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매장이라도 품질 우수하면 손님 찾아온다”

상권·입지, 마케팅, 경쟁업체 수 등 외식업의 성공 요인을 들자면 무수히 많은 것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품력이다. 아무리 마케팅에 돈을 쏟아 붓고 번화가에 입점해도 맛이 없다면 공중누각에 불과하다. 외진 곳에 있어도 품질만 우수하면 손님은 알아서 찾아온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뚜띠쿠치나는 가맹점을 연 지 7년이 지나도 매출이 상승세를 보인다. 비결은 지속적인 상품 투자에 있다. 뛰어난 맛은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 뚜띠쿠치나는 품질을 좌우할 핵심 재료는 본사에서 물류 공급을 책임진다.

피자의 기본인 소스는 자연의 맛을 내기 위해 100% 토마토 원액을 쓴다. 또한, A등급 신선한 모짜렐라 치즈만 사용한다. 가맹점이 증가하며 구매력이 커지면 품질에 재투자하고 있다. 가격은 유지한 채 매년 보다 나은 재료로 향상시킨다. 상품력에 집중하니 시간이 흐를수록 맛이 좋아진다. 아채는 본사에서 매뉴얼을 토대로 가맹점 주변 농수산시장에서 직거래로 구입한다.


메뉴 개발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매해 한 번씩 메뉴를 분석·정리해 리뉴얼한다.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하반기에는 해외를 돌아다니며 아이디어를 모은다. 분기마다 계절이벤트를 통해 고객 반응이 좋으면 다음해 신 메뉴에 반영한다. 홍합 스튜의 경우 가을 제철음식으로 선보였다 인기를 얻어 정식 메뉴가 됐다. 인기 상품은 계속 품질을 높여주고 유행에 맞는 신메뉴가 들어오니 매장에 생동감이 넘친다.

뚜띠쿠치나 공덕점의 경우 공덕역 4번 출구 외진 곳에 위치했지만 지역 맛집으로 유명하다. 평일 점심시간엔 직장인, 주말에는 연인이 많이 찾는다. 밤이 되면 퇴근길 가볍게 맥주 한잔 하려는 고객 비중이 높다. 고르곤졸라피자, 시저샐러드를 맥주, 와인과 함께 즐기는 세트메뉴가 인기다.

“재밌는 경험 원해”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안에 재미있는 경험을 하길 원한다. 매장 자체를 문화공간으로 탄생시킨 푸드테인먼트가 최근 들어 주목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쿠오카함바그는 맛있는 요리에 즐거움을 더했다.

후쿠오카함바그는 전유빈 대표가 대기업에 사직서를 던지고 청춘을 들여 자취방에서 완성한 토종함바그다. 일본에서 먹어본 맛에 매료돼 직접 함바그 개발에 나섰다가 지금은 어엿한 한 기업의 대표가 됐다.

후쿠오카 함바그는 고객이 직접 함바그를 개인용 돌판에 구워먹는다. 고기 반죽을 취향에 따라 원하는 정도로 익혀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표 메뉴는 에그치즈 함바그와 알찬 비빔밥이다. 특히 에그치즈 함바그는 전체 함바그 매출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맛에 대한 평가가 좋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2년 전 출시한 리코타치즈샐러드 판매 역시 급증하고 있다.

어느 상권에나 잘 어울리는 점도 후쿠오카함바그의 매력 중 하나다. 특별한 외식메뉴란 이미지를 주어 대형몰, 놀이공원에서 고매출을 올린다. 롯데월드몰점은 17평(56㎡)의 작은 매장에서 한 달 1억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강남점의 경우 점심에는 직장인이 몰리고 저녁에는 데이트 고객이 찾는다.

‘착한소비’가 대세다.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환경오염이 적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을 선호한다. 소비를 통해 사회적, 정치적 신념을 보이는 미닝아웃 현상, 동물복지를 위한 크루얼티 프리 운동이 대표적이다. 자담치킨은 다른 기업보다 먼저 브랜드에 동물 복지 개념을 더해 상품의 가치를 높였다.

자담치킨은 업계 최초로 무항생제,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치킨브랜드이다. 2011년부터 무항생제 닭고기만을 사용해왔다. 공장식 사육과 달리 기준이 엄격해 개체수가 적다. 가격이 타 브랜드에 비해 높은 편이나 소비 형태가 가치 중심으로 바뀌며 주목을 받고 있다.

가치만큼 맛 또한 뛰어나다. 산야초 효소와 천일염으로 만든 친환경 염지제를 사용한다. 햄프씨드, 아몬드 등 각종 견과류 들어간 파우더로 건강까지 고려했다. 또한 치킨 무에 사카린, 빙초산 등을 사용하지 않아 착한 가게로 선정된 바 있다. 치킨에 동물복지라는 가치를 더한 상품력으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맛에 가치를 더하라

채선당의 행복가마솥밥은 가성비로는 단연 으뜸이다. 5000원대의 가격으로 따뜻한 가마솥밥과 찌개, 덮밥, 볶음 등 한식요리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편의점 도시락 가격으로 먹을 수 없는 따뜻한 온기가 행복가마솥밥에는 담겨 있다. 또한, 무말랭이, 연두부, 콩자반, 깍두기 등 4가지 반찬과 매일 아침 들여오는 3가지 쌈 채소를 무료로 제공한다.

가마솥밥은 채선당이 자체 개발한 가마솥에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시작된다. 국내산 쌀을 정수한 물로 밥을 지어 윤기가 흐른다. 밥을 다 먹고 나면 각 테이블마다 둥글레차가 준비돼 있어 누룽지로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호텔 출신 요리사로 구성된 R&D 중앙연구소에서 3개월에 한 번씩 8~12종의 신 메뉴와 계절특선 요리를 출시해 상품력을 유지하고 있다.

가성비 있는 한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어 점심시간 직장인을 물론 젊은 대학생 방문률이 높다. 혼밥족이 주 고객이기 때문에 테이블 회전율이 좋다.

과포화 상태에 이른 외식업 시장, 내수경기 침체,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등 자영업을 하기에 좋지 않은 상황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은 계속 생겨나고 있다. 업체에서 보여주는 높은 매출에 현혹돼 계약을 하면 망하기 십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음식점의 기본은 맛이다. 사업 아이템을 선택할 때 상품력에서 충분한 경쟁 요소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성공적인 창업에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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