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자유한국당 새로운 원내 사령탑으로 나경원 의원이 됐다. 3수 끝에 보수 정당의 첫 여성 원내 대표가 탄생했다. 나 신임 원내대표는 경선을 전후로 ‘반문(재인) 연대’를 주창했다. 보수 대통합을 위한 반문 연대 구상은 결국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를 함으로써 탄력을 받게됐다. 향후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고 보수대통합을 위해 더욱 반문연대를 강조할 예정이다. 대여 전투력을 강조한 구호이자 정치적 ‘반사이익’을 노린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언제까지 반문연대 구호가 나 의원을 지켜줄 지는 미지수다. 나 의원과 반문연대의 정치적 상관성을 따져봤다.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뉴시스]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뉴시스]

- “입법부내 반문연대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만들어야”
- ‘보수통합’, ‘계파 청산’ 그리고 ‘차기대권’까지 포석

12월 11일 한국당 새 원내사령탑에 4선의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이 선출됐다. 3수 끝에 보수정당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재선 정용기(대전 대덕구)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선택한 나 원내대표는 비박계 김학용·김종석 의원에 압승을 거뒀다.

나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당안팎에서는 ‘반문재인 연대’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대표가 부재한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선명한 대여 투쟁력을 증명하는 동시에 보수 진영 최대 과제로 남아있는 ‘대통합’을 이끌기 위한 명분으로 반문 연대가 적합하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제 정말 저희가 하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폭주, 여러분들 아마 무서우실 거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같이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 비박 갈등 ‘봉합’ 보수 대통합 숙제로 남아

나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부터 반문 연대 구상을 드러낸 셈이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뿐만 아니라 ‘박근혜 신당 창당설’로 갈라진 친박·비박(비박근혜)계를 아우르는 전략인 셈이다. 나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반문연대 카드로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재차 격돌할 친박 비박 갈등으로 인한 ‘보수 몰락’을 사전에 차단하고 당내 의원들의 전투력을 한껏 끌어올려야 한다. 보수 대통합과 전투력을 높이기위한 내부결집용이라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비박’이지만 ‘중립’을 표방한 나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전부터 당내에서 ‘반문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의원은 지난 11월9일 “박근혜가 한평생 감옥 있을 정도로 잘못했나”라며 반문연대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친박계 윤상현 의원 주최로 열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한민국 바로 살리기 국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지금 형사재판중이나 거기에 공감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나 원내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이 통째로 넘어가고 있다”며 “김정은 찬양 집회가 버젓이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남북대화와 김정은 찬양은 다른 일”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수사하라'는 얘기도 없다. 대한민국 모든 권력이 한마디로 좌파에 넘어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로지 남은 것은 다수당 자유한국당과 소수 보수세력만 있다"며 "입법부 내에서 반문연대 만들어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러닝메이트로 친박계 정용기 정책위의장 후보를 내세운 자리에서도 “자유한국당에서 각장 중요한 것은 통합과 변화”라며 “우리 두 사람의 조합 자체가 당 통합의 시작이다. 당 통합을 넘어 보수 통합, 반문(재인) 연대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정책위의장 관련해서도 “문재인 정권이 바늘로 찔리는 아픔을 느끼게 날카롭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지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공약중 하나로 야당 탄압저지 및 21대 국회 재입성을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 마련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정책 이슈별 정책 저항운동을 벌이려고 한다"며 "계파의 벽을 무너뜨리고 우파통합, 반문(반문재인) 연대까지 정책을 통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문 연대를 바탕으로 나 원내대표는 보수대통합에 군불을 지폈다. 나 의원은 “바른미래당과 당대당 통합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일방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의원부터 할 수 있다. 우리당 가치에 함께하는 분들이 있다면 모든 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을 이야기하지만, 먼저 한국당이 정통 보수정당으로 자리를 잡고 정상적인 모습을 갖춘다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보수통합의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며 “당내 통합부터 시작해 보수통합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보수통합의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했다.

‘대중적 인지도’ 바탕으로 친박 아울러 당선

한편 나 원내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첫 여성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나 원내대표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여성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1963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법대 82학번이다. 24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사로 활동하다가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었고 18대 서울 중구, 19(보궐)~20대 동작을에서 당선되며 내리 4선을 했다. 18대 국회에서는 당 대변인과 이명박 대선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대중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같은 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도 출마,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승승장구하던 나 원내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다가 박원순 시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19대 보궐선거에서 당시 야권 단일후보였던 고 노회찬 의원을 이기고 국회에 돌아오며 오히려 정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정계 입문 후 쭉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유독 원내 대표 경선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6년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친박계 정진석 의원에게 26표 차이로 졌다. 같은 해 12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역시 친박계 정우택 의원에게 7표 차이로 졌다. 두 차례 모두 계파의 한계에 부딪혔지만 이번엔 달랐다. 친박계를 아우르며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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