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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도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두 지사는 당 화합을 이유로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자진 탈당혹은 출당요구에 지속해서 시달려 왔기 때문에 기소 직후 이 같은 결정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기소된 지 약 4개월 만인 다소 생뚱맞은(?) 시기에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혀 의구심이 증폭된다. 이제 와서 김 지사가 백의종군을 천명한 진의(眞意)는 무엇일까.

지난 1212일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께서 평당원으로 돌아가 백의종군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당의 단합을 위한 충정이라고 생각한다저 역시 당을 위해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당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평당원으로서 성실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정부와 당이 상당히 어렵다. 민생경제를 살리고 촛불혁명이 부여한 국가혁신의 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일은 반드시 해내야 할 일이라며 가는 길이 어려울 때 일수록 우리는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결정은 이 지사가 검찰 기소결정 이후 평당원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데 이은 것이다. 두 지사가 내려놓은 권한은 당 중앙위원과 당무위원 직위다. 또 평당원으로서의 당직 선거권과 피선거권도 포함된다.

다만 김 지사의 경우 일명 드루킹일당과 공모해 인터넷 댓글을 조작했다는 혐의(업무방해 등)로 이미 지난 8월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후 약 4개월 만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 의구심이 증폭된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기소 시점에 맞춰 백의종군을 천명한 상황에서 이미 기소된 김 지사가 눈치를 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 지사가 당직을 내려놓은 것이 지도부와 긴밀 협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임을 감안하면, ‘형평성측면에서 김 지사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김 지사가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대권 교두보를 사수했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가 ‘20년 집권플랜을 내세운 상황에서 차기 대권 주자가 다양할수록 여당에는 이롭다는 해석이다.

야당 일부에서는 이들의 결정을 꼼수라고 지탄하며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데 대해 한목소리로 지사직 사퇴가 백의종군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이 아닌 촌평이라는 이름으로 당의 입장문을 내 벼슬을 내려놓는 것이 백의종군이라며 백의종군이란 말은 아무때나 쓰는 말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수석대변인은 도지사직을 붙들고 백의종군한다는 말은 맞지 않다이재명, 김경수 지사는 백의종군을 말할 양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당연직 몇 자리 내려놓고 당분간 당원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정도를 백의종군이라니, 지나친 침소봉대라며 속내를 들여다보면 징계를 피해보려는 목적의 잔꾀,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잔재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짜 백의종군을 원하는가. 당직 내려놓고 백의종군이 아니라, 도 지사직 내려놓고 백번 사죄가 답이라며 정부·여당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힌 두 지사는 한가한 말장난이나 할 시간에 자신들이 연루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성실히 응해 진실을 규명하는데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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