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철도 관련주 잔치인데, 홀로 겨울나기 하는 대호에이엘 개인투자자들

대호에이엘 홈페이지 캡쳐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지난 9월 이후 거래 정지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대호에이엘의 개인투자자, 소액주주들이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대호에이엘은 앞서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통보 및 과징금 등 중징계를 받았다. 또 한국거래소가 후속 조치로 주권 매매 거래를 정지시키자, 혹시 상장폐지까지 가는 것은 아닌지 투자자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유엔(UN) 안전보장위원회가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대북 제재를 면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상승세를 맞은 또 다른 남북경협 철도주들과 대조되는 모습에 대호에이엘 투자자들의 한숨만 깊어가고 있다.


이른바 ‘대호에이엘 사태’는 지난 9월 5일 시작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같은 날 회의를 열고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대호에이엘과 전 대표, 담당임원 2명 등에 대해 검찰통보 조치를 결정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과징금 2억6740만원을 부과하고, 2019년부터 2년간 감사인 지정을 조치했다. 대호에이엘은 2012~2014 회계연도에 종속회사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했음에도 이를 인용해 재무제표를 작성했고,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한 혐의로 드러났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대호에이엘 감사 절차를 소홀히 한 회계법인과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도 손해배상공동기금 적립과 감사업무 제한 2년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선물위원회 제재 결정에 따라 대호에이엘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갑작스러운 거래 정지에 투자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철도 차량 부품을 생산하는 대호에이엘은 대표적인 남북한 경제협력 관련주로 분류된다. 때문에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그렇지 않아도 당시 3차 남북 정상 회담과 관련한 우리 측 특사가 평양에 파견되면서 남북경협주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던 터라 거래 정지의 더욱 충격이 심했다. 지난해 1160원이던 대호에이엘 주가는 올해 6월1일 8980원까지 급등했다가 5420원으로 하락했다.

세 달여가 흐른 현재도 대호에이엘의 주가는 5420원, 거래 정지는 풀리지 않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4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으로 결정된 대호에이엘(069460)의 상장적격성 유지 여부 심의를 위해 지난 8일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했다고 9일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결과, 대호에이엘과 관련하여 오는 2019년 3월 31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하고, 개선기간 동안 동사 발행 주권의 매매거래정지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아무런 죄도 없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은 대호에이엘의 범죄 혐의와 전혀 무관한 이들이다. 더욱이 대호에이엘의 범죄 혐의 사실도 절대 알 길이 없었다. 당연히 개인투자자 보호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대호에이엘 피해자 모임’을 결성, 단체 행동에 나섰다. 자신들의 피해 상황을 알리고 대호에이엘 거래 정지가 풀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상장 폐지 수순을 돌입한다면 대호에이엘, 회계 감사 법인 등과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호에이엘 피해자모임의 한 관계자는 “2014년 이전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의한 주권 매매 거래 정지는 부당하다”면서 “당시 거래 정지나 상장 적격성 심사 필요성은 ‘없음’으로 결론 났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런데 2018년 9월5일 대호에이엘에 주권 매매 거래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너무 부당한 일”이라며 “주주들은 현재의 대호에이엘 재무상태 및 대북주들 성장 잠재력, 한국거래소의 추천 등을 믿고 푼돈을 모아 투자한 죄가 전부”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대호에이엘 사태처럼 거래를 정지시킨다면 개인주주들은 대한민국의 어디서 정보를 얻고 어느 기관의 판결을 믿고 거래를 하느냐”면서 “투자자 보호라는 가치는 모두 배제된 사건 처리 과정”이라고 비난의 날을 세웠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소액 주주들은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거래재개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대호에이엘 대주주 및 관계자 그리고 대표이사는 하루빨리 자구책을 마련하여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호에이엘이 개선기간 동안 어떤 개선책을 계획, 실행하고 한국거래소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이들의 갈등 방향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호에이엘은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서 “공식적인 답변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북 철도 관련주로 주목, 대호에이엘은 어떤 기업인가?

중소기업 코스피(KOSPI) 상장사 대호에이엘은 지난 2002년 10월 인적 분할로 신설되었으며 알미늄코일, 알미늄환절판 등을 주 영업목적으로하고 있다. 상장일은 2002년 11월 11일이다. 대표자는 노영호씨이며,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1263억 1969만 원이다.

대호에이엘의 사업부문은 알미늄 코일(Coil), 판재(Sheet) 및 고품질 환절판(CircleSheet)을 전문 생산하는 알미늄 부문과 철도시설(TSC) 및 철도차량 관련 소재 임가공 등을 영위하는 철강제조 부문이 있다.

그 중 알미늄 압연업은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하는 장치산업으로 두께의 균일성 유지를 위해 기술의 축적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매출구성은 AL COIL 63.92%, AL CIRCLE 33.15%, 철도차량 2.93% 등으로 구성됐다.

대호에이엘은 철도차량분야의 객차부분에서 축적된 기술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국내 고속전철, 경전철, 지하철 외 해외 고속전철에도 더욱더 판로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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