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속 고용·성장률 회복이 관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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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10일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임명장 수여식을 열고 경제사령탑으로 공식 임명했다. 지난달 9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부총리로 내정한 지 한 달만의 일이다.

홍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핵심 과제를 매듭짓겠다는 각오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과감한 결단과 실천이 필요할 때는 망설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제 ‘내정자’ 꼬리표를 뗐지만, 앞으로 직면하게 될 난제는 더욱 만만치 않다.

  “핵심과제, 내년 상반기 매듭…결단 필요할 때 망설이지 않을 것”
  규제개혁ㆍ재정투입 측면에서 효과 제대로 살펴야 조언 이어져

우선 2기 경제팀은 '가시적 성과 창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악화일로인 주요 경제지표의 반등, 위축된 기업 심리 완화가 최우선 과제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 52시간 근무제 부작용 완화도 늦출 수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달 9일 청와대의 내정 사실 발표 후 기자간담회에서 “민생경제 회복에 전력투구 하겠다”며 “현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경제활력대책회의'로 명칭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인사청문회에서는 4개 우선순위 정책을 꼽으며 첫 번째로 '전방위적 경제 활력 제고'를 들었다. 이는 최근 주요 경제지표 악화를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복잡한 경제실타래 언제쯤 푸나

앞서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국내 경기는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둔화라는 표현이 들어간 건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 달엔 표현수위가 '다소 둔화'에서 '점진적으로 둔화'로 수위가 더 높아졌다.

이 보고서에서 한국개발연구원은 우리 경제 성장률이 내년에 2.5%에 그칠 것이라는 국내 경제 전문가들의 4분기 설문조사결과를 내놨는데, 2.8%였던 3분기 조사보다 0.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한 수치인 '경제고통지수'도 악화되고 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경제고통지수가 5.5로 나왔는데, 이는 10월 기준으로는 지난 2011년 6.5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지속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정부 3대 경제정책인 혁신성장·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를 포괄해 지향점을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로 제시했다. 다만 소득주도성장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장 기대보다 속도가 빨랐던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2019년 최저임금은 이미 결정된 만큼 2020년 최저임금부터 '인상 속도 조절'에 들어간다는 의지다. 인상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지 않도록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편한다. 시장수용성, 지불여력, 경제파급영향 등을 고려한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주 52시간 근무제 관련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아울러 재계의 기 살리는 정책에 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홍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우리 기업의 활력이 떨어지고 투자 의욕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현장과 직접 소통하며 목소리를 듣고 기업의 투자 애로가 뭔지, 그 해결책이 어디 있는지 방법을 찾는 데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2기 경제팀은 또한 470조원에 육박하는 내년도 예산을 장전하고, 내년 상반기에 전체 세출 예산의 70%를 쏟아붓는 등 예산 조기집행에 나설 참이다.

그러나 카풀 등 혁신성장의 속도를 높여줄 서비스에서 사회적 갈등의 불씨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며, 갓 출범한 홍남기호 경제팀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당장 ▲경제성장률 하락 ▲고용절벽 ▲분배 불균형 ▲규제개혁 등 각종 현안마다 빨간불이 켜진 만큼, 과제 해결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경제팀 비공식협의체 가동"   

경제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규제개혁을 하려면 규제 전반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명무실해진 규제개혁위원회 역할을 바로 잡은 후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개혁위원회에 관심을 더 쏟아야 한다는 제언이다.

규제 관련해서 부처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고 홍남기 부총리 손에서 조정할 수 없는 사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대통령이 규제개혁위원회를 통해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규제개혁 답을 쉽게 내려고 하면 어려워진다"며 "단기 과제로는 피규제자(시장 신규 진입자) 의견을 수렴하고 계속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소 격주로 현안을 보고하고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는 주례 회동, 경제부처 장관들과는 비정기적 모임을 갖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공식 모임이 박근혜 정부 때 있었던 이른바 '서별관회의'와 비슷하다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그런 이름을 붙이지 않을 것이며 더 생각해서 김수현 정책실장과 함께 이름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홍 부총리가 이끄는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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