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민평·정의 야3당 연동형비례대표제 ‘목숨’ 거는 까닭
바른·민평·정의 야3당 연동형비례대표제 ‘목숨’ 거는 까닭
  • 박아름 기자
  • 입력 2018-12-05 11:54
  • 승인 2018.12.05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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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지지율↓ 악재 거듭… 이대로면 2020년 총선 후 ‘당 존폐’ 미지수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야3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단 촉구 연좌 농성에서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민주평화당의 정동영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의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야3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단 촉구 연좌 농성에서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민주평화당의 정동영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의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야3(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조급해졌다. 선거제 개혁의 마감시한이 임박했기 때문. 3당은 공동기자회견·철야농성 등을 벌이며 투쟁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급기야 선거제 개혁을 내년 예산안 처리와 연계 처리하자며 패키지딜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공조를 단순한 연대로 바라보지 않는다. ‘거대 양당제 철폐라는 주장은 명목일 뿐 그 속내는 따로 있다는 것. 보수 야당인 바른미래당과 친여(親與) 성향의 민주평화당·정의당이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각 당의 존폐 위기와 맞닿아 있는 야3당의 행보를 짚어 봤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5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결단을 촉구하는 단체 행동을 이어갔다.

3당은 이날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결단 촉구를 위한 농성을 벌였다. 3당은 전날부터 41조로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철야시간을 제외하고 2시간 간격으로 바른미래당 2, 민주평화당 1, 정의당 1명이 릴레이로 농성하는 방식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정당 득표율대로 의석수를 배분하는 제도다. 즉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정당 명부에 각각 1표씩 행사하면 그 중 정당 투표 결과가 전체 의석수와 연동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정당이 10%의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다면 전체 의석의 10%를 가져가게 된다.

이런 가운데 야3당은 예산안 처리협상 카드로 꺼내들었다. 3당은 지난 4일 국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며 오는 9일 정기국회 종료 전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제 개혁안을 동시 처리하자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편 (연계 처리는) 국민의 뜻으로 협치의 길을 이루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민주당이) 한국당과 짬짜미로 예산안을 처리하고 선거제 개혁을 무산시킨다면, 두 거대 정당은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했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예산안 처리만큼 선거제 개혁도 시급한 만큼 두 가지를 함께 처리해야 우리의 문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고 처리하면 된다예산안을 볼모로 해서 선거법을 관철하는 것에 대해 어느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예산안과 선거제를 연계하자는 것은 선거제 개편을 졸속으로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친여(親與) 성향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이 같은 패키지딜을 꺼내들며 여당을 압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 5당 지도부가 연일 협상 테이블을 열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평행선 달리기를 지속할 경우 국회 공전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3당 벼랑 끝 전술
예산-선거제 패키지딜

3당이 이 같은 무리수를 감행하면서까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뛰어든 것은 당 존립의 명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당내 문제가 악화일로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현행 소선거구제로 2020년 총선을 치를 경우 야3당 모두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선 바른미래당의 경우 당내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 내홍 격화,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의 탈당설 등이 심각한 문제다. 평화당은 가시적인 내분은 없지만, 바른미래당과 마찬가지로 일부 의원들의 탈당설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까지 정당 지지율을 보면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엎치락뒤치락 지지율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야3당 중 현재 유일한 교섭단체지만 정치권에서는 2020년 총선 후 바른미래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잃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정의당의 경우 한 때 자유한국당까지 따돌리며 창당 이래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교섭단체를 형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당이 국민의 뜻이다’ ‘노회찬 의원의 유지를 받든다는 등 명분을 내세웠지만 사실 당리당략이 아니겠느냐보수 야당 소속 의원들은 예전에 여당 소속일 때는 분명 선거제 개편에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여당도 마찬가지겠지만 선거제 개편이 곧 차기 총선 정계개편 유무가 달려있기 때문에 여러 셈법이 난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3당은 올해 내 선거제 개혁을 완수하는 데 사활을 걸 전망이다. 연내 개편이 무산될 경우 추후 선거제가 개편된다 하더라도 2020년 총선에는 적용하기 어려워진다. 더욱이 내년 상반기부터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총선 국면에 들어가면 선거제 개혁 논의는 급격하게 동력을 상실할 공산이 크다.

, 수용가능성 내비쳤지만
위기 모면카드일 공산 커

반면 민주당이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곧이곧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민주당의 경우 현행 소선구제대로 2020년 총선을 치르면 과반의석을 확보할 공산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초반 고공 행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6.13지방선거 후 보수 야권이 재빠른 보수통합정계개편에 착수하지 못하며 어부지리로 기득권 유지에 유리한 정국이다.

결국 야3당의 공조에 압박을 느낀 민주당이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수용 가능성을 내비치긴 했지만 이는 위기 모면전략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당이 선거제도 개혁 공동전선을 구축하면서 여당인 민주당의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평화당·정의당과의 범여권 개혁입법연대가 허물어질 경우 수월한 국정 운영을이 어려워진다. 최악의 경우에는 정국주도권이 한국당으로 넘어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일단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연동형수용가능성을 내비쳤을 뿐 실제로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박아름 기자 pak5024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