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호텔서 일왕 생일파티…시민단체 “국민 기만 축하 파티 중단하라”
서울 호텔서 일왕 생일파티…시민단체 “국민 기만 축하 파티 중단하라”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8-12-06 22:00
  • 승인 2018.12.0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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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한남동 한 호텔에서 열린 아키히토(明仁) 일왕 생일 기념행사에 시민사회단체가 항의하고 있다.  일본은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12월 23일)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일본은 매년 12월 각국 재외공관 주최로 '내셔널 데이 리셉션'을 열고 주재국 정·재계 인사들을 초청해 왔다. [뉴시스]
6일 오후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열린 아키히토(明仁) 일왕 생일 기념행사에 시민사회단체가 항의하고 있다. 일본은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12월 23일)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일본은 매년 12월 각국 재외공관 주최로 '내셔널 데이 리셉션'을 열고 주재국 정·재계 인사들을 초청해 왔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6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아키히토(明仁) 일왕 생일 기념행사가 열리자 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거리로 나왔다.

이날 오후 5시경 애국국민운동대연합, 활빈단, 조선의열단 등의 시민단체들은 일왕의 생일 기념 리셉션이 열리는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한 호텔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민들을 기만하는 일인 일왕의 생일 축하 파티를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이날 행사를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사 참여 인원이 입장하는 호텔 앞으로 나섰다.

이들 단체는 준비해 온 욱일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일부는 호텔 앞을 지키고 서 있는 경찰들을 밀치는 등 몸싸움을 하며 "너희들 일본 순사냐, 뭐하는 거냐"고 외치기도 했다.

집회에 참여한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아베 신조 총리도 그렇고 일본 왕도 모두들 A급 전범들이다. 그런 이의 생일 파티를 한국인의 정기가 서린 남산에서 하는 것은 괘씸한 일"이라며 "강제징용에 사과도 받지 못했는데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생일 파티를) 받아들일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백은종 조선의열단 대표도 "사람이나 국가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일본은 잘못에 대한 사죄나 반성이 없다. 남북의 평화를 간섭하는 발언까지 하고 있다""그런 일본이 한국 중심에서 생일잔치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한국인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현 외교부 1차관이 참석했다. 조 차관은 시위대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호텔로 들어섰다.

일본은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1223)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일본은 매년 12월 각국 재외공관 주최로 '내셔널 데이 리셉션'을 열고 주재국 정·재계 인사들을 초청해 왔다. 한국 정부 대표로는 그동안 외교부 1차관이 참석해 왔던 만큼 올해 리셉션도 관례에 따라 조 차관이 참석했다.

시위대가 항의하는 동안에도 생일 리셉션을 여는 호텔에는 참여 인원들이 차례로 입장했다.

이날 리셉션에 참여한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 국장은 기자들을 만나 "차관들이 오는 것은 관례다. 이번 천황은 올해면 끝이고 내년이면 바뀌지 않겠나. 어려운 상황일수록 확고하게 나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차관님이 축사를 하신 건 오랜만이다. 일본의 요청이 있었다""개인적으로는 이런 때 교류의 중요성을 느낀다. 일본이 좀 더 나아지지 않았나 싶다. 이해를 구하고 함께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정식 활빈단 대표는 이에 대해 "일단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외교적인 부분이 있다고 본다. 차관마저 가지 않으면 한일 관계가 더 냉랭해질 것"이라며 "단 가서 '덴노 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만세)' 등의 말을 한다면 그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대는 오후 5시경 모여 한 시간 가량 집회를 진행한 후 오후 6시경 흩어졌다.

아키히토 일왕은 2019430일 퇴위를 앞두고 있어 올해 생일은 일왕으로서 맞는 마지막 생일이 된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