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체코 원전 세일즈에 국내 ‘탈원전’ 비판 고조
文 대통령, 체코 원전 세일즈에 국내 ‘탈원전’ 비판 고조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8-11-30 19:17
  • 승인 2018.11.30 19:37
  • 호수 1283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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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G20 유럽 방문중 체코에 들어 원전 세일즈에 나선 점이 국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야당에서는 탈원전을 하면서 해외에서 원전을 파는 게 앞뒤가 안맞다며 ‘탈원전’을 폐기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에너지 전환정책’과 ‘탈원전’은 별개라고 반박에 나섰다. 
 

뉴시스
뉴시스

- 靑, 탈원전?, ‘에너지 전환정책’이라고 불러달라 ‘읍소’
- 野, 한국은 ‘탈원전’하면서 남에게 수출? 국민투표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뒤인 2018년 6월 “원전은 안전하지도 저렴하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다. 탈핵 시대로 가겠다”면서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기존 원전 설계수명 연장 포기, 연장 가동 중인 월성 1호기 폐쇄를 선언했다. 사실상 탈원전이다.  

현 정부는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공론조사를 통해 공사 재개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에도 탈원전 등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해서는 어떠한 공론조사나 국민투표도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국내에서는 탈원전(청와대는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칭함)을 추진하면서 최근 G20 유럽순방차 체코를 방문해 ‘원전 세일즈’ 나선 것에 대해 야3당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1월 28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프레스센터에서 한ㆍ체코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안드레이 바비쉬 체코 총리를 만나 체코의 원전 건설 추진 시 한국 기업 참여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체코 정부가 향후 원전 건설을 추진할 경우 우수한 기술력과 운영ㆍ관리 경험을 보유한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안전하지도 저렴하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던 文

이어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은 현재 24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경우도 사막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비용 추가 없이 공기를 완벽하게 맞췄다” 등의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며 원전 수주 지원전에 나섰다.

체코 바비쉬 총리는 이에 대해 “한국의 원전 안전성에 관한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는 브리핑이 나오자 여야는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는 원전 없는 시대로 가기 위한 에너지 전환 정책은 60년 이상 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나, 야 3당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국민투표에 붙이자고 몰아붙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탈원전’에 대해 ‘국민투표’를 내세우며 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체코까지 간 마당에 원전수출을 반드시 성사하고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체코에서는 우리 원전이 최고라하고 우리 국민앞에서는 없애야 한다는 모순은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탈원전을 철회한다면 조건 없이 현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국민투표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 부의장은 “저는 정부가 탈원전에 대해서 우리 국민의 의견을 모으는 절차를 밟아줄 것을 정식으로 건의한다”며 “독일은 탈원전 결정을 위해 20년 넘게 의견을 모았고 스위스도 국민투표를 5번 실시했다. 탈원전을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했다.  

탈원전에 동의하는 정의당 역시 국민여론 수렴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대선 출마 당시 탈원전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삼기까지 했다.

60년간 육성한 원전 인프라 근본부터 무너져...

실제로 국내 소재 대학의 원자력학과에는 학생 지원이 끊기고 부품 업체들이 무너지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하던 원전산업은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만약 정부 계획대로 2029년까지 원전 10기를 폐쇄하고, 2023년 신고리 6호기를 끝으로 더 이상 신규 원전을 짓지 않는다면 60년간 육성한 원전 인프라는 근본부터 허물어지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반면 무분별한 태양광, 풍력발전이 계속되면 전국 산지를 깎고, 숲을 없애고, 저수지를 뒤덮어진 국토는 황폐화될 될 것이란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특히 10조 원을 들여 매립한 새만금까지 태양광 패널로 깔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탈원전은 60년을 내다보고 하는 것이며,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 이유에는 좁은 국토에 밀집된 원전으로 인한 안전성을 고려한 한국적 상황이 있다"며 "에너지 전환 정책과 원전 수출은 별개의 얘기"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원전 산업은 장래 시장 규모가 연 수백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454기가 가동되고 있는데, 56기가 건설 중이고 89기의 건설 계획이 잡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한 나라만 향후 25년간 16기의 원전을 건설하려 하고 있는데 100조원짜리 프로젝트다. 탈

원전 선언국은 한국 외에는 독일·스위스·벨기에·대만의 4개국인데, 그중 대만은 며칠 전 국민투표로 탈원전 정책을 폐기했다. 대만은 지난달 24일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2025년까지 가동 중인 모든 원전을 중단시킨다’고 규정한 전기법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안건이 찬성 589만5560표(59.5%)로 가결돼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기로 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