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친박계나경원 의원과 비박계김학용 의원 간 세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조짐이다. 항간에 불거진 친박 신당설이 어떤 변수로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11일로 예정된 이번 선거는 다수 의원들이 출사표를 던져 계파별 표가 분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나 의원과 김 의원만이 후보로 등록하면서 양 진영 측 주자가 정리된 분위기다.

아무래도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2020년 공천권을 쥐게 될 차기 당대표 선거에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때문에 전초전 격인 원내대표 선거에서부터 친박, 비박진영이 모두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친박신당 창당설이 변수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흩어졌던 친박들이 다시 뭉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이런 점을 감안해 결속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비박 진영도 힘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는 경계 심리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 신당설은 박근혜 전 대통령 내년 10월 사면설이 돌면서 시작됐다. 거기에 김병준 비대위가 10여명의 현역 당협위원장을 교체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내후년 총선에서 공천 배제를 염려한 친박계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주목 받았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당시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교안 전 총리가 보수층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창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친박 신당설은 김병준 비대위와 비박계에 위기감을 느낀 친박계 의원들의 존재감 과시경고하기라는 관측이 있다. 친박 신당설 자체만으로도 세결집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친박 지지를 받고 있는 나경원-정용기 후보에게는 결코 불리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비박계 김학용-김종석 후보에게 오히려 반사 이익이 돌아올 것이란 관측도 만만찮다. 친박신당설로 인해 비박진영의 김 후보 지지세가 더 견고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박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복당파에다 그 외 친이(친이명박)와 친홍(친홍준표) 등 결이 다른 사람들로 구성돼있다. 친박 의원들이 신당설을 언급할 수록 비박계가 결집하게 되고, 따라서 김학용-김종석 후보가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전통적으로 강했던 친박의 결속력이 위력을 발휘하느냐, 아니면 친박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비박의 결집이 표로 연결되느냐가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그중의 한 키(key)가 정체 모를 친박 신당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정치권에서 친박 신당설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은 크지 않다. 이를 추진하려는 구체적 실체도 잘 보이지 않는데다, 당의 구심점이 될 유력 대권주자가 과연 친박 신당 간판으로 나서겠느냐 하는 의문에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연일 회자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코앞에 닥친 원내대표 선거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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