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찾사가 왜 그랬을까?

이재명 경기지사 [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이 유튜브 판 ‘강적들’ 와일드 버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매주 월요일, 목요일 방송되는 ‘주간 박종진’은 다양한 정견의 국회의원들과 함께 김갑수 문화평론가, 이봉규 시사평론가, 황태순 정치평론가,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 등이 출연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주제의 이슈들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봉규 “이재명과 청와대 간 권력다툼 벌어지고 있다”
박종진 “이재명 지사, 문재인 대통령 곤란하게 했다”

‘주간 박종진’ 18회는 지난 29일 서울 퇴계로에 위치한 일요서울신문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진행자 박종진 전 앵커와 함께 김갑수 문화평론가, 이봉규 시사평론가가 출연했다. 

이날 토론 주제는 최근 압수수색까지 당하며 사면초가 위기에 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오세훈 전 시장, 집단 폭행 저지른 민주노총 등이었다.

준용 씨 불법채용 의혹 거론
대통령에 대한 도전?

이날 방송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 수사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과거 특혜채용 문제를 거론한 뒤 친문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당원 등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방송 시작과 함께 진행자인 박종진 전 앵커는 “이재명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 씨의 불법취업 논란과 관련해서 다시 한 번 문제를 삼았다”라며 “의혹 부분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면서 역린을 건드렸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이 아니냐”라고 말하며 언론과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그러자 김갑수 문화평론가는 “의견을 보태지 않고 사실 관계만 말하겠다”라며 “거의 모든 언론이 이재명이 문준용을 걸고넘어져서 물귀신 작전을 폈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평론가는 “너무나 이상하다 사실관계가 분명한데”라며 “이재명 씨가 왜 경찰수사를 받고 검찰 기소 직전에 있고 왜 이런 일이 생겼냐. 누가 고발을 해서 생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정렬 변호사와 궁찾사 멤버들이 고발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궁찾사(혜경궁 김씨 찾기 국민소송단) 회원 3245명은 지난 6월 법률 대리인을 맡은 이정열 변호사를 통해 ‘혜경궁 김씨’ 계정을 운영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 등을 고발했다.

김 평론가의 말은 고발한 내용이 고발장에 있고 수사기관은 고발 내용에 적혀 있는 대로 계정 주인이 누구인지 트위터 글의 사실 여부만 따지면 된다는 얘기다. 이 지사가 문준용 씨를 언급한 것도 물귀신 작전이 아니라 고발장 내용을 그대로 말한 것뿐이라는 주장이다.

이봉규 시사평론가도 “진실을 밝히면 된다. 법정에서 밝히면 된다”라고 김 평론가의 주장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의 행동에 대한 해석은 달랐다.

이 평론가는 “(이재명 지사가) 뭔가를 쥐었다”라고 말하며 “쥔 건 작은 게 아니라 큰 거를 쥐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 등에 나온 이재명 지사의) 표정을 봐라”라며 “청와대에 대고 이야기하는 거다. 직접적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나 건드리면 골치 아픈 순간 맞는다”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이재명과 청와대 간에 센 권력다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렬 변호사 [뉴시스]
이정렬 변호사 [뉴시스]

‘대통령 불편한 일일 텐데’
고발 의도 따로 있다?

김갑수 평론가는 이봉규 평론가가 말한 ‘이재명과 청와대 간 권력다툼’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대신 궁찾사의 고발 의도를 의심했다.

김 평론가는 “(이재명 기사와 아내를) 고발한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끔찍이 위하는 사람들 아니냐”라고 물으며 “그런데 왜 고발장에 문준용 건을 잔뜩 써 놨을까. 세상에서 시끄러워지고 문재인 대통령한테는 불편한 일일 텐데 왜 이런 고발장을 썼을까”라고 출연진에게 물었다.

이어 “고발한 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불편하거나 말거나 상관이 없다는 얘기냐”라며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박종진이 “이정렬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으로 기억한다”라며 “(이 변호사와 궁찾사가) 문재인 정부에 해를 끼치려고 했다는 거냐”라고 되물었다. 

이에 김 평론가는 “나는 잘 모르겠다. 의문을 제기한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 평론가는 “이재명과 변호사가 짜고 했다는 거냐”고 되묻는 등 출연자들은 궁찾사의 고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고심했다. 

토론 열기가 식어갈 즈음 박종진이 정리에 나섰다. 박종진은 “이재명 지사를 굉장히 곤란하게 만들고 문재인 대통령도 곤란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평론가는 “일타쌍피”라고 호응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 평론가는 궁찾사의 정체와 함께 고발 의도를 지속적으로 의심했다. 그러면서 과거 김어준이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것처럼 자신도 “궁찾사가 왜 그랬을까”라고 시청자들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 

“트위터 사건 본질은 이간계”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많지만 이재명 지사가 문준용 씨의 불법취업 논란에 대해 언급한 건은 고발장에 적힌 내용을 언급한 수준이었다. 실제 이 지사는 문 씨의 불법 취업 논란에 사실이 아니라는 자신의 생각을 밝힌바 있다. 

지난 26일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를 수면 위로 올린 것은 트위터 사건 고발장”이라고 밝힌바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발장 관련 문의가 많아 공유해 드린다”면서 이런 입장을 냈다. 

그는 “트위터 ‘정의를위하여(@08__hkkim)’ 계정주사건 고발장에는 총 39건의 트위터 게시물을 적시한 ‘범죄일람표’가 있다. 그런데 39건 대다수가 문준용씨 취업 등 문 대통령 관련된 내용”이라면서 “피고발인에게 문 씨 취업의 법리적 입장을 내놓게 강제하며 문 씨를 수면 위로 올린 것은 바로 이 고발장”이라고 했다.  

이어 “진짜 문제는 이 같은 고발장의 의도”라며 “피고발인이 문 씨를 언급하게 한 뒤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상식적이지 않은 변호인 의견서 왜곡 유출 과정만 봐도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의심 배경으로 “피고발인 측(이재명 지사) 변호사는 39건의 범죄일람표를 적시한 고발장 의견서를 22일 검찰에 제출했다. 그러자 곧바로 다음 날(23일) ‘이재명 지사 측이 문준용 씨를 언급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면서 변호인 의견서 일부가 악의적으로 왜곡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또 “의견서에 ‘문준용 씨의 특혜취업은 허위라고 확신한다’는 내용이 분명히 기재돼 있지만, 왜곡 유출 과정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이 지사 부부는 왜곡된 소문을 바탕으로 마녀사냥을 당해야만 했고, 이 지사는 그 이튿날 24일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논란을 일단락했다”고도 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자 이제는 22일과 23일 과정은 빼고 ‘이재명이 문준용을 직접 언급했다’며 또다시 왜곡된 마녀사냥이 가해지고 있다. 고발장부터 지금 벌어지는 현상까지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는 문 씨의 특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이와 관련해 더 이상의 왜곡과 음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썼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 고발인 측이 문준용 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고발내용으로 해서 변호인으로서는 당연히 이것의 의혹을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확대해석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문준용 씨 특혜 취업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이미 이 지사가 밝혔고, 변호인 의견서에도 적혀 있다”며 “문준용 씨를 왜 굳이 고발내용에 담아서 공격거리로 삼고, 이런 고발인 측의 의도가 뭔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와 제 아내는 물론 변호인도 문준용 씨 특혜채용 의혹은 ‘허위’라고 확신한다”며 “트위터 사건의 본질은 이간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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