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자유한국당 내 친박 비박 간 갈등이 최고조를 이루고 있다. 단초는 한국당 내 조강특위의 영남 중진 물갈이론과 원내대표 선거, 나아가 내년 2월 예정된 전당대회다. 친박계는 김병준 비대위에서 인적 청산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마당에 원내사령탑뿐만 아니라 당권마저 빼앗길 경우 내후년 있을 총선에서 친박계 대학살이 이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예 그 전에 집단 탈당을 해 ‘TK 신당이든 박근혜 신당을 만들자는 복안이다. 2008년 대선 직후 생긴 친박 연대가 18대 총선에서 선전한 경험도 한몫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 뉴시스

- 2019416일박근혜 구속만기최대 분수령
- 친박 홍문종 포문, 인적 쇄신·당권 두고 신경전

한국당이 다시 한 번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인해 출렁거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친박, 비박, 탄핵 찬성파, 탄핵 반대파로 나뉘어 사분오열된 상황이다. 결국 친박 진영에서 들고 나온 것이 ‘TK신당이자 친박 신당카드다.

TK신당론에 불을 지핀 것은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이다. 홍 의원은 3개 라디오방송에 연달아 출연해 ‘TK 신당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홍 의원은 인터뷰를 통해 친박 신당론에 실체가 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홍 의원은 이미 그 (친박)신당의 실체가 () 바깥에 있다그런 사람들은 어떻게든지 당 안으로 끌어들여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태극기 세력과 조원진 의원이 이끄는 대한애국당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당내 비박계나 바른미래당에 머물고 있는 탈당파 의원들을 비난했다. 최소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또한 그는 지금 당 밖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뭘 잘못했느냐. 탄핵 자체가 부당하다고 말하는 분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정치 9으로 알려진 박지원 의원도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비박당과 친박당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다, 두고 보라. 친박당 생긴다인적 청산을 하면 친박이 나갈 거 아닌가. 그러면 바른미래당에 있는 몇 분들은 비박당으로 갈 거다라며 친박 신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박 의원은 친박 신당 출범 시기를 2월 한국당 전당대회를 마친 뒤, 박 전 대통령 구속만기일인 내년 4월쯤으로 예상했다.

친박계 일부가 주장하는 친박 신당설은 당내 상황과 무관치 않다. 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하는 인적 쇄신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영남 중진의 친박 성향이 살생부에 올랐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게다가 당대표 선출할 전당대회가 다가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의 정치적 불이익을 사전에 차단하고, 퇴출 대상에 오를 경우 이후 행보를 위한 명분 축적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마디로 전대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자 비박계 당 대표를 막으려는 전략적 차원의 주장이란 시각이다.

특히 차기 당대표는 2020년 차기 총선의 공천 방향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여기에 당 밖의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탈당파와의 통합 주장이 나오자 이를 막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여차하면 친박계가 당 밖으로 나가 독자 세력화할 수 있다는 압박인 동시에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실제로 친박계는 18대 총선에서 박근혜 마케팅을 통해 원내 교섭단체 이상 의석수를 가져간 경험이 있다. 사실상 친박 신당 원조 격으로 200818대 대선 당시 출범한 친박 연대가 모델인 셈이다. 총선 결과 친박연대18대 총선에서 14(지역구 6, 비례대표 8)을 차지했다. 역시 박 전 대통령을 내건 친박 무소속연대도 12석을 차지했다.

또한 내년 416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만기라는 점에서 친박신당 출현 가능성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존재만으로도 국회의원을 당선시킬 힘이 생긴다. 제가 볼 때 원내 교섭단체(20)가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 박 전 대통령이 내년 4월 조기석방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가능성 제로라고 말한다. 박 전 대통령이 불법 공천개입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지난달 징역 2년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국정농단 사건 선고가 내년 4월 중순 구속기간 만료 이전에 나오지 않는다 해도 이미 확정된 2년의 실형이 집행되기 때문에 석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친박 신당 출현 가능성 높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 김대진 대표는 한국당의 구성원 간 갈등은 MB계와 친박계로 구분된 2006년부터 그 깊이가 뿌리까지 퍼져 있고, 더 나아가 친박에서도 정도의 차이까지 보이고 있어 당내 봉합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무소속으로 있는 서청원 의원의 외부 활동과 맞물려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친박 후보가 당권을 잡지 못할 경우 대한애국당을 포함한 친박 30여 명이 탈당해 강력한 친박당을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 대표는 신당 파괴력에 대해서도 지난 탄핵시절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만족도가 5%란 것은 절대적 지지자가 5%라는 점에서 그 확장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충성도가 강한 집단으로서 TK라는 특수성과 SNS여론전에서는 파괴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현재로선 비박 지도부의 인적청산에 대한 견제성으로 보인다원내대표 선거 결과와 TK 현역 교체폭에 따라 신당이 구체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당 한 관계자 역시 TK신당 출현 관련해 “1차로 조강특위 결과와 2차 전당대회에서 친박이 몰락 시 탈당 후 친박당을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