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다” “지적이다” 
“날카롭다” “대범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21회가 14일 공개됐다. 이날 방송은 최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뽑힌 나경원 의원과 꾸준히 서울 답방설이 돌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관한 토론이 오갔다.

지난 13일 서울 퇴계로에 위치한 일요서울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주간 박종진’ 21회에는 진행자 박종진과 김갑수 문화평론가, 이봉규 시사평론가가 출연했다. 보수, 진보를 아우르는 세 명의 출연자는 ‘주간 박종진’의 인기를 드높이는 주체다.

 

친박계 지지 받아 당선

정치인생 2막 시작

 

지난 11일 계파 간 세 대결 양상을 띠면서 박빙의 승부가 점쳐졌던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친박계 지지를 받은 나경원 의원이 전체 103표 중 68표를 얻어 비박진영의 대표주자로 나서 35표를 얻은 김학용 의원에게 무려 33표 차로 크게 이겼다.

통합을 주창했던 나 원내대표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이번 선거의 시사점은 적지 않다. 일단 나 원내대표를 물밑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친박계 의원들의 결속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점이다.

지난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계가 힘 한 번 못 써보고 김성태 후보에게 압도당했다면, 이번에는 나 의원 중심으로 단단히 뭉친 것이다. 그만큼 친박계가 복당파 중심의 비박진영이 공공연히 언급한 ‘물갈이’ 방침에 대한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 의원이 얻은 표는 비단 친박계만 던진 것이 아니다. 김학용 의원에게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이겼기 때문에 비박진영에서도 적지 않은 의원들이 나 의원에게 기표한 것이 된다. 이는 특정 계파를 겨냥한 인적 쇄신과 이에 따른 계파 간 대립구도의 지속, 보수 분열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나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줄곧 통합을 강조한 것이 친박계를 비롯해 중도 성향의 비박계 잔류파들의 표심을 끌어오는 데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나 의원은 지난 2일 출마를 공식화하며 “친박과 비박은 금기어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한평생 감옥에 있을 정도로 잘못을 했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 역시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용기 의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친박계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비록 나 의원이 ‘태생적 친박’은 아니지만 선거 때부터 줄곧 통합을 강조했고, 당선 첫 일성으로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친박과 비박의 계파 간 반목을 줄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반면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긴 뒤 당대표까지 거머쥐고 당을 보다 더 속도감 있게 재편하려던 비박진영의 구상은 차질을 빚게 됐다. 

향후 나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 간 화합을 넘어 바른미래당까지 아우르는 본격적인 보수 통합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통합 부분에 있어서 늘 우리 당의 문을 활짝 열어야 된다”라고 말했다. 

 

 

박종진

“준비된 원내대표다”

 

신임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한 ‘주간 박종진’ 출연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먼저 박종진은 “평소에 준비된 원내대표였다”며 “굉장히 잘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김갑수 평론가는 “여성 정치가를 떠나서 정치인의 모습 같지 않다”며 “조용하고 지적이고 심지어는 내성 적일 것 같은 이미지다. 넉살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 그런데 4선에 원내대표가 됐다”라고 박하게 평했다.

하지만 이봉규 평론가는 “나경원 원내대표는 상당히 정치인 같다”며 “대범하다”라고 말했다.

박종진은 나 원내대표에 대해 ‘준비된 원내대표’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본 나경원 원내대표는 굉장히 날카롭다. 할 말 다 한다. 포용력도 많고. 사람도 많이 안다”라면서 “소신이  굉장히 강한 여자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봉규 평론가는 나 원내대표와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과거 이 평론가가 방송에서 ‘우리나라 5대 미녀 정치인’을 뽑은 적이 있는데 나 원내대표를 2위로 선정했다고. 당시 1위는 조윤선 전 장관이었다. 

이 평론가는 방송이 나간 이후 지인을 통해 나 원내대표 측에서 ‘기분 나빠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 이후 한 행사장에서 이 평론가가 나 원내대표를 만날 일이 있었는데 항의할 줄 알았는데 먼저 다가와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갑수 평론가는 나 원내대표를 향한 의원들의 평가를 전했다. 김 평론가는 “의원들이 얄밉다고 한다. 주는 거 없이 얄밉다”라고 한다며 “같이 흙이 묻고 뭉개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라는 평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평론가는 “정치나 인생살이에 공식은 없다. 나경원 원내내표 같은 경우 갖고 있는 것이 비해 불이익이 많았다. 당구공처럼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고”라며 과거 당내 계파 갈등 속에서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운명

李 “보수 입장에서 잘됐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선택한 자유한국당의 운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아직 혁신과 함께 보수대통합이라는 커다란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봉규 평론가는 “(나경원 원내대표 당선이) 보수 입장에서 잘됐다고 본다. 친박, 비박, 복당파와 탈당파 등(으로 너무 많이 나뉘었다)”라면서 “정우택의 승리다. 나경원 원내대표 개인기만으로는 그렇게 많은 표가 나올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범자유한국당이 잘하면 될 수 있겠다. 지금까지는 물과 기름이었다. 잘 안 맞았다. (하지만) 나경원 원내대표가 양쪽 다 친하다. 김무성계도 다 아우를 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평론가는 나 원내대표를 향해 “물과 기름을 섞는 촉매제 역할을 하자. 자유한국당을 좋은 분위기로 만들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김갑수 평론가는 “김무성계로 대변되는 복당파가 이번에 아주 주저앉았다. 비박 복당파들이 이번에는 전면에서 배제될 거다. 자유한국당이 원래 돌아갈 모습이 그려진 거다”라고 평했다.

하지만 김 평론가는 나경원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자유한국당이 온건한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김 평론가는 홍준표 전 대표, 김병준 비대위원장 등을 거론하며 “섬세한 여성의 리더십으로 오빠들을 살필 수 있지 않느냐”라며 자유한국당의 부활을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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