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가 프랑스의 EU탈퇴를 의미하는 '프렉시트(FREXIT)' 팻말을 들고 샹젤리제를 행진하며 시위하고 있다. [뉴시스]
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가 프랑스의 EU탈퇴를 의미하는 '프렉시트(FREXIT)' 팻말을 들고 샹젤리제를 행진하며 시위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프랑스에서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노란 조끼'(Gilets Jaunes) 운동을 계기로 시작한 대규모 시위가 8일 파리에서 4주째 이어졌다.

AFP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른 아침에 파리 중심가 샹젤리제에 모인 노란조끼 시위대는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최루탄까지 발사됐다.

경찰은 시위대가 폭도화하는 것을 미연에 막기 위해 전국에 경찰 9만명을 투입 배치하며 경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

또한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을 우려해 에펄탑과 루브르 박물관, 백화점, 쇼핑가 등 관광 명소와 공공시설을 임시로 폐쇄했다.

아울러 경찰은 노란조끼 시위가 개시되기 전에 예비 검색을 통해 파리에서만 278명의 신병을 구금했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 주변은 안전 확보를 위해 봉쇄 조치하고 거주자 이외에는 출입을 금지했다. 그래도 시위대는 장갑차와 트럭, 진압경찰을 뚫고 엘리제궁 쪽으로 진입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파리 중심가 일대 곳곳에서는 진압경찰과 시위대 간 난투극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지난주만큼 살벌하지는 않다.

앞서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전날 밤 노란조끼 운동의 대표를 만났다. 운동 측은 "이번 일은 긴급사태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우리가 제기한 불만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대통령과 직접 면담을 요구했다.

매주 토요일에 펼쳐지는 시위는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지난 1일 시위 때는 전국에서 경찰관 등을 비롯해 260명 이상이 다치고 680명 넘게 체포됐다.

사태를 심각하게 보는 프랑스 정부는 내년 유류세 인상을 포기했다. 하지만 대학 등록금 인상 등에 반대하는 고교생과 대학생 등도 노란조끼 운동에 합류함에 따라 시위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7일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는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래 최저인 23%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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