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자필 유서 [뉴시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자필 유서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유명을 달리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변호인이었던 석동현(58) 변호사가 지난 8일 빈소를 찾아 검찰 수사를 꼬집었다.

석 변호사는 이날 오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이 전 사령관 빈소를 방문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강압수사 논란 관련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것은 검찰에서 이 사태에 대해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조사해야 할 대목이고 생각한다"며 "검찰은 자신들이 보고자 하는 것에 너무 성급했고 집착을 하는 경향이 있다. 수사 초기였기 때문에 실제 수사 내용을 일일이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검찰이 성급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석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2011년 부산지검장, 2012년 서울동부지검장을 맡은 바 있다. 현재는 법부법인 대호의 대표 변호사이면서 자유한국당 부산광역시당 해운대갑 당협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 전 사령관 사건을 맡아 지난 3일 구속영장 기각 판정을 이끈 장본인이다.

계속해서 석 변호사는 "이번 일은 지나치게 오래 계속되고 있는 소위 (적폐 청산) 광풍이 평생 군인이었던 사람을 비극적인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적폐 청산이라고 한다면 폐단과 제도, 관행을 고쳐야 하는데 지금 2년 가까이 사람을 청산하고, 세력을 청산하고 있다"며 "검찰에서는 나름대로 본분을 다했겠지만 참 아쉽고 지나쳤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은 좀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서 "(적폐 청산이)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형식이 된다면 이런 일은 또 생길 수도 있다. 그게 우리를 먹먹하게 한다"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이 전 사령관에 대해 "참군인이었고, 자상한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날 부인과 함께 기거하게 될 집을 구하러 다녔다"며 "구속되기 전에 아내가 혼자서 집을 구하는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게 돼 참 다행이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 전 사령관이 자신이 수사 받게 된 상황에 대해서 한 번도 분노와 원망을 표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석 변호사는 "고인은 정말 어른스러웠고 신사다웠다"면서 "검찰의 이런 수사, 또 자신의 하급자였던 간부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때에도 그 점을 안타까워했을 뿐 한 번도 분노와 원망을 드러내진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영장심사를 담당해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검찰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군검찰 및 재판부에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밝혔다.

석 변호사는 이 전 사령관이 군 특별수사단이 내놓은 수사 결과를 모두 부인한 것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4년 전 일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고, 한 기관의 최고 책임자로서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보고와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면 다 인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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