔 가정에 대해 '아동 사면' 형식으로 예외적인 이민권한을 부여한다. 그러나 2015년과 2016년 유럽 이민 사태로 이후 네덜란드는 이민 기준을 강화하며 난민 추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2013년 이후 접수된 1360건의 아동 사면 신청건 중 정부의 정식 이민허가가 난 경우는 100건에 불과하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 아르메니아 가족에게도 9월 중 네덜란드를 떠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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